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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가 이제는 부모 속도 썩이는군

[기타] | 발행시간: 2015.01.09일 11:43

ⓒAP Photo 지난해 9월 터키-시리아 국경에서 벌어진 IS와 쿠르드족의 전투를 지켜보는 주민들. IS로 간 자녀들을 찾는 부모가 국경에 모여들고 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는 80여 나라 젊은이 1만5000명가량을 전사로 받아들였다. 최근에는 서방 젊은이까지 IS에 가담하면서 이슬람 무장 세력이 중동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집 나간 아들딸이 IS 홍보 영상에서 총을 메고 등장하는 장면을 본 가족이 충격에 빠졌다는 사연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을 정도다. 현재 IS에 가담한 유럽 청년은 3000여 명으로 추정된다.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 거주하는 카림 모하마디 씨는 IS 전사로 가담한 아들 아흐메드(19)를 찾아내 지난해 7월 영국으로 데려왔다. 아버지는 시리아 난민을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한다며 터키로 떠난 아들의 친구 두 명이 이슬람 성전 참여를 촉구하는 홍보 영상에 등장한 장면을 보고 아들도 IS 대원이 됐으리라 확신하고 아들을 찾아 나섰다. 이라크 쿠르드계 출신인 모하마디 씨는 터키를 통해 시리아 국경을 넘은 후 쿠르드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아들의 행방을 수소문한 끝에 그를 찾아냈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영국으로 돌아온 아흐메드는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지만 '탈(脫)과격화' 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풀려났다. 이처럼 지난해 영국에서 전향 교육을 받은 사람은 1281명으로 2013년에 비해 58%가 늘었다고 영국 <더 타임스>는 전했다. 영국 정보 당국자는 "이들이 집으로 돌아오고 싶어도 정부가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걸 부모들이 더 잘 안다. 모하마디는 시리아 전장에서 자식을 직접 구출해온 첫 번째 영국인 부모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인 모니크 씨(49)는 IS 본거지인 시리아 라카 지역에 잠입해 딸 아이차(19)를 구출했다. 네덜란드 동남부 마스트리흐트에 살던 아이차는 텔레비전에서 본 네덜란드ㆍ터키 혼혈 IS 대원 오마르 일마즈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이야기를 나누며 사랑에 빠졌다. '아이차'는 이슬람으로 개종한 뒤 바꾼 이름이다. 딸의 계획을 눈치 채고 경찰에 알려 여권까지 빼앗았지만 아이차는 다른 신분증을 이용해 지난해 2월 라카로 떠났다. 그녀는 "딸이 IS 대원 일마즈를 로빈후드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애끓는 마음 이용하는 브로커 사기도 성행

모니크 씨는 지난해 4월까지 스마트폰 메시지를 통해 딸과 연락했지만 곧 소식이 끊겼다. 걱정이 된 그녀는 11월 딸의 생일에 맞춰 딸을 구하겠다며 시리아로 향했다. 하지만 터키에서 시리아 국경을 넘지 못하고 네덜란드로 돌아와야 했다. 그러다 딸의 친구를 통해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구출해달라'는 딸의 메시지를 받았다. 모니크 씨가 다급하게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너무 위험하고 자칫하면 귀국 뒤 지하디스트(이슬람 전사)에 협조한 혐의를 받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엄마는 경찰의 갖은 만류를 무릅쓰고 홀로 시리아로 떠났다. 시리아 국경에서 이슬람 여성처럼 보이려고 검은색 부르카(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가리는 옷)를 입는 등 철저하게 준비했다. 마침내 모녀는 사전에 약속한 장소에서 상봉했다.

며칠 뒤 모녀는 네덜란드 당국의 도움으로 스키폴 공항에 도착했다. 딸은 즉시 경찰에 체포됐다. 네덜란드 정부는 "아이차는 반국가 테러 활동과 관련된 혐의를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정보부(AIVD)는 "시리아로 들어간 자녀를 찾으려는 부모들의 구조 요청이 쇄도한다. 하지만 자녀를 찾으려고 시리아 국경을 넘는다면 네덜란드를 떠나야 할 것이다"라고 <네덜란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AIVD는 "모니크 씨 성공 사례 때문에 부모들이 직접 시리아로 들어가 자녀를 찾으려는 것이 유행이 되어선 절대 안 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YTN 화면갈무리 네덜란드인 모니크 씨는 시리아 국경에서 부르카를 입는 등 철저히 준비해 IS로 간 딸을 구해냈다.

기자가 터키 남부 가지안테프의 한 호텔에서 만난 프랑스 국적의 중년 부부는 축구 경기를 보러 간다고 집을 나간 아들 피에르(가명ㆍ18)를 찾기 위해 한 달째 터키에 머물고 있었다. 아버지 프랑수아 씨(가명)는 지난여름 아들이 떠나면서 남긴 "나는 시리아로 가서 새로운 인생을 살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본 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대출을 받아 아내와 터키로 향했다. 이들 부부는 수시로 시리아 국경에 가서 아들에 대한 소식을 물었지만 어떤 단서도 찾지 못한 채 2015년을 맞았다. 그래도 시리아에 간 '외국인' 전사가 귀국하거나 구출되는 뉴스를 보며 아들도 돌아오리라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프랑수아 씨처럼 자식을 찾으러 온 부모를 노리는 브로커도 기승을 부린다. 터키-시리아 국경으로 온 부모에게 접근해 "돈을 지불하면 자식의 위치를 알아낸 후 설득해서 데리고 나오거나 시리아 현지까지 가이드해주겠다"라고 유혹하는 식이다. 브로커는 스스로를 전직 시리아 정보국 직원이나 현지 공무원 또는 군인 출신이라고 소개하면서 1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까지 요구한다. 프랑수아 씨는 "아들을 찾기 위해 어떤 대가라도 치를 수 있다. 거액이라도 확실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지불한다. 하지만 그들의 말을 믿기 어렵고 나까지 IS의 인질이 되면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 같아 망설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한 사례도 상당하다. IS 대원이 된 아들을 찾으러 영국에서 온 한 부부는 20만 달러를 브로커에게 지급했지만 모두 날리고 말았다. 국경 근처 카페에서 부부에게 접근해 착수금으로 20만 달러를 요구하고 성공 후 20만 달러를 더 달라고 했던 시리아인은 착수금을 받고 떠난 후 연락이 끊겼다. 이런 피해가 속출하자 자식을 찾으러 온 부모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움직임까지 생겼다. 브로커의 얼굴 사진을 촬영하고 공유하면서 속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피에르의 아버지 프랑수아 씨는 "아들만 찾을 수 있다면 뭘 못하겠냐마는 이런 부모의 고통을 미끼 삼아 장사하는 나쁜 사람들 때문에 더 힘들다"라고 말했다.

영국인 소녀의 'IS 회항'은 행운으로 통해

IS 대원으로 합류한 자식을 둔 부모들에게는, 터키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가 저지당한 영국인 소녀의 사연이 '행운'으로 통한다. 지난해 12월, 15세 소녀는 시리아로 가기 위해 홀로 비행기에 탔다가 부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강제로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녀는 부모가 준 용돈을 모아 영국 런던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가는 비행기 표를 샀으며, 이스탄불에서 다시 시리아행 비행기로 갈아탈 예정이었다. IS 대원과의 결혼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당시 비행기는 이륙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였는데, 부모와 경찰은 항공사의 협조하에 비행기가 이륙하기 직전 소녀를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비행기의 기장은 <이브닝 스탠더드>와의 인터뷰에서 "이륙을 위해 이미 활주로를 달리고 있는데 경찰의 긴급 연락을 받았다. 당시 비행기를 멈추는 것은 여러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이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소녀의 목숨을 살리는 일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젊은이들의 IS 합류에 정부 차원의 대응이 쉽지 않으면서 부모들의 개별적인 구출 작전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자녀를 찾기 위해 터키-시리아 국경으로 가는 부모의 발걸음은 2015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가지안테프·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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