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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 영화팀의 이상한 투자팀장 사직 '이런 CGV 같은' 뒷말 무성

[기타] | 발행시간: 2012.03.23일 14:17
[TV리포트 김범석의 사이드미러] 최근 두 달간 충무로를 뜨겁게 달군 이슈 중 하나는 CJ E & M 영화사업부 투자팀장의 사표였다. 배급팀장이던 박철수 팀장이 새 투자팀장으로 발령났고 이 자리를 맡았던 이모 사업부장이 지난주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이 사태는 일단락된 상태다.

하지만 이 부장의 사직을 놓고 CJ E & M 내부는 물론 영화계 안팎에서 여러 뒷말이 그치지 않고 있다. 사내에선 "영화와 회사밖에 모르던 청렴한 사람을 희생양 삼은 것"이라며 근로 의욕이 저하된 상태이고, 울타리 밖 영화인들 사이에선 "인재 중시와 화합을 외면한 처사"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CJ E & M은 이번 인사를 놓고 "분위기 쇄신 차원의 고육책이었다"고 하지만 이 사업부장의 사직이 '7광구' '마이웨이'의 흥행 실패와 무관하다고 보는 이는 거의 없다. CJ가 100억 넘게 들인 여름, 겨울 대표영화인 두 블록버스터가 시장에서 싸늘한 대접을 받자 내부에서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론이 일었고 이 사업부장에게 그 화살이 겨눠진 것이다.

이익 극대화가 목표이자 미덕인 주식회사에서 누군가의 판단 미스로 이익 추구에 실패했다면 책임자를 가려 문책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상식선에서 이해가 가지 않을 만큼 책임 영역과 수위가 정도에서 벗어났다는 목소리다.

영화 흥행은 하늘도 모른다는 말이 있을 만큼 영상산업은 여전히 '한방' 비즈니스 성격이 강한 업종이다. 그래서 CJ E & M 같은 선두권 회사는 10년 넘게 경험하며 얻은 수치와 데이터를 근거로 리스크를 줄이고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데 놀라운 노하우를 보유한 곳이다. 흥행에 실패한 영화라도 복기하며 패인을 분석해 같은 실수를 재연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 첫 3D 블록버스터 '7광구'와 300억원의 국내 최대 제작비가 소요된 '마이웨이'는 보고 배웠어야 할 롤모델 영화가 마땅치 않았던, 그야말로 허허벌판에서 개척정신으로 만든 대작이었다.

더 불운한 건 '7광구'는 시나리오 작가 김휘의 연출 데뷔작이었지만 내부 사정상 '화려한 휴가'의 김지훈 감독으로 교체되며 워밍업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개봉일을 여름으로 못 박다보니 가장 중요한 후반작업인 CG 작업에 정성을 다하지 못했고 시간에 쫓기며 허겁지겁 개봉해야 했다. 첫 데이트 약속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메이크업을 양껏 못한 여자의 속상한 심정이라고 해야 할까.

'마이웨이' 역시 SK와 첫삽을 뜬 강제규 감독이 통장이 바닥나자 CJ E & M 최고 책임자를 찾아가 SOS를 치며 주인이 바뀐 경우였다. 실무자 입장에선 하루아침에 팔자에도 없는 남의 집 자식을 떠맡게 된 셈이다.

CJ E & M은 '7광구' 흥행 실패 후 '도가니' '완득이' '오싹한 연애'가 잇따라 기대 이상으로 흥행했고 '마이웨이'를 제외하고 올해 초 '댄싱퀸'까지 순항중이다. 하지만 고위 임원 사이에선 "그래도 '마이웨이'에 대한 책임은 누군가 져야 한다"며 도마에 오를 인물을 찾았고 이 사업부장이 유탄을 맞았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CJ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영화인은 "'완득이' '도가니' '오싹한 연애'는 아무리 흥행해도 윗분들 눈에는 2점짜리 객관식 문항에 불과하다. '7광구' '마이웨이' 같은 100점짜리 주관식 문제를 잘 풀어야만 조직에서 인정받는 괴상한 분위기가 진짜 CJ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윗 사람들이 폼잡기 좋아할 만한 영화를 대박 터뜨려야 일 잘하는 유능한 사원으로 평가받는다는 일종의 불편한 진실이었다.

한 영화사 대표는 "작년 연말 CJ E & M 투자 심사 과정인 그린 라이트 테이블에서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강하게 반대한 뒤 '김종욱찾기'를 경쟁작으로 결정해 회사에 피해를 자초한 고위 임원이 계셨다"면서 "그분은 이듬해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같은 샤방샤방한 영화를 계속 밀었고 '도가니' '완득이' '댄싱퀸'은 반대했지만 관객 반응은 그분 생각과 전혀 다르게 나왔다"고 말했다. '도가니'를 비롯해 '댄싱퀸'까지 터진 영화들은 모두 이 사업부장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결과인 만큼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엉뚱한 부하 직원이 총대를 멨다는 푸념이었다.

배 밑바닥에는 밑짐이라 불리는 일정한 무게의 짐이 실린다. 얼핏 생각하면 밑짐이 없는 배가 가벼워 빠를 것 같지만 오히려 밑짐이 든든해야 풍랑이 거세도 흔들리지 않아 항해하는데 유리하다고 한다. CJ E & M은 정직하고 영화밖에 모르는 밑짐 같은 성실한 임직원이 많은데 때가 되면 희생양을 만들어 조직에서 내쫓고 있다.

높은 분들이 밑짐을 진짜 짐짝처럼 취급한다면 그 조직에 충성할 인재들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예스맨만 가득한 회사에서 만드는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그건 어떤 영화라도 공포이고 미스터리 스릴러가 되지 않을까. 안영미가 이런 일을 본다면 아마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CGV 같은."

김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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