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미국 LA한인타운 한인 식당가에 중국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다. 한류 인기와 함께 한식 매력에 푹 빠진 중국계 고객들이 한인타운으로 몰리면서 메뉴와 간판에 중국어를 추가하는 한식당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농단, 미스터보쌈 등은 최근 중국어 메뉴판을 도입했다. 설렁탕, 수육, 갈비찜 등을 판매하는 선농단의 경우 한글과 영문 메뉴판 이외 중국어로만 된 메뉴를 따로 제작한 것이다. 최근 들어 중국계 고객이 증가하면서 종업원과 고객 사이에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자 준비한 대안이다.
메뉴 작성은 고객들과 친밀한 스킨십을 통해 제작됐다. 식당을 찾는 단골 중국인 고객들에게 음식에 대한 소감을 물으며 직접 완성한 메뉴판이다. 몇 번의 오타도 발견돼 여러 번 수정을 거쳐 최종 완성됐다.
선농단 새라 김 매니저는 "지금 메뉴는 5번의 작업을 거쳐 완성된 메뉴다. 처음에는 소셜미디어에 소개된 메뉴만 찾던 중국 고객들이 이제는 메뉴만 보고 알아서 척척 주문한다"며 "메뉴판 작성 후 매출도 늘었다"고 귀띔했다.
양지설렁탕과 예림은 식당 간판에 '양지감자탕'과 '예림바비큐'를 중국어로 따로 표기했다. 간판만 보고도 중국계 고객이 보고 쉽게 찾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종류가 많은 한식 메뉴 특성상 중국어로 알기 쉽게 보쌈 혹은 육류 부위를 적어 고객이 원하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메뉴를 중국어로 제작하는 한식당이 증가하면서 고객들의 반응도 좋아졌다. 양지설렁탕을 찾은 한 중국인 고객은 "예전에는 옐프(Yelp) 등에 의존해 음식사진을 보여주며 주문했지만 이제는 중국어로 표기되어 있어 편리하게 주문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아예 중국어 소통이 가능한 직원을 채용하기도 한다. 미스터 보쌈의 카일 강 매니저는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채용해 중국인과 불편함 없이 소통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눈에 띄는 수익증대 효과는 없지만 많은 중국계 잠정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커뮤니티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중국어 간판이나 메뉴판 제작은 갈수록 증가할 전망이다. 식당을 중심으로 중국어 간판 제작을 의뢰하는 업소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이성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