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과학자들이 피부세포를 이용해 초기단계의 인공 정자와 난자를 만들어내는 단초를 찾았다고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캠브리지대 연구팀은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해 초기단계의 생식세포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고, 이어 성숙한 피부 조직을 이용해서도 같은 방법으로 정자와 난자의 이전 단계 화합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세포가 정자와 난자로 성장할 수만 있다면 특정인과 유전적으로 완전히 일치하는 정자·난자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단계의 세포가 정자와 난자로 성장할 수 있는지는 아직 실험실에서 연구된 일이 없다. 연구의 다음 단계는 이 세포를 쥐의 난소나 고환에 주입해 정자와 난자로 완전히 성장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 연구가 성공하면 불임 치료와 유전질환 치료에 큰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 쥐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정자와 난자를 합성한 일은 있었지만 인간의 세포로 같은 성과를 낸 것은 처음이다. 3년 전 뉴캐슬대 과학자들이 줄기세포로 인간 정자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했지만 이들의 논문이 표절 의혹에 휩싸이며 성과를 인정받지 못했다.
또 이번 연구를 통해 생식세포와 일반세포의 발달 과정이 어떻게 다른지를 관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체가 늙어가는 동안에도 노화하지 않는 생식세포를 관찰하면 노화의 비밀을 풀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나온다. 연구를 이끈 캠브리지대 거든 연구소의 아짐 수라니 박사는 “이번 성과는 미래의 관련 연구에 있어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