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인구와 저임금을 앞세워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던 중국에서 로봇을 앞세운 노동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공장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고령화와 임금 상승, 힘든 육체노동을 꺼리는 중국 젊은이들의 성향 등으로 인해 로봇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로봇이 중국 공장을 책임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각과 촉각은 물론 학습능력까지 갖춘 고가의 휴머노이드에서부터 최저임금보다 낮은 비용이 드는 저가 로봇까지 산업용 로봇의 새로운 물결이 중국에 밀려오고 있다. 이로 인해 로봇 기술이 앞으로 5년 내에 중국 공장을 변화시킬 전망이다.
국제로봇협회(IFR)는 중국의 산업용 로봇 출하량이 지난해 2만6천대에서 2015년 3만5천대까지 34.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다른 나라보다 빠른 증가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여러 공장에서 로봇이 활용되지만, 특히 전자기기 납품 공장의 자동화 수요가 중국의 로봇 수요 급증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 [자료사진] 타이완 델타 공장에서 제품 조립하고 있는 로봇 /사진=WSJ
중국의 로봇 수요가 늘어나면서 로봇 산업에 뛰어드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애플 등에 전원 어댑터 등을 공급했던 타이완(台湾)의 델타는 지난해부터 중국 전자제품 공장에서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저렴한 로봇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델타 관계자는 "중국의 자동화 추세는 분명하지만 로봇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로봇 도입에 많은 장벽이 있다"며 "중국 산업계가 완전히 자동화되려면 몇 년은 더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선 고급 로봇의 가격이 비싸다. WSJ는 "로봇이 제품의 최종 조립을 할 수 있지만 아직도 이런 일을 하는 데는 중국의 인건비가 더 싸다"고 지적했다.
자동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타이완 전자제품 제조업체 팍스콘(Foxconn, 중국명 富士康)도 아이폰 등의 기기를 조립하는 데 110만 명이 넘는 직원들의 손에 계속 의존할 생각이다. 이 회사 관계자들은 "애초 내년까지 공장에 100만 대의 로봇 팔을 설치할 예정이었지만 이런 계획이 현실화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WSJ는 "현재까지 사람이 로봇보다 더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고 전자기기는 제품 수명 주기가 짧아서 그때마다 로봇을 교체하기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