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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같은 TV 화면… 韓·中·日, HDR 전쟁

[기타] | 발행시간: 2016.01.11일 03:09
[올해 대세는 HDR TV… 더 세밀하고 선명한 빛 표현 가능해져]

화소 수 놓고 경쟁하던 TV업계 - 이젠 풍부한 화질 구현에 집중

최고 속도 따지던 자동차가 승차감 경쟁으로 넘어간 셈

韓·日 이어 中도 HDR 선보여 - CES서 1000니트 밝기 TV 전시

"아직 韓·中 제품 차이 있지만 기술 면에서 턱밑까지 추격"

올해 세계 TV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HDR(High Dynamic Range·고다양성 범위)' 기술이다. 지난해 한국·일본 전자회사들이 선도적으로 선보인 데 이어 지난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6'에서는 한·일에 이어 중국 업체들까지 일제히 HDR TV를 들고나왔다.

HDR은 한마디로 말하면 실제 눈으로 보는 장면과 가장 흡사한 영상을 화면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화면이 얼마나 촘촘하고 세밀한지를 나타내는 해상도, 자연색을 얼마나 잘 표시하는지 보여주는 색 재현력 등과 함께 TV 화질을 결정하는 요소의 하나다. LG전자 TV 사업을 총괄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장인 권봉석 부사장은 "화질은 여러 요소를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며 "올해는 HDR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눈으로 본 모습에 더 가깝게

'고화질'로 촬영했다는 사진이나 영상도 TV나 모니터로 보면 실제 눈으로 보는 장면과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서해 바닷가의 해넘이(일몰) 풍경에 반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보면 화면 대부분이 시커멓게 나온다. 카메라·디스플레이가 빛이 부족한 부분은 그냥 어둡게 뭉뚱그려서 표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의 눈은 빛의 밝기가 약간만 달라도 예민하게 구분해 어둑어둑한 곳에서도 사물의 형태를 인식한다.



HDR 기술을 적용한 TV 화면(오른쪽)과 일반 화면을 비교한 모습. HDR 기술은 눈으로 보는 장면과 비슷하게 생생한 화질을 구현한다. /LG디스플레이 제공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에는 'HDR 촬영' 기능이 들어 있다. 같은 장면을 자동으로 밝기만 바꿔 가며 여러 장 찍은 뒤 이를 합성해 최적의 사진을 만들어내는 기능이다. 이렇게 하면 한 장만 찍을 때보다 더 넓은 범위의 빛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HDR 기능을 켜서 바닷가 해넘이 사진을 찍으면 그냥 시커멓게 나왔던 바다에 파도가 치는 장면 같은 세부 요소(디테일)를 살릴 수 있다.

TV에서 HDR은 화면이 표현할 수 있는 빛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로 쓰인다. 인간이 보는 빛의 밝기는 '니트(nit)'라는 단위로 표현한다. 1㎡ 면적에 촛불 하나가 비추는 밝기가 1니트다. 예전 브라운관 TV 화면은 기술적 한계로 최대 100니트의 빛까지만 표현할 수 있었다. LCD(액정 화면) TV도 밝기가 수백 니트 수준이다. HDR은 이를 1000니트 이상까지 확대해 더 세밀한 표현을 가능하게 해준다. 브라운관 TV에서 밤하늘에 달과 별이 떠 있는 정도만 보였다면, HDR 화면에선 달무리가 지고 구름이 흐르는 모습도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

◇TV 화질 경쟁 '양'에서 '질'로



HDR 기술이 주목받는 것은 TV 화질 경쟁의 양상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주로 화면 해상도를 놓고 경쟁을 하다가 이제는 표현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최고 속도를 따지던 경쟁이 점점 같은 속도로 달리더라도 얼마나 승차감이 안락한지를 보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지금까지 TV 화질 경쟁은 주로 화소(畵素·pixel) 수 싸움이었다. 화소는 화면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다. TV 화면을 눈금이 아주 미세한 모눈종이라고 칠 때 모눈 하나하나가 화소다. 같은 크기 화면에서 화소 수가 적으면 화소 하나하나의 크기가 커져서 마치 모자이크 처리를 한 것처럼 화질이 떨어진다. 반대로 작은 화소를 촘촘히 배치하면 화질이 선명해진다. 그래서 '인치당 화소 수(pixel per inch·ppi)'라는 단위가 화질을 가늠하는 주요 기준이었다. 단위 면적 안에 화소가 몇 개나 있는지가 중요했던 것이다. HD(고화질), UHD(초고화질) 같은 제품이 바로 화소 수가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낸다.

그러나 화소 수 경쟁은 최근 주춤하고 있다. 요즘 나오는 TV는 대부분 LCD를 사용한다. LCD는 디스플레이 뒤에 있는 별도의 광원(光源)이 빛을 쏴서 각 화소가 색을 내는 방식이다. 화소가 늘어나면 각 화소의 적정 색상을 내도록 쏴주는 빛도 강해야 한다. 하지만 전력 소비량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무작정 화소 수를 올리기 어렵다. 이 때문에 TV 업체들은 같은 화소에서도 더욱 풍부한 화면을 보여줄 수 있는 HDR 기술에 주목하게 됐다. 경쟁의 양상이 양에서 질로 변한 것이다. 이 기술은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소형 광원들을 정밀하게 제어하거나 소재를 다양화하는 식으로 구현한다.

◇한·일 이어 중국도 HDR TV 대거 선보여

한국 삼성전자·LG전자, 일본 소니·파나소닉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15'에 이어 올해 CES에서도 신제품 HDR TV를 대거 선보였다. 올해 CES에서는 중국 업체들도 전면적으로 가세하며 HDR 대중화 시대를 예고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 전시 부스 입구부터 HDR TV를 활용해 만든 대형 구조물을 설치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초고화질(UHD) TV 44대, LG전자는 올레드(OLED·유기 발광다이오드) TV 112대를 사용했다. 특히 LG전자는 지금까지 값비싼 올레드 TV에만 적용했던 HDR 기술을 올해부터 일부 LCD TV로도 확대하기로 했다. 본격적인 대중화를 시작한다는 의미다. 소니와 파나소닉도 신제품 HDR TV를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16’에서 HDR(고다양성 범위) 기술을 적용한 TV 44대로 대형 조형물을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올해 CES에서는 한국·중국·일본의 주요 TV 제조사들이 HDR 기능이 들어간 신제품을 전시했다. /삼성전자 제공

중국 업체들도 가세했다. 하이센스가 전시한 HDR TV 옆에는 이 제품이 '올레드 HDR TV'보다 명암비나 색 재현력이 우수하다고 주장하는 안내판이 놓여 있었다. 하이센스는 CES 개막 하루 전 가진 언론 발표회에서는 HDR 모델을 포함한 '샤프(Sharp)' 브랜드 TV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이센스는 지난해 2370만달러(약 283억원)를 주고 일본 샤프의 멕시코 TV 공장을 인수하고 북미 지역에서 샤프 상표 사용권을 확보했다.

TCL 역시 삼성전자가 선보인 것과 같은 1000니트 밝기의 HDR TV를 전시했다. 창훙·콩카 등 다른 중국 TV 업체들도 일제히 HDR TV를 전시장 전면에 배치했다.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같은 HDR이라 해도 중국 제품과 국내 기업 제품의 화질은 아직 차이가 있다"면서도 "중국이 기술 면에서 상당히 가깝게 따라온 상태여서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HDR(High Dynamic Range·고다양성 범위)

사람이 눈으로 보는 실제 풍경과 흡사하게 다채로운 범위의 명암을 세밀하게 분석해 보여주는 기술.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밝은 부분은 더 밝게 표현한다. TV 화질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다.



[채민기 기자 chaepline@chosun.com]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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