“내가 좋아하는 살인 준비해야” 범인 사전모의 암시 쪽지 남겨
크리스마스 이브에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 살해 사건의 범인이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던 쪽지가 발견됐다.
25일 CNN은 24일 뉴욕주 웹스터에서 집에 불을 지르고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총을 쏴 2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윌리엄 스펭글러(62)가 ‘불을 질러 얼마나 많은 이웃집들이 불타는지 확인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인 살인을 하려면 준비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쪽지를 썼다고 보도했다.
뉴욕주 경찰에 따르면 스펭글러는 지난 10월 숨진 그의 어머니가 몇 년 전 재산을 미 소방협회에 기부한 것에 불만을 품었으며, 이것이 이번 사건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또한 경찰은 불에 탄 집에서 여성 시신 한구를 추가로 발견해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신은 스펭글러와 같은 집에 거주하고 있던 다섯 살 위 누나 셰릴 스펭글러로 추정되고 있다. 스펭글러 남매의 사이는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펭글러는 지난 1980년에는 할머니를 망치로 때려 살해해 17년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사건 발생 당시 스펭글러는 집에 불을 지른 뒤 스스로 911에 신고하고, 출동한 소방관들을 조준 사격했다. 2명의 소방관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다른 2명의 소방관은 부상을 당했다.
현장 근처에 있던 경찰들이 출동해 스펭글러와 총격전을 벌이던 도중 그는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제럴드 피커링 웹스터 경찰서장은 “경찰관이 현장에 없었더라면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을 것”이라면서 “현장은 혼돈 그 자체였다”고 밝혔다.
총기 소유 허가증이 없는 스펭글러는 권총, 엽총과 군대용 소총 등을 갖고 있었으며, 그가 어떤 경로로 총을 획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중 그가 범행에 사용한 부시마스터 반자동 소총은 지난 코네티컷주 초등학교 총기 난사 참사 때 범인이 사용한 것과 같은 종류다. 한편 크리스마스인 이날 웹스터에서는 숨진 소방관들에 대한 추모식이 열렸다.
문화일보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