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해양이변 현상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관측 시스템이 처음으로 개발됐다. 따라서 양식장 주변에서 매년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는 ‘빈산소수괴(용존산소가 부족한 거대한 물덩어리)’와 주변 해역과 10도 이상 차이를 보이는 냉수대, 고수온대 등을 미리 감지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년간의 연구 끝에 특허를 받아 수중 어장환경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5월 말부터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설치되는 곳은 굴, 미더덕, 가리비 등 양식장이 밀집해 여름철 이상 해황의 상습 피해 지역인 경남 진동만, 고성만, 자란만 등 4곳이다.
관측 시스템은 해수면의 표체(表體), 센서부, 중간 부유체, 해저 장착부로 구성돼 수심 10∼20m의 표층에서 해저 바닥까지 1∼2m 간격으로 수온·염분·용존산소 등을 정밀 측정한 센서가 전송 케이블을 통해 표체로 정보를 보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표체에서는 이 측정 수치를 무선으로 양식장 정보 대형 전광판이나 수산과학원 및 각 지자체로 보내게 되고, 어민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인공위성 관측 방식의 해수 표면 수온 외에 수중 정보는 이동식 선박 모니터링만 가능해 수시로 변화하는 이상 해황을 파악,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실시간 관측 자료는 데이터베이스화로 향후 빅데이터로 분석해 빈산소수괴 발생 및 소멸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수산과학원 측은 밝혔다.
지난 2013년만 하더라도 빈산소수괴, 냉수대 등이 내습해 멍게, 굴 등 62억2500만 원, 양식어류 64억7700만 원 등 127억 원가량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이번 시스템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수중 관측으로 큰 효과가 예상돼 다른 해역에도 확대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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