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엔케이 ㅣ 이상용 기자] 산세(山勢)가 험해 외부인 접근이 어려운 평안북도 향산군 묘향산 근처 지하에 핵(核) 시설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위(自衛)를 위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해 온 김일성의 지시로 1980년대 이미 관련 설비를 완비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향산군 모처에 원래 김일성 사냥터가 있었는데 70년대 말에 사냥터가 없어지고 지하 시설이 건설됐다”면서 “이곳에 평안북도 태천발전소에 동원됐던 2개 여단이 동원돼 갱도를 만들어 핵 저장고를 건설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근처 지하에 소형 핵발전소도 건설돼 생산된 핵물질을 바로 저장고로 운송할 수 있게 했다”면서 “저장고와 통로에는 핵물질이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함경남도 단천시 검덕광산에서 생산되는 (아)연을 아주 두텁게 발라 놓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1980년대 당시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 시설이 운영됐다면 이곳에 핵무기도 어느 정도 쌓여 있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보면 영변 핵시설은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폭파시켜도 북한 입장에서는 아무 상관없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향산군이 핵 저장고로 선정된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지리적 이점을 꼽았다. 향산군 묘향산에서는 비로봉(1909m), 원만봉(1795m), 향로봉(1599m), 오선봉(1365m) 등이 있어 비교적 높은 산지를 이루기 때문에 은폐, 엄폐가 용이하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산세가 험해 외부의 폭격이 절대 이루어 질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봉우리들이 워낙 많고 지형지물을 제대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것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일반 주민들이 이 근처에 절대 접근하지 못하게 만들어 놓는 등 철통보안통제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곳에 일하는 사람들도 외부와의 철저히 고립돼 생활하게 되고 이들에 대한 식량 등의 지원은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이라고 소개했다.
소식통은 또 주변 주민들은 이 지역에서 핵무기가 제조되고 있는 사실은 전혀 모른다고 전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아는 주민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방사능 유출에 대한 가능성은 언제든 있지만 이에 대해 (당국은)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