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이번에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과도한 보수 체계를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미국 기업 CEO들이 어마어마한 돈을 버는데, 이는 완전히 우스운 것”이라며 “하지만 자유기업 제도 하에서는 (이걸 바꾸기 위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를 예로 들면서 “경영자가 자기 친구들을 모두 이사회에 앉혀놨기 때문에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며 “그게 우리의 현재 기업 시스템이고, 이는 수치스럽고 불명예스러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메이시스는 지난 7월 트럼프의 멕시코 이민자 비하 발언이 논란이 되자 항의의 뜻으로 그와의 ‘절교’를 선언한 곳이다.
트럼프는 또 앞으로 3주 안에 조세 관련 공약을 공개할 것이라면서 “전반적으로는 중산층 감세에 초점이 맞춰지겠지만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세금을 더 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 자신도 억만장자 기업가인 트럼프가 CEO나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높은 임금을 비판한 것이 처음은 아니라면서 이민자 등 다른 이슈에 대해 강경 보수 입장을 보여온 그가 유독 경제 이슈에서만큼은 ‘포퓰리스트’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는 최근 당내 경선 후보 가운데 최대 경쟁자로 떠오른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에 대해 “난 이 나라의 협상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벤은 그렇지 못하다”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카슨에 대해 독설을 퍼붓자 카슨이 점잖게 받아친 것을 의식한 듯 인터뷰 말미에 자청해서 “벤은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운 뒤 “하지만 그는 협상가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의 부귀영화를 다시 가져올 순 없다”고 덧붙였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