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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이야기9]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콤하다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5.05.22일 12:33
—자수공예로 인생을 수놓아가는 조선족사나이 허인봉의 창업이야기



자수공예로 인생을 수놓아가는 허인봉씨

수놓이라면 사람들은 대뜸 도안이 아름답고 구상이 교묘하며 수공이 섬세한 소주의 자수(绣品)공예를 떠올린다. 소주의 자수는 명주천에 누에실을 수놓는 중화민족의 전통공예로서 이미 2천여년의 력사를 갖고있다. 소주에는 아직도 10만여명에 달하는 녀성들이 자수업에 종사하고있다. 이런 자수업이 요즘 연변에서도 싹트고있다. 일전에 기자는 구여자수(九如绣品) 연길매장을 찾았다.

연길시 공원가 번화거리에 자리잡고있는 구여자수연길매장이다. 손님접대에 이른 시간이건만 사십대의 주인아저씨 허인봉씨는 벌써 가게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고객맞이에 드바쁘다. 한 고객부부에게 상품의 특성과 질로부터 수놓이법까지 짜증없이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허인봉씨, 그의 친절과 인자함 그리고 인내를 읽을수 있는 대목이였다.

가게안을 빙 둘러보았다. 30여평방메터 되는 가게안은 사람이 다닐 좁은 공간을 제외하고는 온통 자수공예품들로 꽉 차있었다. 졸졸 감돌아 흐르는 시내물, 물속에서 헤염치며 노니는 물고기, 당금이라도 사진틀에서 뛰쳐나올것만같은 호랑이의 형상을 담은 풍경화들은 너무나도 생생한 모습들이다.

이곳을 지나다 들렸다는 고객부부, 밖에서 보고 그림이나 사진인줄 알고 매장에 발을 들여놓았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한뜸한뜸 수놓은 자수공예품이란것에 저으기 놀라지 않을수 없었단다. 고객부부는 매장안에 진렬해놓은 자수공예품들을 둘러보며 이따금씩 사진을 찍기도 했다. 주인하고 련계전화를 달라하곤 감탄하며 나간다. 가게주인은 고객이 가게문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웃음으로 깍듯이 대한다...



매장안을 둘러보는 고객부부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력사적으로 녀성들이 하는 일로만 여겨오던 수놓이, 그런 수놓이를 남자인 허인봉씨가 관례를 타파하고 선뜻이 선택하였다.

《사나이로서 어떻게 되여 섬세함이 필요한 자수공예를 택하게 되였는가》하는 기자의 물음에 허인봉씨는 자신의 창업도전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어린 시절 허인봉씨는 그림그리기를 무척 즐겼다. 늘 그림책을 사서 보고 좋은 풍경이나 생생히 움직이는 동물들을 보면 인차 그걸 그림에 담았다. 기실 그는 그때에 벌써 커서 화가가 되려는 꿈을 꾸었었다. 그러나 그후 생활의 수요로 그림그리기를 접고 화장품매매를 하였다.

2011년 자신이 경영해오던 화장품도매가 불경기에 처하게 되자 허인봉은 다시 어릴적에 꾸었던 꿈을 이루어보려고 작심하였다.

때는 한창 연변에 십자수가 성행이였다. 사진틀에 맞춰 집벽에 걸어놓은 십자수들, 백원에서 몇천원대에서 오르내리는 십자수들이라고는 하지만 어딘가 서투른감이 들어 마음이 서글퍼졌다.

이보다 더 좋은것이 없을가? 고민끝에 수놓이에 눈독을 들인 허인봉씨, 자신이 마음속에 담았던 그림이나 명화들을 도본으로 찍어내고 그에 따라 한뜸한뜸 수를 놓아 만들어낸 자수가 허인봉씨의 마음을 확 끌었다. 바로 이때다싶어 과감히 화장품가게를 접고 2011년 5월 16일에 안해와 함께 강소성 소주행을 택했다. 바로 그곳에서 그들은 일년동안 자수공방에 들어가 몸소 체험하면서 배웠다. 관건기술은 어깨너머로 꽤나 힘들게 배워냈다.

2012년 6월에는 관리방법과 자수기술을 터득해내여 홀로서기에 도전했다. 드디여 2012년 9월 1일에 그의 자수공예품매장이 연길시 공원가 번화거리에서 정식으로 개업했다.

《매장에 나오면 힘이 납니다. 자수공예는 이미 저의 삶이 되여버렸어요. 지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됩니까? 물감이 아닌 명주실로 그림을 그려가는 자수공예에 전 인생사활을 걸었습니다. 꼭 결과를 보고야 말겠습니다.》 허인봉은 자기가 하고있는 일에 대해 신심과 용기로 가득차 있었다. 이윽고 그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여났다.

그는 시장고찰이나 고객을 만나는 일과같은 특수경우를 제외하고는 온종일 가게에서 더좋은 작품의 탄생을 위해 정력을 몰붓고있다.



구여자수연길매장 일각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콤하다.

매장의 현황에 대해 묻자 허인봉씨는 얼굴을 붉히며 피식 웃어버렸다. 아직도 소주의 자수공예가 연변에서의 인기도가 낮기에 일정한 경영난에 봉착하고있단다. 개업초기에는 적자도 생겼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진 상태라며 이러한 상황은 미리부터 예견해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순풍에 돛단듯이 순조로운 일이 어디 있습니까? 고생을 해서 딴 과일만이 달콤하고 향기롭지요.》하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허인봉씨는 문득 서랍에서 메모책 하나를 꺼내 기자에게 보여주면서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메모책에는 자신을 고무격려하는 글들이 깨알처럼 박혀있었다. 힘들수록 포기하지 말며 마음을 가라앉혀야 한다는 내용들을 적은 글들이였다. 매일밤 잠들기전에 꼭 한번씩 읽고서야 눈을 붙인다는 허인봉씨, 힘들 때 이 글들을 읽고나면 다시 마음이 다잡혀지고 편안해진다고 한다.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콤하다》 붉은 만년필로 씌여진 글구가 눈안에 들어왔다. 그밑에 늘 힘들 때마다 옆에서 힘이 되여주는 안해와 함께 찍은 사진이 붙여져있다. 안해는 지금 먼나먼 소주에서 더 좋은 기술을 익히기 위하여 자수공방을 꾸려놓고 남편을 동조해준단다. 허인봉은 항상 힘내라고 자기를 격려해주는 안해에게 고마움을 표한다.《안해가 없었더라면 견지하기 힘들었을겁니다. 인생에 이렇게 훌륭한 안해를 만난것이 복이지요.》

안해의 든든한 지지와 이미 인생사활을 걸어버린 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몸에 지닌채 허인봉씨는 힘든 창업의 시간들을 용케 버텨왔다.

허인봉씨는 이젠 고객들이 선물도 많이는 돈보다 영원히 가치를 남길수 있는 물건으로 선택한다면서 조선족들의 심미관에 알맞는 그림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짬만 있으면 연변의 화가들을 찾아다닌단다. 화가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모으기도 하고 고객의 요구대로 그림을 부여해넣거나 색상도 바꿔주면서 고객들이 만족하는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있다.



열심히 새작품을 연구해가고있는 허인봉씨

허인봉씨에 따르면 요즘 가게를 찾는 고객들이 부쩍 늘고있다. 기자가 가게에 머무는 반나절사이에 가게를 다녀간 고객들이 10여명에 달했다. 고객들의 주문량도 부쩍 늘고있단다. 올해 음력설기간에 열곳의 주문을 받게 되여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구경하러 들어온 고객 김모는 《연변에도 자수공예품이 있어 참 신기합니다. 사진이나 풍경화보다 자수공예품을 방에 걸어놓으면 더욱 우아한 느낌이 들지요. 앞으로 자수공예품이 연변의 추세인것같애요.》라고 말하면서 목단꽃그림 한점을 사갔다.

취재도중 전화가 걸려왔는데 방금 다녀간 고객부부로부터 산수풍경화를 포장해달라는 부탁이였다. 전화를 받자마자 가게주인은 풍경화를 깨끗이 닦아서 정히 포장해놓았다.

때맞춰 문을 떼고 들어오는 한 로인, 허인봉씨는 환하게 웃으며 맞이한다. 주문했던 작품을 보여주자 고객은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사진이나 그림은 오래 지나면 퇴색하지만 누에실로 수놓은 자수는 오래동안 보존할수 있습니다. 표정 하나까지도 잘 살려주어 아주 생동합니다.》며 로인은 만족해한다

또 다른 한 고객이 가게로 들어온다. 이어 허인봉씨의 자상한 설명이 또다시 시작된다.《이 그림은 가을풍경인데 풍작을 뜻합니다. 물고기는 해마다 풍요롭다는 의미가 부여되고 목단은 부귀영화를 뜻하고…》

허인봉씨는 고객이 없는 여가를 타서는 작품창작에 몰두한다. 향후 연변의 현실과 련관시켜 웨딩사진, 가족사진, 아이돐사진과 같은 작품들을 대거 내놓을 타산이다,

허인봉씨가 인생사활을 내건 자수공예, 연변의 첫 수랑—소주의 자수가 허인봉부부의 동조와 노력으로 하루속히 연변에 뿌리내릴 그날을 기대해본다.

편집/기자: [ 리전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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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의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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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대단하십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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