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KFC 매장.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외자기업으로 평가받는 얌브랜드(百胜餐饮)그룹이 중국 내 실적이 악화되자, 중국사업부를 분사해 변화하는 중국 외식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키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얌브랜드는 지난 20일, 자사의 중국 사업부를 별도의 공개기업인 얌 차이나로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얌 브랜드 그랙 크리드(Greg Creed) CEO는 "지난 1년간 경영진과 이사회가 사업에 대해 냉정하고 엄격한 평가를 거친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KFC와 피자헛, 타코벨 등 유명 외식 브랜드의 모기업인 얌브랜드는 1987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중국에서만 모두 6천9백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KFC는 중국에서만 4천9백여개의 매장을 보유해 중국 내 최대 외자 프렌차이즈이다.
얌브랜드는 2011년만 해도 중국에서만 전세계 영업수입의 44%에 해당하는 56억달러(6조3천672억원)의 수입을 올렸으며 순영업이익만 9억달러(1조원)을 넘었다. 이같은 실적은 얌 브랜드의 주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언론이 "KFC의 중국 내 육류공급업체가 유통기한이 지난 불량식자재를 공급했다"고 폭로한 후, 얌브랜드의 중국 실적은 악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수입은 69억달러(7조8천453억원)에 머물렀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 감소한 7억1천3백만달러(8천107억원)였다.
여기에 중국 내 경기둔화, 로컬업체와의 치열한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KFC는 올해 실적 증가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는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얌브랜드의 중국 사업부는 회사 전체 매출의 57%, 영업익의 54%를 책임지는 핵심 시장이지만 매출 급등락이 크다는 점이 경영 리스크로 작용해왔다"며 "이번 분사 조치는 경영 안정성을 제고하고 메뉴 개선 등 현지화에 더욱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얌브랜드 이사회에 합류한 키스 마이스터(Keith Meister) 코벡스 매니지먼트(Corvex Management) 설립자의 입김도 분사 결정에 크게 작용했다. 얌브랜드 지분의 5%를 보유한 그는 지난 5월 "중국 사업을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얌차이나는 분사 후 얌브랜드의 가맹점 형태로 운영되며 KFC, 피자헛, 타코벨 3개 브랜드의 중국 경영권을 단독으로 가지게 된다.
WSJ은 "얌브랜드의 이번 결정은 서방 기업들의 중국 시장 공략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모기업에서 분리된 얌차이나가 급변하는 중국 외식시장에 보다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