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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촌을 다녀오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3.02.25일 10:38
 오늘도 나는 윤동주생가를 다녀왔다. 2013년 계사년 두번째 행차다.오늘은 홀로 아닌 윤동주연구회부회장들과 함께 갔다.점심은 명동촌에서 식사를 하겠다고 미리 예약해 놓은지라,9시반에 떠났다. 두대의 차로 나누어타고 오며가며를 하나라도 빠질세라 부지런히 사진을 찍었다.사이트를 개통하면서 사진이 많이 필요해서 갈때마다 찍으나 돌아와서 골라 보면 쓸만한 사진은 몇장되지 않고 오히려 빠드린 부분들이 수두룩 하여 매번 갈때마다 보충하느라 여념이 없다.

  작년 일년에만 거의 150차 넘게 명동촌을 다녀온것 같다.그동안 찍은 사진만 해도 엄청난 분량이다.허나 큰눈에 쌓인 유적지들의 사진은 지금까지도 꽝, 얻고자 내내 기다렸으나 얄미운 눈은 나를 조롱이나 하듯 좀처럼 나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있다.눈이 내릴때마다 명동촌 송서기한테 전화해서 좋은 사진을 부탁한다고 해도 번번히 명동촌에는 별로 눈이 내리지 않는다고 하니 실망만 가득했다 . 설상가상 그나마 내린 눈들은 강한 골짜기 바람에 날아버렸는지 군데군데 있을뿐 겨울이라기는 초라할 지경이다.대한도 지났으니 조바심은 커져만 간다.허나 하나를 잃으면 또 다른 하나를 얻는다고 대신 도로에는 눈이없어 웬만한 차들도 전속력으로 마음껏 달릴수가 있어 상쾌했다.

독립투사들의 기개를 닮은듯 우뚝 솟은 선바위며,윤동주가 어렸을적에 동생들을 데리고 꽁꽁 얼어붙은 강가에 나아와 송몽규(宋夢奎)편과 팽이를 돌리기도 하고 썰매시합을 벌리기도 하였을 륙도하(六道河)며,아리랑제작자 라운규(羅云奎)를 비롯한 수많은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한 명동학교며를 놓일세라 렌즈에 그리고 기억에 담았다.

  머리에 조용히 눈을 쓰고 있는 "15만탈취사건기념비"며,장재촌에서 태여났고 은진중학교를 다니다가 대성중학교로 그리고 한동안은 명동학교에서 교편까지 잡았던 중국조선족문학의 선각자중 한명인 "김창걸문학기념비"며를 놓일세라 렌즈에다 담았다.아니 가슴에 담았다.

  명동촌에는 우리민족의 길상물인 까치가 어찌도 그리 많은지?꼭 마치 오가는 길손들을 반기기라도 하듯이.그리고 나무꼭대기에 앉아 위풍당당 사방을 굽어살피고 있는 독수리는,그젠날 고향을 지켰던 영웅들의 화신(化身)은 아닐가?나도몰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룡정에서부터 삼함까지의 도로는 세번째로 뺀 길로서 처음 도로는 1916년에 닦았다고 한다.어쩌면 우리민족의 《이주의 통로》이기도 한 이 "룡드레골"에 들어서면 마치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기라도 하듯 쪼각쪼각이 난 옛 이야기들을 주어서 맞추느라 바쁘다.당시 명동학교로 조선뿐만아니라 러시아연해지구에서까지 류학생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명동을 찾아왔고, 매번 그들을 마중하러 큰길까지 나오신 반일투사이며 교육가이신 김약연선생을 떠올리기도 하였다.어찌되였든 관광과 문화 그리고 력사를 하나로 묶어 새로운 력사탐방코스를 개발하고 문화산업을 발전시키려고 작정하니 자연스레 옛 이야기며 력사에 귀를 기울릴수밖에 없다.

  윤동주와 나는 무슨 련관이 있는지?명동촌은 또한 나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누구는 나를 보고 《어쩌다 "허"씨가 "윤"씨를 이처럼 사랑하게 되였지?》라고 롱담조로 말할때도 있다.왜서 항상 나의 발걸음을 재촉하며,또 명동으로 출발한다고 하면 저절로 숙연해지고 마음의 평온함마저 느끼게 되는지? 윤동주의 자기성찰과 한 인간으로서 이 세상에 태여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어서 일가?아니면 평화를 사랑하고 박애(博愛)주의 정신을 구가한 거울같은 존재여서 일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라고 웨친 윤동주의 정신은 어느덧 나의 육체속에,나의 령혼속에 깊숙히 뿌리내렸음을 알게 되였다.비록 지망(指望)과 현실과는 엄청난 거리가 있지만서도,한 인간이기에 부족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윤동주에 비추어 윤동주가 걸었던 길을 가리라 다짐을 한다.이제 멀지않아 그 뿌리에서 아름드리 나무가 자라나 무성하게 열매맺고 꽃 피우리라.

  오늘도 명동촌은 여느때와 같이 조용했다. 고향의 산나물에 "윤동주식탁"이라 이름도 지어보면서 어느새 저저마다 밥 한공기 뚝딱 하고 말았다.고향은 그렇게 오늘도 모든것을 안아주듯, 모든것을 내여주듯 포근히 나를 맞아주었다.그렇게 명동은 나를 있게 해 주었고, 자신을 찾게 해준 마음의 고향이다.

  오늘도 래일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다녀와야하니 아예 고향에 눌러 살아볼까.

  2013년 1월22일

  허응복(연변윤동주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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