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CTV는 "둥관의 공장 곳곳에서 '공장 임대 모집'이라는 현수막을 찾아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려온 광둥성(广东省) 둥관시(东莞市)의 대다수 제조업체가 인건비 급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일부 업체는 인간 노동 대신 로봇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중국중앙방송(CCTV)의 경제 프로그램 '경제 30분(经济半小时)'은 "풍부한 인력자원 우세를 바탕으로 한 대외가공무역으로 호황을 누려오던 둥관시가 인건비 급등, 경제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며 둥관시의 현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둥관시는 지난 2014년부터 중국 정부의 경제 구조조정 여파로 문을 닫는 공장들이 점차 늘어났고 이로 인해 일하던 직원들 역시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추세는 점차 둥관 전체로 확산됐다.
둥관의 한 가공공장단지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류(刘)모 씨는 "이전에만 해도 퇴근시간이 되면 공장에서 나온 직원들로 거리가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현재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장사가 안 돼 나 역시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지난 6일 둥관 현지를 찾은 CCTV 기자는 "류 씨의 가게 인근의 공장에는 하나같이 '공장 임대 모집(厂房招租)'이라는 플래카드,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으며 거리 양쪽의 길거리 상점들 모두 문이 닫혀 있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CCTV는 둥관 제조업이 이렇게 된 원인으로 인건비 급등을 꼽았다. 둥관에서 직원 400명 규모의 전자공장을 운영해 온 천(陈)모 씨는 "지난 2013년과 비교해보면 2년 사이에 직원 1명당 드는 인건비가 2배 이상 올랐다"며 "이전에는 일선급 직원 1명을 고용하는데 2천위안(36만원)이면 충분했지만 현재는 최소 4천5백위안(81만원)이 든다"고 말했다.
둥관시 정부는 이미 최저임금 기준을 기존의 1천310위안(23만7천원)에서 1천510위안(27만3천원)으로 올린 상태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둥관시 공장은 급등한 인건비를 대체하기 위해 노동생산을 인간 대신 로봇으로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둥관시 관련 부문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로봇 교환' 프로젝트 지원자금을 신청한 곳은 총 759곳으로 새로 추가되는 로봇이 2만6천대에 달한다. 이대로 로봇 생산설비가 지원되면 4만5천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하지 않아도 되는 반면 노동생산 효과는 현재의 65.25% 가량 제고된다.
천 씨는 "로봇공장에 문의한 결과, 만약 로봇을 공장 생산라인에 배치하면 현재 생산라인에 배치된 직원 300명을 150명으로 줄일 수 있어 로봇 구입비를 포함하더라도 1년에 900만위안(16억2천만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CCTV는 "'세계의 공장'으로 불려온 둥관의 위기는 주문자생산방식(OEM) 기업이 브랜드와 기술을 갖추지 못했을 때 생기는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인건비가 오르고 해외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중국 제조업'의 미래는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으며 이제는 산업구조와 노동력 구조 모두 업그레이드하고 혁신을 통한 기업의 핵심경쟁력을 제고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온바오 박장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