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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야구산택]오타니 쇼크, 무엇을 말하는가

[기타] | 발행시간: 2015.11.09일 14:01

'오타니 쇼크'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7안타를 쳤지만 득점타를 터트리지 못했고 마운드가 일본 타선을 막는데 실패하면서 0-5로 무릎을 꿇었다. 2006년 WBC 1회 대회 4강전에서 0-6으로 패한 이후 9년만에 굴욕적인 대일본전 영봉패를 당했다.

한 마디로 한국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다. 특히 일본의 선발 오타니 쇼헤이에게 6회까지 10개의 삼진을 당하며 단 2안타로 묶인 것이 뼈아팠다. 오타니의 161km짜리 볼을 던져 한국 최고의 교타자 김현수를 삼진으로 몰아갔다. 최고 147km자리 슬라이더성 포크볼은 한국타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숙적 일본의 에이스에게 철저하게 당했다.

한국이 일본의 투수들에게 철저하게 당한 것은 흔지 않았다. WBC 1회 대회 4강전에서 일본 선발 우에하라 고지에게 7회까지 단 3안타 무득점으로 영봉을 당한 이후 처음이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일본이 자랑하는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쓰러뜨렸고 2009년 WBC 2회 대회 2라운드 2차전에서 만난 다르빗슈 류(니혼햄-텍사스)도 5이닝동안 4안타 1볼넷으로 3득점(3자책)으로 공략해 패배를 안긴 한국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속수무책이었다. 150km대 후반의 빠른볼과 빠른 포크볼에 제구력까지 겸비해 압박해오는 오타니를 공략하지 못했다. 5회 박병호의 빗맞은 2루타와 손아섭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오히려 오타니의 위력만 재확인하는 장면이 되고 말았다. 허경민이 위력적인 빠른 볼에 번트실패후 내리 세 타자가 삼진을 당했다.

오타니는 일본의 에이스다웠다. 193cm의 훤칠한 키에 침착하면서도 진지한 얼굴표정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삿포로돔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오타니를 선발투수로 일찌감치 결정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 홈팬들이자 일본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한국타선을 압도했다. 이날 한국과의 개막전 시청률은 19%였다. 일본언론들은 세계에 일본의 에이스를 알렸다고 찬사를 보냈다.

오타니는 고교 3학년 시절인 지난 2012년 한국을 찾았다.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U-18)에 참가했다. 그때도 오타니는 고시엔 예선대회에서 160km짜리 볼을 뿌려 주목을 끌었던 선수였다. 그러나 일본을 결승으로 이끌지 못했다. 한국과의 5-6위 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동안 2안타만 맞고 12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그러나 6사사구가 빌미가 되면서 2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받았던 인상은 볼만 빨랐을 뿐 제구력과 변화구가 그다지 훌륭하지 못했다. 고교시절도 탈삼진도 많았지만 볼넷이 많은게 약점이었다. 투구폼이 흔들리고 지구력이 부족했다. 오히려 타격에서 더욱 재능이 빛났던 선수였다. 그러나 니혼햄에 입단해 3년만에 일본을 대표하는 괴물 에이스로 성장했다.

2013년 첫 해는 3승에 그쳤지만 2014년 11승을 따냈고 올해는 15승까지 승수를 끌어올렸다. 입단 초기부터 니혼햄의 각별한 조련을 받았고 특유의 성실함과 열정까지 더해져 급성장했다. 프로 초반에 비해 폼에 리듬감과 안정감이 생겼고 체중도 90kg까지 끌어올리며 힘까지 붙었다. 사사구는 2013년 9이닝당 5.98개에서 2.74개로 줄였다. 160⅔이닝에 그쳐 사와무라상이 요구하는 200이닝 체력을 키우는 것이 숙제이기는 하다.

더욱이 타자까지 겸업하면서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첫 해 204타석에 들어서 2할3푼8리, 3홈런, 20타점을 기록하며 외야수로 올스타 팬투표에 선정되었다. 2014년은 234타석 2할7푼4리, 10홈런, 31타점을 기록했다. 투수 10승 타자 1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는 118타석에 들어서 2할2푼, 5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타자보다는 투수에 전념하라는 주변의 권고에도 꿋꿋이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말 그대로 괴물의 모습이었다.

오타니는 3년 만에 성인 대표팀의 에이스로 성장해 다시 만난 한국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한국을 압도한 그의 구위 뿐만 아니었다. 한국은 왜 오타니 같은 투수들을 배출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질문까지 함께 던졌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주역들인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을 배출했지만 이들의 뒤를 잇는 젊은 얼굴들을 발굴하지 못했다. 이것은 아마야구의 불편한 현실, 프로구단의 육성시스템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뼈아픈 쇼크였다. 다시한번 한국야구의 밑바탕과 시스템을 생각하게 만든 메시지이기도 했다. /OSEN 야구부장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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