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이경현 객원기자]
8년 만에 국내무대로 복귀한 '국민타자' 이승엽(36·삼성)이 시범경기에서 연이은 맹타를 터뜨리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 25일 청주구장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최근 6경기 연속 안타행진에 4경기 연속 멀티히트. 시범경기 타율도 어느덧 0.480(25타수 12안타)까지 끌어올렸다.
◇ 시범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이승엽. ⓒ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은 1회 1사 2루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안승민을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4회와 6회에도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우전 안타를 기록하며 출루했고, 2-2로 맞선 8회 2사 1·3루에서 또다시 좌전 2루타를 치며 3-2를 만든 뒤 대주자와 교체됐다.
비록 삼성은 이승엽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3-4로 역전패하며 시범경기 5연패(1승 5패)를 기록했으나 이승엽의 타격감이 살아난 것에 위안을 삼았다.
이승엽은 사실 전지훈련 때까지만 해도 부진한 모습으로 관계자들의 속을 태웠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는 11타수 1안타 2볼넷에 그치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 우려가 높아졌다. 이승엽 자신도 전지훈련 성적에 대해 "100점 만점에 35점"이라고 평가할만큼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국내에 돌아온 후 서서히 타격 밸런스를 잡아가면서 달라진 모습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연습경기에서 마수걸이 홈런포를 쏘아올린 이후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는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130m짜리 대형 홈런을 날리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승엽은 "지금은 상대투수의 구질에 맞춰 대응하고 있는 단계"라며 "이제 공은 잘 보이기 시작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었다. LG와의 첫 경기이후 좀처럼 장타가 나오지 않는 것을 의식한 듯 "아직 스윙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또한 비록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활약보다 팀이 승리하지 못한 것도 이승엽으로선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승엽은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이승엽의 살아난 방망이에 류중일 감독과 삼성 관계자들도 흡족한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승엽의 방망이가 불이 붙을수록 2연패를 노리는 삼성의 2012시즌 전망도 더욱 청신호에 가까워진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