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 브루클린 광장에서 열린 화교들의 집단시위 현장.
화교 출신의 뉴욕 경찰관이 오발 사격으로 흑인 청년을 쏴 죽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자, 미국 내 화교들이 집단으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베이징청년보(北京青年报) 등 중국 주요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낮부터 저녁까지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비롯해 뉴욕, 로스앤젤레스, 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화교 수만명이 피터 량(28)의 유죄 판결과 관련해 집단으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 중 뉴욕 브루클린주의 캐드맨 플라자 광장에서는 만명이 넘는 화교가 모여 '사법공정', '희생양을 만들지 말라',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의외의 사고는 범죄가 아니다", "하나의 비극이 두 명의 피해자를 만들었을 뿐" 등의 구호를 외치며 피터 량의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 피터 량.
이번 항의시위를 촉발시킨 사건은 지난해 11월 발생했다. 당시 경찰이 된 지 2년도 안 된 피터 량은 브루클린 주의 주택단지를 순찰하던 중 단지 내 소음에 놀라 순간적으로 총을 발사했고 총알은 벽을 맞고 튕겨 당시 여자친구와 함께 계단을 내려가던 흑인 아카이 걸리(Akai Gurley, 28)에게 맞았다. 걸리는 결국 사망했다.
당시 사건은 흑인들이 잇달아 백인 경관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으로 사망한 사건과 맞물려 전국적인 항의시위를 촉발시켰다.
뉴욕 브루클린 법원 대배심원단은 지난 11일 열린 피터 량에 대한 공판에서 '2급 살인' 혐의를 적용해 유죄를 선고했고 이에 따라 최고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했다.
이번 시위를 기획한 현지 화교단체 관계자들은 "지난해부터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들을 사살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긴장이 고조되자, 피터 량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라며 미국 현지 사법부문을 비난했다.
항의시위 외에도 화교단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피터 량 사건을 백악관에 청원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했고 현재까지 서명인원은 12만4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