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사회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서울 조선족집의 양꼬치 맛을 보니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5.08.27일 10:56
빙글빙글 돌리고 쏙쏙 빼먹는 '북방의 맛' 양꼬치

왜 남의 ‘살’은 이리도 맛있는 걸까. 세계적인 추세인 채식 열풍에 솔깃하다가도 당장 점심 메뉴인 냉면에도 소고기 육수가 들어가 있는 세상이다. 그렇다. 완벽한 채식은 힘들다.

직장인들의 저녁 회식은 또 어떤가. 삼겹살에 소곱창, 족발을 먹고서도 2차로 찾은 맥주집에서는 ‘치느님’이 나를 유혹한다. 하지만 요즘 ‘맛’을 좀 안다는 사람들은 골목 어디선가 자리잡은 양꼬치 집으로 몰린다.

누린내 나고 질긴 양고기는 이제 잊어라. 을미(乙未)년 ‘양의 해’인 2015년을 맞아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서울의 양꼬치 골목을 다녀왔다.

양꼬치와 잘 어울리는 칭따오 맥주.(사진제공=윌로이 커뮤니케이션)

◇당신의 숯불은 수동인가요?자동인가요?

처음 양꼬치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중국 출장에서 길거리 음식으로 먹었던 ‘역한 고기’는 어느 새 잡냄새가 사라진 ‘맛있는 고기’로 내 눈앞에서 빙글 빙글 돌고 있었다.

소란스런 먹자 골목 뒤쪽의 허름한 곳에 자리잡은 이 곳은 연변 사투리를 쓰는 사장님이 직접 서빙을 하는 곳이었다. 고기를 주문하자 먼저 소금이 짭쪼롬하게 묻혀진 땅콩과 기본 반찬인 짜사이가 제공됐다. 여기까지는 평범했다.

쇠로 된 꼬챙이의 끝부분이 톱니로 되어 있어 의아했던 한 순간이 지나자 신세계가 펼쳐졌다. 숯불이 제공된 후 불판에 연결된 구멍에 꼬챙이를 얹기만 하면 빙글빙글 자동으로 돌아가며 고기가 익었다.

보는 재미도 재미였지만 ‘잡냄새=양고기’라는 인식이 바뀔 정도로 쫄깃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그 이후 양꼬치 전도사가 됐지만 주변인들은 모두 나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후 서울 대부분의 먹자 골목에는 양꼬치 전문점이 들어서 있다.

한국에 일하러 온 중국인들이 많은 동네에만 국한되어 있던 양고기 전문점이 즐비한 거리도 시내 곳곳에 생겼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영등포다. 대림동에 즐비한 양꼬치집은 그만큼 중국인과 조선족들이 많이 살고 있음을 대변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곳의 아성을 위협하는 ‘건대 양꼬치 골목’이 큰 인기다.

젊은 이들이 몰리는 건대 로데오 거리에 하나 둘 문을 연 이곳은 밤만 되면 불야성을 이룬다. 찾는 사람이 많아 줄을 설 각오를 해야 한다.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가게 만큼이나 숯불의 종류도 자동에서 수동으로 바뀌는 등 다양한 버전으로 발전되고 있다.

아무래도 시설비가 들어가는 자동 불판은 점점 사라지는 반면, 수동으로 뒤집어 줘야 하는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종로에 위치한 한 양꼬치 전문점 직원은 “저절로 돌아가는 건 남자들이, 직접 구워야 하는건 여성들이 좋아한다. 아무래도 귀찮은걸 싫어하는 남자들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셈”이라고 귀뜸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건대 양꼬치구이 거리에는 이국적인 간판들이 양고기를 사랑하는 마니아의 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다. (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 양꼬치는 비린내가 난다?

양(羊)은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사랑받는 음식 재료다. 실제로 양고기는 다른 육류보다 기름이 적고 단백질 함유량이 높아 스태미너 식이라 할 수 있다.

양꼬치는 중국 음식이지만 여느 중국 요리와는 출발부터 다르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전통음식이 바로 양꼬치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북방의 음식이 대륙을 점령한 후 한반도 한국인의 입맛까지 정복하고 있는 셈이다.

겉은 그럴듯하지만 속은 전혀 딴판이라는 의미의 중국 고사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양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은 예부터 양고기가 다른 육류에 비해 귀했음을 보여준다.

특유의 누린내 때문에 국내 식탁에선 찬밥 신세였지만 요즘에는 젊은 층은 물론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양고기 수입량은 7189t으로 전년에 비해 40% 가까이 늘었고 올 상반기에만 2214t이 들어왔다. 대부분이 호주·뉴질랜드산으로 저칼로리·저지방·고단백이어서 양기 부족, 다이어트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있다.

‘본초강목’, ‘동의보감’등에 따르면 양고기는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하게 해주며, 오장을 보호하며 어지럼증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 또한 당뇨, 주독(酒毒) 및 독성해소, 이뇨, 피부미용, 피로회복, 골다공증에도 효능이 있다고 한다.

양고기 색은 소고기보다 엷으나 돼지고기보다는 더 붉은 빛을 띤다. 근섬유는 가늘고 조직이 약하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된다. 양고기의 특유한 향을 약화시키기 위하여 조리할 때, 민트(박하)나 허브를 많이 사용한다.

또한 냄새를 없애는 데 생강, 마늘, 파, 후춧가루, 카레가루, 포도주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마늘은 양고기의 특이한 냄새를 제거해 준다. 양고기를 제대로 다루는 매장일 수록 함께 구워 먹을 수 있는 통마늘을 제공하는 점을 기억하자.


◇ 양꼬치 맛있게 먹는 법은?

한 배우가 개그로 승화시킨 ‘양꼬치와 칭따오’로 인해 한국에서 양꼬치에 어울리는 술은 중국 칭따오 맥주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

실제로 양꼬치를 파는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칭따오를 팔고 있었다.

서울 중구의 명동의 양꼬치집 관계자는 “개그 프로그램의 인기로 인해 칭따오 맥주의 판매율이 급증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3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말하면서 “과거에는 잘 접하지 못한 맥주에서 호기심에 한 두병 시켰다면 이제는 술자리 마지막까지 나가는 편이다. 양꼬치의 대중화와 더불어 최고의 수혜주인셈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음식점에서 만난 회사원 김시내(35)씨는 “순하고 부드럽기도 하지만 양꼬치와 묘하게 잘 어울린다”며 예찬론을 펼쳤다.

김씨는 “중국 최초의 맥주라 불리는 하얼빈 맥주나 옌징맥주 같은, 시중에서 접하기 힘든 중국 맥주를 파는 식당들이 많아서 양꼬치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미소지었다.

양꼬치에는 향신료인 ‘쯔란’(미나릿과 식물인 커민의 씨앗)을 찍어 먹어야 한다. 쯔란에서는 카레 향과 비슷한, 달고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중국식 양꼬치집에서는 쯔란과 고춧가루를 섞어 꼬치 전체에 발라 굽거나, 손님들에게 고기를 찍어 먹는 용도로 제공한다.

중국식 탕수육 ‘꿔바로우’는 쫄깃하고 새콤달콤한 맛으로 양꼬치와 더불어 함께 주문하는 인기 메뉴다.

여기에 옥수수 국수는 후식으로 면을 찾는 한국인들의 식성을 저격한 ‘히든 메뉴’다.

옥수수로 만들어 노란색을 띄는 면은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양꼬치를 먹다 느끼해질 타이밍에 옥수수국수를 먹으면 느끼함이 싹 사라져 양꼬치를 추가 주문 할 수도 있으니 주의 할 것.

브릿지경제 이희승 기자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64%
10대 0%
20대 8%
30대 32%
40대 25%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36%
10대 0%
20대 4%
30대 23%
40대 8%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가수겸 배우 남규리(39) 3인조 걸그룹 씨야 출신의 가수겸 배우 남규리(39)가 여배우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했었다고 고백하면서 발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심지어 어떤 여배우는 운전이 필요할 때만 자신을 불렀다고 폭로했다. 남규리는 지난 4월 16일(화) 방송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연극배우 주선옥, 연습 중 쓰러져 뇌사…장기기증으로 3명에 새 생명

연극배우 주선옥, 연습 중 쓰러져 뇌사…장기기증으로 3명에 새 생명

연극배우 주선옥, 연습 중 쓰러져 뇌사…장기기증으로 3명에 새 생명[연합뉴스] 연극 연습 도중 쓰러진 연극배우 주선옥(38)이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18일 유족 등에 따르면 주선옥은 지난 4일 연극 연습 중 뇌출혈 증세로 갑작스럽게 쓰

"역시 소문난 의리남" 이수근, 후배들 위해 '개그콘서트' 출격 방송 언제?

"역시 소문난 의리남" 이수근, 후배들 위해 '개그콘서트' 출격 방송 언제?

사진=나남뉴스 개그맨 대선배 이수근이 후배들을 위해 '개그콘서트' 지원사격에 나선다. 최근 이수근은 KBS2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녹화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촬영은 개그맨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훈훈함을 더했다.

"그때 그 월드컵 응원女" 오초희, '♥변호사' 결혼 발표 깜짝 근황

"그때 그 월드컵 응원女" 오초희, '♥변호사' 결혼 발표 깜짝 근황

사진=나남뉴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 국기가 그려진 원피스를 입어 유명세를 탄 오초희가 결혼 소식을 알렸다. 이날 18일 배우 오초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예비 신랑과 찍은 사진 여러 장을 공개하며 애정 어린 장문의 게시글을 게재했다.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