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영국 런던의 히드로국제공항에서 민간 무인기(드론)가 승객 180명을 실은 에어버스 320기에 “심각한 충돌 위험” 단계로까지 근접 비행해 하마터면 대형 항공 사고로 이어질 뻔 했던 사건이 드러났다.
미국, 영국 등에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저가 드론이 인기인 가운데, 드론의 위험성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월22일 오후2시16분, 에어버스 320은 착륙을 위해 런던 히드로공항 활주로 위를 상공 213m로 낮게 비행하고 있었다. 이 때 헬리콥터 모양의 드론이 에어버스320 조종사 시야에 들어왔다.
[사진=게티이미지]
영국 민간항공관리국(CAA)은 이 사건을 ‘심각한 충돌 위험’을 뜻하는 ‘A급’ 사건으로 분류했다. A급 사건은 CAA가 평가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위험 사건이다.
CAA는 에어버스 320 소속 항공사와 노선, 사건 당시 드론과의 정확한 거리 등은 밝히지 않았다.
런던 사우스엔드공항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보고됐다. 지난 5월 ATR72 터보프롭엔진 비행기를 몰던 조종사가 상공 457m에서 사우스엔드공항으로 접근하던 중 기체와 불과 24m 떨어진 곳에서 헬리콥터 드론기가 날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영국 항공조종사협회(BALPA)는 아마추어가 조종하는 드론 숫자가 증가해, 민간 여객기에 “실질적 위험”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BALPA는 드론 비행을 조종사에 준하는 훈련을 받은 사람에 한해 허용해야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짐 맥오슬런 BALPA 사무총장은 “조종사들은 10㎏ 짜리 물체가 실제로 여객기를 강타할 지 모를 위험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작은 드론이 착륙을 시도하는 조종사에게 방해가 될 수 있으며, 만일 충돌한다면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잉737 크기 만한 현재 보다 훨씬 큰 무인 화물기가 하늘에 등장하기 전에 드론 관련 규칙을 보다 강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사진 =BBC]
CAA는 인구 밀집 지역이나 사유재산 근처에서 감시 또는 정보 수입 목적의 드론 사용은 사전에 허가를 받도록 규제하고 있다. 드론은 500m 이상으로 비행할 수 없으며, 사람, 차량, 건물과 50m 이상 떨어져 비행해야한다. 또 공항 등 예외구역에선 무게 7㎏ 이상 드론은 사용이 허용되지 않는다.
영국에서 드론은 월 1000~2000%씩 판매가 늘고 있다. 특히 올 크리스마스 시즌에 ‘베스트셀러’ 전기전자제품 목록 자리에 오를 예정으로, 일부 모델은 47달러(5만원)이면 살 수 있다고 AFP통신과 BBC는 전했다. 고해상도 카메라 장착, 시간 당 72m 비행속도 등을 갖춘 고사양 드론은 3000파운드(523만원) 선에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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