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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빵 배달 서비스'로 20억 매출 대박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4.05.19일 08:02
아침 식탁에 동네 빵 배달해 주는 청년

인터넷으로 유명 빵집 - 고객 연결, 유민주 헤이브레드 대표

리치몬드·라몽떼 등 8곳과 손잡아 … 배달업체가 수도권에 새벽 배송


유민주 헤이브레드 대표가 고객사인 서울 자양동 동네 빵집에서 빵을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KAIST 전산학과 졸업생인 유 대표는 ‘공학도’적 특성을 살려 골목 빵집에 IT 기술을 결합해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빵 배달 서비스’를 개발했다. [사진 헤이브레드]

2012년 11월, 서울 연희동에서 동네 빵집 ‘피터팬’을 운영하는 박용배·박지원 부자(父子)에게 한 젊은이가 찾아왔다. 그는 대뜸 “책임지고 팔 테니 맛있는 빵만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박씨 부자는 처음에 “이게 무슨 황당한 요구냐”고 말했지만, 한 달 동안 계속 찾아오는 남자의 진정성에 딱 1개월 동안만 빵을 공급해 주기로 했다. 그 젊은이가 바로 유민주(29) 헤이브레드 대표다.

 헤이브레드는 배달음식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빵을 매일 아침 식탁에 오르게 한 퍼스트 펭귄이다. 빵집과 개별 가정 사이의 지리적 장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이달 16일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만난 유 대표는 “오프라인에서의 비효율을 정보기술(IT)의 힘을 빌려 해결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맛은 일품은 동네 명품 빵집들의 빵을 매일 배달할 수만 있다면 큰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네 빵집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는 설명이다. ‘빵 배달 서비스’는 매일 아침 우유나 신문을 배달하듯 동네 빵집에서 만든 빵을 문 앞에까지 직접 배달하는 서비스다.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대기업 계열 제과점에서조차 사업 계획은 여러 번 세웠지만 물류비나 유통비용 때문에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비즈니스다.




헤이브레드는 전날 주문받은 빵을 매일 아침 6시 이전까지 소비자에게 배달한다. 소비자가 주문 한 빵이 아침 일찍 서울 강남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소비자의 집 현관문 고리에 걸려 있는 모습.

 신생 벤처업체 헤이브레드는 서울·수도권 지역 소비자들을 상대로 가장 맛있는 동네빵집을 엄선했다. 리치몬드·라몽떼·브레드피트·훕훕베이글 등 빵 좀 먹어봤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명성이 자자한 빵집이다. 시간을 내고 발품을 팔아 기다려서 줄서지 않아도 이제 집에서 클릭 한 번만 하면 ‘잇(it) 빵’을 만나볼 수 있게 된 셈이다. 2012년 9월 창업 이후 헤이브레드가 판매한 빵 개수만 하더라도 30만 개 20억원어치에 달한다. 홈페이지 방문 횟수는 월 3000~4000건이며 이 가운데 200~300건이 주문으로 이어진다. 유 대표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바이럴 마케팅(입소문 마케팅)’ 효과가 올라가면서 현재 월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빵을 만드는 파티셰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창업 직전인 2012년 초부터 유 대표가 직접 서울시내 100여 곳의 리스트를 만들어 한 군데 한 군데씩 전화를 돌렸으며, 문전박대당하기도 일쑤였다. 그는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전인 데다 파티셰들에게는 익숙지 않은 IT 기반 서비스이다 보니 처음에는 설명이 무척 어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요한 설득 끝에 홍대·강남·광진·여의도 등 서울 각 지역에서 최고로 이름난 파티셰들이 빵을 공급하기로 했고, 현재는 8개 제과점의 빵 7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유 대표는 “보통 헤이브레드 직원들이 인터넷이나 오프라인 조사를 통해 매니어를 확보하고 있는 빵집들을 선별해 접촉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라면서도 “최근에는 오랜 전통의 제과점들이 빵을 공급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헤이브레드 홈페이지 메인 화면. PC뿐 아니라 모바일 환경에서도 접속해 빵을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헤이브레드에서 빵을 고르는 방법은 간단하다. 헤이브레드 홈페이지에서 먹고 싶은 빵을 골라 주문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A 빵집의 식빵과 B 빵집의 베이글을 선택해 주문하는 방식이다. 매일 24시간 인터넷으로 받은 주문을 각 빵집에 전달하면 파티셰들이 빵을 굽기 시작한다. 주문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배달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 파티셰들은 새벽에 빵을 만들기도 한다. 서울 자양동에서 ‘라몽떼’를 운영하는 장홍식 파티셰는 헤이브레드 배달 시간을 맞추기 위해 출근시간을 오전 3시에서 전날 오후 10시로 5시간가량 앞당겼다. 배송은 ‘콜드체인(저온 유통 시스템)’을 갖춘 신선식품 배달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매일 새벽에 이뤄진다. 2만원어치 이상의 빵을 고르면 무료로 배송해 준다. 빵집은 재고 걱정 없이 매출을 늘릴 수 있어 헤이브레드의 중개수수료와 배송비를 감안해도 손해가 아니다.

 헤이브레드에서 판매하는 8개 빵집은 각각의 특색이 있다. 유 대표는 “헤이브레드와 비즈니스를 맺는 모든 빵집이 식빵에만 강점을 보인다면 누가 굳이 인터넷까지 들어와 빵을 사겠느냐”며 “온라인 플랫폼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선 차별점이 있는 빵집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연희동 ‘피터팬’에선 모찌식빵, 역삼동 ‘베이커스 필드’에선 식빵·슈(안에 크림이 들어가 있는 구름 모양 형태의 빵), 여의도 ‘브레드피트’에선 우유 크림빵, 소보로 브라우니 등을 대표 아이템으로 내세운다. 빵집별로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상품을 겹치지 않게 소개하는 것도 헤이브레드의 노하우다.

 가정뿐 아니라 기업 고객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주로 직원 복지에 관심이 많은 IT 기업들이 이용한다. 헤이브레드는 현재 네이버·카카오·SK텔레콤·SK플래닛·티켓몬스터 등에 매일 직원들 아침식사용·간식용 빵을 배달하고 있다. 유 대표는 “개인 베이커리는 절대적으로 인력이 부족한데 헤이브레드가 마케팅·영업부터 배달까지 해주니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일찍 출근해 아침을 거르거나 불규칙한 근무 형태로 인해 끼니를 거르는 경우가 많은 IT 종사자 입장에선 질 좋은 빵을 편하게 즐길 수 있어 서로 ‘윈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빵 공급을 원하는 어린이집·유치원 등도 적지 많아 시장이 꾸준히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유 대표는 한성과학고·KAIST 출신에, 미국 미시간대에서 금융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다. 하지만 그가 느닷없이 빵을 생각하게 된 것은 아니었다. 대학 시절 1년간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유 대표는 그곳에서 맛있고 싼 빵을 그야말로 ‘실컷’ 먹었다. 유럽식 빵 문화에 익숙해진 그가 귀국 후 아쉬웠던 점은 맛있는 빵을 쉽게 맛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2011년 창업하기로 마음먹고 있을 때 홍대나 가로수길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빵을 사먹는 모습을 보게 됐다”며 “ 손에 잡히는 아이템이라 생각해 빵 배달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해 더 많은 소비자가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 대표의 목표다. 그는 “동네 빵을 모두 배달하는 것은 헤이브레드의 1차 목표일 뿐”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빵을 중심으로 생과일 주스, 목장 우유, 샐러드, 과일 등 다양한 식품들도 차례로 ‘딜리버리(배달) 서비스’를 시작해 신선식품 전문 배달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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