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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안경 몰카' 앞에선 1600만원짜리 탐지기도 무용지물

[기타] | 발행시간: 2015.08.26일 11:20
‘워터파크 몰카’ 사건의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추가 영상을 추적하고 나섰지만 시민, 특히 여성들의 불안이 사라질 리 만무하다. 실제 일부 온라인커뮤니티사이트에는 공중화장실, 모텔 등 숙박업소, 지하철, 사무실 등지에서 찍은 여성들의 신체부위가 적나라하게 올라와 있다. 이뿐일까. 최근에는 가정집에서 가족의 나체를 찍어 타인과 공유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 어디에서도 몰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무차별로 행해지는 몰카의 습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구매하는 여성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8월18일 A종합전자상가를 찾아 몰카탐지기가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알아봤다.



몰래카메라. /사진제공=경기경찰청 제2청



자동차 리모컨형 몰래카메라. /사진제공=서울본부세관

◆천차만별 “중저가도 괜찮아”

‘몰카·도청 탐지기, 위치추적기, 도박장비, 성인용품’…. 전자상가 곳곳에는 이 같은 물건들이 빼곡히 적힌 푯말이 놓여 있었다.

“사장님, 몰카탐지기 있어요?” 다행히(?) 합법적인 물건을 찾는 기자의 목소리에 상가 1층 귀퉁이에서 나온 가게 주인이 좁은 상점 안으로 안내했다. 그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기자가 한 질문을 똑같이 되물었다.

불과 1분쯤 흘렀을까. 한 남성(이하 A씨)이 나타나 신분을 묻더니 고객이라고 판단했는지 자신의 가게로 이끌었다. 좁은 가게 안 한쪽 벽면에 갖가지 기기들이 쌓여있었다. 몰카탐지기는 왜 사냐고 물어 공중화장실이나 지하철에서의 몰카를 피하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그러자 A씨는 쌓여있던 기기들 중 상자 2개를 가리키며 “몰카탐지기도 종류가 다양한데 이 정도 수준에서 사면 된다”고 말했다. 그가 권한 제품은 10만~20만원대 제품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제품이었다.(온라인구매 시 최대 절반가량 저렴.)

그는 더 저렴한 기기는 없냐는 질문에 “인터넷에서 파는 싸구려제품(1만원대)은 장난감”이라며 구석에 놓여있는 은색 캐비닛을 가리켜 “1600만원짜리 제품도 있다”고 말했다.

A씨의 말대로 몰카탐지기는 최소 1만원대 제품부터 수억원에 이르기까지 그 값이 천차만별이다. 그는 “공중화장실이나 모텔처럼 규모가 좁은 공간에서는 10만~20만원대 제품으로도 웬만한 무선 몰래카메라는 다 찾아낼 수 있다”며 “(일반인의 경우) 굳이 비싼 제품을 사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A씨의 설명대로라면 가격의 차이는 탐지기의 정교함에 달렸다. 탐지기가 넓고 먼 곳에서도 몰래카메라를 발견할 수 있을 정도라면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는 “사무실이나 회의실, 20평대의 방에서는 최소 70만~80만원대 이상의 장비를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제품은 주로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과 기업 등지에서 사용한다. 단, 1만원대 저가 제품이 실제 몰카탐지기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지의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상가 내 다른 가게의 실정도 알아보기 위해 A씨 가게를 나섰다. 기자가 푯말을 보고 두리번거리며 지나자 “뭐 찾아요?”라는 물음이 날아들었다. 3곳을 더 둘러봤다. 동일한 제품이었지만 가격은 1만~2만원의 차이가 있었다.



◆숙박업소·화장실 “찾았다”

다시 A씨의 가게를 찾았다. 실제 구매를 통해 사용법을 배워보기로 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몰카탐지기는 카메라 렌즈를 ‘레이저’로 탐지하는 방법과 무선카메라의 ‘주파수’를 찾아 탐지하는 방법 두가지로 작동된다.

레이저로 렌즈를 찾는 방법은 간단하다. 기기를 눈에 갖다 대고 반대방향에서 레이저를 쏴 몰래카메라를 찾는 것으로 만약 핀홀카메라와 같은 작은 렌즈가 나타나면 불빛이 반짝이며 카메라의 유무를 알려준다.

무선주파수는 기기 간 무선신호를 감지하는 것으로 카메라를 탐지하는 방식이다. 최근 나오는 대다수의 제품이 이 방식을 채용한다. 카메라의 무선신호를 탐지했을 때 불빛과 함께 ‘삐’소리 혹은 진동으로 카메라의 유무를 드러낸다. 이 경우 안테나를 사용하면 보다 더 정밀한 탐지가 가능하다.

A씨는 무선주파수를 내보내는 기기를 꺼내 몰카탐지기의 성능을 보여줬다. 기자가 체험한 기기는 10만원 초중반대. 전원을 켜고도 아무 반응이 없던 탐지기는 무선주파수를 쏘자 불빛과 함께 ‘삐’소리를 냈다. 무선주파수를 끄면 다시 불빛도 꺼지고 소리도 멈췄다.

“공유기만 있으면 돼요. 숙박업소의 소파, 액자 뒤, 화장실 쓰레기통과 천장 등에 무선카메라(송신기)를 달아 놓고 모니터나 휴대폰(수신기) 등으로 촬영한 영상을 받아볼 수 있어요. 무선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탐지기가 울릴 수 있죠.” A씨는 펜션, 모텔 등의 숙박업소와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 탐지기를 사용하면 무선 몰래카메라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몰카탐지기.

◆안경·단추·볼펜 “탐지 못해”

하지만 희망은 거기까지였다. 최근 상대를 감쪽같이 속이기 위해 안경, 자동차 열쇠, 단추, 볼펜 등에 달린 카메라는 탐지기가 (주파수로)감지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안경, 단추? 이런 것은 못 잡아요. 이거 된다는 X들은 다 사기꾼이야.” A씨는 곳곳에 숨어있던 몰카 장비들을 꺼내 보여줬다. 안경테 중앙 혹은 테두리에 있는 조그마한 구멍, 자동차 키 옆에 나 있는 구멍, 단추를 이용한 구멍 등 초소형 카메라가 작은 물건들의 곳곳에 박혀 있다. 제품들을 꺼내고 영상을 찍어봤지만 몰카탐지기는 단 한번도 이들을 잡아내지 못했다. 1cm가량 아주 근접한 곳에 있어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그가 보유한 1600만원짜리 몰카탐지기도 이러한 유형의 몰카 앞에서는 무용지물에 가까웠다.

A씨는 “안경 몰카를 보면 테가 매우 두껍다”면서 “이러한 카메라들은 안에 SD카드를 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키, 단추, 볼펜, 구두 등을 이용한 몰카도 동일한 시스템이다.

그는 이러한 몰카를 감지해 내는 법은 ‘자세히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몰카는 멀리에서 찍으면 형태가 잘 안보여요. 좁쌀만 한 렌즈가 박혀 있기 때문에 멀어질수록 선명하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가까이에서 초점을 맞춰 영상(사진)을 찍게 돼요. 이때 주변에서 안경을 만지작거린다거나 발을 내민다거나 하는 등의 행동, 또 기기의 수상한 구멍 등을 주의 깊게 살피면 몰카를 예방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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