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출처 혼동 가능성" vs '토토즐' 측 "관용적 쓰고 있는 용어"
[스타뉴스 윤성열 기자]
'토토즐 슈퍼 콘서트'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이기범 기자
MBC가 1980~90년대 대표 음악프로그램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와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의 상표권이 침해당했다며 공연 기획사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MBC는 최근 공연기획사 월드쇼마켓을 상대로 "'토토즐'이란 유사한 콘서트를 진행해 혼동을 주고 있다"며 제호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MBC가 상표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상표는 월드쇼마켓이 기획한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슈퍼콘서트'이다. 90년대 정상급 가수들이 총출연하는 대규모 콘서트로, 오는 4월 25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첫 공연을 앞두고 있다.
월드쇼마켓은 지난 2일 '토토즐 슈퍼콘서트'란 축약된 타이틀로 상표 출원을 마친 상황이다.
그러나 MBC는 "널리 알려진 '토토즐'과 동일, 유사한 제호가 사용된 '토토즐 슈퍼콘서트'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출처에 관한 혼동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MBC는 앞서 1985년부터 1997년까지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란 음악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사진=MBC
또 MBC는 최근 방영한 '무한도전' 특집 '토토가'와 발음 유사성 때문에 피해가 우려 된다고 주장했다.
'토토가'는 '무한도전' 멤버 박명수와 정준하가 과거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에 '나는 가수다'를 더해 내놨던 기획으로, 90년대를 주름잡던 왕년의 스타들을 다시 무대 위에 올리는 대형 콘서트로 진행돼 숱한 화제를 낳았다.
방송 이후 '토토가'와 유사한 상표가 미리 출원되는 등 논란이 일자 MBC는 지난 1월2일 뒤늦게 '토토가' 상표 출원을 했고, 특허청은 방송과 무관한 제3자가 상표권을 출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월드쇼마켓 측은 '토토즐' 사용은 제호에 대한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월드쇼마켓 측 송재섭 변호사는 스타뉴스에 "'토토즐'은 음악프로그램과 상관없이 이미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 관용적으로 쓰고 있는 용어"라며 "보호받을 가치나 혼동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송 변호사는 이어 "'토토즐'은 18년 동안 부정경쟁방지법 상 보호될 수 있는 상표로서 지위가 상실됐다"며 "해당 법의 목적은 영업상 혼동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MBC는 '토토즐'로 아무런 영업을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보호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이미 '토토'를 사용하는 상표가 이전에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토토즐'의 가치가 손상된다고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토토가'와 유사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토토즐'과 달리 단발성으로 진행한 공연인데다 단어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법원도 유사성이 없다고 봤다"며 "MBC는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영리 상 목적의 공연을 하지 않아 혼동 가능성이 없다. 90년대 가수들을 섭외해 공연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으며 MBC가 독점할 수 없는 포맷"이라고 설명했다.
'토토즐 슈퍼콘서트' 주최 측은 공연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는 만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이번 가처분 신청과 상관없이 공연은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지난 27일 양측 변호인을 불러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을 가졌다. 오는 4월10일까지 서면 및 소명자료를 통해 양측의 추가 입장을 받고 결과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한편 철이와 미애의 신철이 연출하는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슈퍼콘서트'에는 김건모 DJ DOC 김현정 박미경 이정현 코요태 소찬휘 철이와 미애 왁스 R.ef 영턱스클럽 구피 룰라 조성모 지누션 김원준 채정안 등 90년대 톱 가수들이 동시 출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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