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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에 놀다… 암행감찰 걸려 해체된 경찰팀

[기타] | 발행시간: 2013.10.09일 03:01
서울경찰청, 경찰 비위·비리 적발하려 '암행 감찰팀' 가동

- 동대문서 형사3팀 공중분해

졸거나 TV보며 잡담 늘어놔… 적발된 팀장·반장 전보조치

- 대부분 경찰들 불만 토로

"보여주기식 감찰로 사기 꺾여… 감찰 하든 말든 평소대로 할것"

지난 1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의 밤샘 당직 근무조였던 형사3팀 사무실에 서울지방경찰청 '암행(暗行) 감찰팀'이 민원인인 것처럼 슬며시 나타났다. 형사3팀 팀장은 사무실 안쪽에, 형사들의 '좌장' 격인 반장은 형사 당직실 입구에 앉아 꾸벅꾸벅 졸거나 TV를 보고 있었다. 팀원들은 피의자·피해자를 조사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하릴없이 앉아 있는 사람도 있었다. 피의자를 사무실에 앉혀두고 형사들끼리 사건과 관계없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런 장면은 많은 경찰서의 형사 당직실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당직 근무' 모습이다. 하지만 동대문서 형사3팀은 곧바로 '공중분해'됐다. 서울경찰청 '암행(暗行) 감찰팀'이 동대문서 형사3팀의 당직 근무 태도가 직무 규정에 어긋날 만큼 안일했다고 보고했기 때문이다. 팀장과 반장은 감찰 직후 각각 동대문서 산하의 지구대로, 다른 팀원 4명도 전원 한직(閑職)으로 전보 발령됐다. 당황한 동대문서 측은 이튿날 부랴부랴 수사과 팀장급 간부를 형사3팀장으로 보내고 강력팀·마약수사팀 등에서 형사들을 차출해 팀을 다시 꾸렸다.

지난 9월 말부터 서울경찰청이 특별팀을 꾸려 이처럼 일선 경찰서를 감찰하고 있는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감찰팀원들은 민원 때문에 경찰서를 찾은 일반인을 가장해 밤마다 경찰서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다.

동대문서는 '본보기'로 걸린 경우로 알려져 있다. 동대문서의 한 경찰관은 "해체된 형사3팀원들은 언제 감찰을 당했는지도 몰랐다고 하더라"며 "감찰관들이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고객을 가장해 매장 직원의 서비스를 평가하는 사람)'처럼 왔다 가는 통에 경찰서뿐 아니라 지구대 경찰관들도 며칠째 초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이 암행 감찰에 나선 이유는 최근 잇따른 현직 경찰관들의 비위·비리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탈선'과 '업무 태만'이 이어지자 김정석 서울청장이 서울청 감찰팀과 일선서 청문감사실에 '경찰 근무 태도와 각종 비위 첩보를 수집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앞서 지난 9월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 김모(49) 경감이 서울 강남구·경기 성남시 등지의 키스방에 30여 차례 출입한 혐의로 서울청 감찰 조사를 받은 뒤 해임됐고, 서울청 소속 주모(47) 경정이 부산에 놀러 갔다가 술값 문제로 업소 주인과 몸싸움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또 이달 초에는 경찰서에서 사건 관련 상담을 하며 만난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경찰대 출신 이모(49) 경정이 구속됐다. 경찰이 피의자를 놓치는 일도 있었다. 지난 7월 서울 종암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검거된 피의자 김모(47)씨를 놓쳤다가 하루 만에 다시 붙잡았다.

특별 감찰 이후 서울 도봉경찰서 한 팀장은 "내가 솔선수범해야 형사들도 근무 기강을 바로 세우지 않겠느냐"며 하루 4~5시간씩 형사 당직실에서 직접 사건 접수 업무를 하고 있다. 또 일선서 청문감사관들은 매일 심야 시간에 지구대를 순찰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강북 지역 경찰서의 한 청문감사관은 "오는 21일 '경찰의 날'까지는 강도 높은 감찰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무조건 '걸리면 큰일 난다'는 생각으로 모든 경찰관의 부정행위를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선 경찰관들의 불만도 크다. "밤샘 당직이라고 해도 어떻게 밤새 깨어 있느냐"는 것이다. 서울 지역 경찰서의 간부급 경찰관은 "대다수 경찰관은 언제나 직무에 최선을 다하는데 서울경찰청이 괜히 '보여주기식 감찰'을 해 경찰관들의 사기를 꺾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비위를 저지른 경찰관은 대부분 간부급인데, 말단 경찰관들만 감찰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며 "감찰이 오든 말든 평소처럼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이동휘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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