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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도 손정의같은 인물을 키울수 있다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4.12.03일 13:16

지난 8월, 장춘시 연화향에서 개최된 제19회 전국조선족발전심포지엄에서 연설하고있는 박광성 부교수.

편집자의 말:

일전, 기자는 중국조선족 지식인 위챗 공동체인 《지행자(知行者, 위챗번호: zhixingzhe512)》에서 우연히 중앙민족대학 민족학-사회학학원 박광성 부교수의 이 문장을 읽고 독자들과 공유하려는 마음에 박교수에게 련락하여 그의 허락을 받은후 《인터넷길림신문》에 게재하게 되였다.

-조선족은 비록 작은 집단이지만 큰 집단에 비해 더욱 큰 안목을 지니고있다

◇ 조선족, 세계화시대의 《행운아》

지난 9월 19일, 중국의 최대 전자상 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미국 뉴욕증시에서 상장함에 따라 총재인 마운은 일거에 중국의 최고부자로 등극하였다. 그러나 이로 하여 또 한사람이 일국의 갑부가 되었으니 그가 바로 《알리바바》의 최대 주주인 재일 조선인기업가 손정의이다.

일본에서 가장 큰 통신회사중 하나인 소프트뱅크의 회장인 손정의는 할아버지대에 한국 대구에서 일본으로 이주한 재일조선인이다. 일본에서 민족적차별을 받으면서 자란 그는 일찍 《능력으로 조선인이 일본인보다 못지 않음》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결심을 하였다. 그후 미국류학을 거쳐 1981년에 창업하였으며 현재 일본의 최고부자가 되었다. 손정의는 《인터넷이 국적》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세상을 폭넓은 시선으로 바라보았으며 자신을 구속하는 작은 틀에서 벗어나 더욱 큰 세상에서 자신이 클 수 있는 《자양분》과 《기회》를 구하였다.



▲ 일본 최고갑부로 등극한 재일조선인 손정의.

손정의가 일본의 최고부자가 되었듯이 앞으로 조선족중의 아무개가 중국의 최고부자가 될런지도 모른다. 실제로 조선족이 처한 사회현실은 손정의가 성장한 지난 세기 60-70년대의 일본에 비하여 훨씬 좋다. 중국은 일본에 비하여 심각한 민족차별도 없으며 21세기의 전반적 사회환경이 그때에 비하여 훨씬 개선되여 있기때문이다.



▲ 김정수 학생(연길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액장학생으로 하버드대학에 입학하였다.)

특히 현재 조선족은 그 어느 주류집단에 비해서도 세계화정도가 높기때문에 누구보다도 더 광범위한 범위에서 《자양분》을 흡수하고 《기회》를 잡을수 있다는것이다. 부모님이 한국에서 일하고 조부모님이 고향을 지키고 자녀들이 북경, 서울, 도쿄, 뉴욕에서 공부하고 창업하고 사업하는것이 오늘날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우리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별 볼일 없는 소수민족》으로 생각하는것과 달리 조선족은 《세계화시대의 행운아》이다. 우리 자신의 우세를 알고 잘 활용한다면 미래에 조선족 가운데서도 손정의 같은 인물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 시대적 변화와 조선족사회의 분화

우리에게 피부로 다가오는 조선족사회의 변화를 세가지로 정리할수 있다.

첫째는 민족구성원 개개인이 도처에서 새로운 삶의 뿌리를 내림으로써 인구분포가 세계적 범위로 확산되고 있다는것이다. 1990년까지만 하여도 97%의 인구가 중국의 동북지방에 집중되여있던 조선족은 최근 국내 30개 성, 직할시, 자치구는 물론, 국외의 5대주 4대양에 퍼져있다. 북경의 조선족 상주인구는 1990년의 7710명에서 2010년의 3만 7380명으로 증가하였으며 산동성의 조선족 상주인구 역시 3362명에서 6만1556명으로 증가하였다. 한국의 경우, 서울출입국관리소의 최근 정보에 의하면 중국조선족 총인구의 25%, 경제활동 인구의 40%가 한국에서 체류하고있다.



▲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연변타운》

굳이 통계수치를 들지 않더라도 이러한 인구확산은 도처에서 확인된다. 몇년전에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한 조선족녀성은 아르헨띠나로 출국하기 위해 북경행 렬차에 올랐다고 고백하여 필자를 놀라게 하였다. 한국의 어느 한 교수는 안식년으로 영국에 갔다가 한국류학생을 상대로 밥장사를 하는 조선족들을 만나게 되여 아예 《영국의 조선족》에 관한 론문을 쓰기도 했다. 어찌 이뿐이랴? 이딸리아 류학중의 한 한국류학생은 로마 등지에서 한인을 상대로 하는 민박집들이 주로 조선족들에 의하여 경영된다는 점에 놀라 글을 쓴적이 있으며 로씨야에서 장기간 활동한 한국 시민단체의 한 활동가는 중로 변경지역에서 생활하는 조선족들이 고려인들에게 무역 및 장사 비법을 전수하고있다고 설명하기도 하였다.



▲ 일본 『아사히신문』 기사 「조선족, 아시아를 연결하려 한다」(2010년 2월 12일)

둘째는 세계적범위의 인구확산과 더불어 조선족은 지역, 교육, 직업, 계층 등 면에서 폭넓고 심도 있는 사회적 분화를 겪고있다. 우리의 습관적 인식속에 조선족은 동질성이 강한 집단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는 굉장히 엄중한 인지적오류이다.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지역적으로 조선족은 세계의 경제수도 뉴욕에서부터 아프리카의 시골까지 발자취가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실제로 필자의 고중동창생이 현재 아프리카에서 근무하고있다.

또한 직업적으로 보아도 로켓 만드는 사람부터 떡을 만드는 사람까지 별의별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다 있다. 그런가 하면 계층적으로 보아도 성급이상의 고위급간부부터 천만금을 소유한 기업가집단, 사회적관심이 필요한 소외집단까지 다 있다. 그리고 교육수준을 봐도 원사급 인재부터 초등학교 졸업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 CCTV 예능프로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일약 스타반열에 오른 조선족가수 김미아.

셋째는 조선족은 자체의 복합적 다양성으로 인하여 《만갈래의 강이 흘러드는 문화적 바다》로 거듭나고있다. 지역적인 특징을 례로 들어 설명해보면 조선족은 다양한 곳에 진출하여 부동한 생업에 종사하면서 생활하기때문에 서로 다소 다른 기질을 형성해가고있다.

국내의 경우 청도의 조선족과 북경의 조선족, 동북의 조선족은 서로 다르다. 필자의 관찰로는 청도 조선족의 경우 《활동가적 기질》이 강하고 북경 조선족의 경우 《엘리트적 성향》이 강하며 동북의 경우에는 《관방적인 기질》이 강하다.

국외의 경우, 미국에서 생활하는 조선족의 경우 시야가 넓고 국제적감각이 뛰어나며 일본의 경우, 차분한 반면에 사고가 굉장히 세밀하고 집요한 면이 있으며 한국의 경우, 력동적이고 국내의 경우, 보수적성향이 강하다.



▲ 미국 뉴욕 플러싱지역에서 조선족이 운영하는 양꼬치가게(간판을 통해 다문화를 수용하고있는 조선족의 문화적자세를 엿볼수가 있다.)

이러한 서로 다른 기질과 성향은 모두 진출지역의 문화적영향과 밀접히 련관되여있다. 조선족에 대한 타자의 이러한 영향은 지역적영향에만 국한되여있지 않고 《만갈래의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듯》 직종, 교육, 계층 등의 다양한 도경을 통하여 이루어지고있다.

◇ 다양성과 창의성의 력학관계

현시대는 혁신과 창의성이 그 어느때보다 더 강조되고있다. 왜냐 하면 기존의 지식만을 가지고서는 인류가 현재 직면한 난제를 극복할수 없기때문이다. 따라서 인류는 혁신과 창의성에 목을 맬수밖에 없다. 중요한것은 많은 전문가들이 혁신과 창의력의 원천을 다양성과 그 융합, 그리고 재분화에서 찾고 있다는것이다.

즉 인간의 혁신적인 사고는 다양한 사고가 부딪히고 소통하고 융합될때 비로소 효률적으로 생성된다는것이다. 가령, 우리가 매일 같은 음식만 먹는다면 음식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이 어찌 생길수가 있단말인가? 음식에 대한 상상력도 다양한 음식을 접촉할때 생기는것이다.

◇ 조선족의 우세

문화생성의 견지에서 볼때, 조선족과 같이 다문화적인 환경에서 생활하고 그것을 융합할수 있는 조건을 갖춘 집단에서 그 누구보다 많은 혁신적인 인재가 배출될수 있다. 필자의 경우를 봐도 위챗을 통하여 한국, 일본, 미국에 있는 조선족 지식인들과 일상적으로 교류할수가 있어서 관계망이 국내에 국한된 학자들에 비하여 다양한 관점을 접할수가 있다. 이러한 특징은 학생들의 강의평가에서도 반영되는데 《다양한 관점이 소개되고 새로운 내용이 많아 들을수록 우리의 시야가 넓어진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 조선족감독 박준희의 공익영화 《사랑의 종소리》

이것이 바로 오늘날 조선족의 우세이다. 가족, 형제, 친구들이 세계 각지에 널려 있고 하는 일들도 다양하니 당연히 듣는 얘기도 많고 그만큼 시야도 넓다. 주류집단이 자기중심주의가 강해 타자에 둔감한데 반하여 조선족과 같은 이민집단은 여러 주류집단 가운데 끼어 민감한 감수성을 가지고있으며 적극적으로 그들로부터 다양한 《자양분》을 흡수하게 되여있다. 즉 《작은 집단이지만 큰 집단에 비하여 더욱 큰 안목을 가지게 되는것》이다.



▲ 카나다에서도 협회를 조직하여 공동체를 구성해가는 조선족들.

세계화시대에는 되려 조선족과 같은 주변부집단이 《다양한 문화적 담지자》로 기능하게 되어 《빛》을 보게 되는것이다. 앞으로도 조선족이 이와 같이 사회적,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하고 융합하는데 게을리하지 않고 계속하여 하나의 거대한 《문화적 바다》로 거듭난다면 손정의와 같은 수많은 혁신적인재가 나올것이다.

◇ 조선족의 독자성과 다원일체의 문화관

세계화시대 조선족사회는 복합적인 사회적, 문화적 분화를 겪고있다. 현시점에서 우리는 계속하여 《조선족》이라는 동질성과 독자성을 유지할것인지 말것인지 하는 중차대한 선택을 앞두고있다. 선택하기 나름에 따라 다양성을 포함하면서도 독자성을 지닌 《만갈래의 강을 받아들이는 바다》가 될수도 있으며 아니면 근시안적 안목으로 인하여 스스로 독자성을 포기하고 다른 《바다》에 흘러드는 《개울물》이 될수도 있다. 조선족은 비록 소수집단이지만 우연이든 필연이든 오늘날에 있어서는 여느 주류집단에 비해 이동성이 높고 변화에 유연하며 광범위한 폭과 다양성을 확보하고있다. 따라서 조선족 나름의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적극적으로 타자의 장점을 수용하고 융합해간다면 큰 영향력을 발휘할수 있는 집단으로 될것임이 분명하다.



▲ 서예가 홍금전(洪金田)선생의 작품 《海納百川》

그와 반대로 자신의 우세를 보아내지 못하고 소수집단이라는 렬등감에 휩싸여 《자기가 되기》를 포기한다면 우리는 흔적없이 지워지는 《개울물》이 될수밖에 없을것이다. 군벌 치하, 일제 치하 등의 참담한 시대에도 추위가 사무치는 중국 동북땅에서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오늘까지 꿋꿋이 버텨온 조선족이 아닌가? 그래서 오늘날을 살고있는 조선족 구성원들 역시 정확한 선택을 할것으로 믿는다.

우리는 《다원일체, 화이부동(多元一體, 和而不同)》의 정확한 문화관으로 후세들을 잘 교육시켜, 《다(多)》를 수용하여 《일체》를 이루고 그것을 적절히 《융합》하여 더욱 큰 《나》가 되도록 하여야 할것이다. 이는 비단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유익한 일일뿐더러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대도(大道)》이기도 할것이다.


○박광성(朴光星) 프로필:

1973년 흑룡강성 해림시 출생

1997년 연변대학 력사학부 본과 졸업

1999년 상해복단대학 사회학과 연수

2000년 연변대학 민족연구소 석사 졸업

2003년 한국 서울대학교 사회학 석사 졸업

2006년 한국 서울대학교 사회학 박사 졸업

2006.9~2007.5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객원연구원

2007.7~현재 중앙민족대학 민족학-사회학학원 교사, 부교수


편집/기자: [ 유경봉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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