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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제작자 소성진 대표 “여자친구는 섹시한 콘셉트로 영원히 가지 않을 거다”

[기타] | 발행시간: 2016.03.11일 09:07
아이즈 ize 글 황효진 | 인터뷰 강명석, 황효진

[수많은 걸 그룹 중 하나,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름도 낯선 중소기획사 출신. 그러나 여자친구는 데뷔한 지 약 1년 만에 가장 먼저 정상의 깃발을 뽑은 걸 그룹이 되었다. ‘유리구슬’부터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까지, 건강하면서도 청순한 이미지를 차근차근 쌓아온 이들의 모습은 지금의 성공이 결코 우연히 얻어진 것이 아님을 짐작게 한다. 모두 대형기획사가 아니면 힘들다고 말했던 시장에서 여자친구는 어떻게 무사히 살아남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을까. 이들을 제작한 쏘스뮤직의 소성진 대표를 만나 물었다. 그는 “이렇게 인터뷰하기가 너무 부끄럽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요즘 기분이 어떤가. 여자친구가 음악방송 1위 트로피만 15개를 탄 상황인데. (웃음)

소성진: 이 정도의 반응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오늘부터 우리는’까지는 팬덤도 모으고 조금씩 올라가는 단계라고 생각해서 잘되고 안되고를 떠나 마음이 조금 편한 건 있었거든. 그런데 이번에는 궤도에 올라야 하는 콘텐츠여서 내기 전에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있어서 모두 행복한 동시에 감사해하고 있다. 컴백 타이밍이 잘 맞은 것 같기도 하고.

‘오늘부터 우리는’ 무대에서 멤버들이 넘어지는 일명 ‘꽈당’ 영상으로 화제를 모은 뒤라, 부담감도 컸을 것 같다.

소성진: 그 일은 우연하게 우리한테 딱 떨어진 복이다. ‘오늘부터 우리는’을 처음 냈을 때 음원 성적이 10위권 안에 바로 들고 이런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여자친구라는 콘텐츠 자체는 대중들에게 계속 어필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성적 여부를 떠나서 괜찮다고, 우리가 잘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그 일이 생기면서 전환점이 된 거다. 다만 그 일과 별개로 콘텐츠적인 측면에서 여자친구가 갈 길은 정해져 있었다고 본다. ‘꽈당’ 사건이 충분한 인지도를 얻을 때까지의 시간을 많이 단축해준 거지. 그리고 그 힘든 와중에도 끝까지 무대를 해준 멤버들이 너무 고마웠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시간을 달려서’는 요즘 대중적으로 유행하는 스타일의 곡은 아니다. 그런데도 대중적으로 매우 좋은 성적을 거뒀다.

소성진: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일단 앞서 이야기했듯 ‘꽈당’ 이후에 확실히 대중적 인지도가 많이 쌓였고, 개인적으로는 가사 때문에 이 노래가 좋았다. “시간을 달려서 어른이 될 수만 있다면 / 거친 세상 속에서 손을 잡아줄게” 이 부분이 너무 좋은 거다. 여성들이 굉장히 좋아할 수밖에 없는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이 있지 않나. 아내한테 들려줬더니 뭔가 울컥한다고 하면서 울더라. 직원들이 여성 팬덤을 만들어야 한다고, 결국 여성들이 좋아하지 않으면 길게 봤을 때 대중적으로는 알려져도 팬은 못 모은다고 이야기했었다. 여성 팬들을 많이 얻고 싶었기 때문에 ‘시간을 달려서’로 꼭 활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있다.

뮤직비디오에도 손편지라든가 곰인형 같은 아기자기한 디테일을 많이 심어놨더라.

소성진: 맞다. 예린이가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다가 떠나면 곰인형이 손을 흔드는 장면이 있는데, 나는 못 보겠더라. (웃음) 빼면 안 되겠냐고 했더니 직원들이 무조건 이건 들어가야 된다고 말했다. 콘텐츠를 보는 직원들의 눈이 나랑 좀 다른 게 있어서 균형이 잘 잡히는 것 같다.

‘유리구슬’부터 ‘시간을 달려서’까지 조금씩 성숙해지는 느낌은 있지만, 방향만큼은 일관성 있게 잡혀 있는 것 같다. 팀을 만들 때 장기적으로 어떤 기획을 했던 건가.

소성진: 나보다는 우리 직원들한테 공을 돌려야 하는 일이다. 처음 걸 그룹을 만들려고 할 때는 뚜렷한 정체성이나 세계관 없이 그냥 좋은 곡을 받아서 만들어야 되는 그룹의 그림이 나왔다. 그래서 어린 중학생, 고등학생 위주로 캐스팅을 하고 세팅한 게 여자친구다. 일단 팬덤을 모을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하는데 애들이 어리니까 섹시는 안 되고, 청순을 하는 게 좋은데 어떤 청순을 할 거냐, 그러다 각종 커뮤니티에 S.E.S.나 핑클, 소녀시대에 관한 예전 자료들이 올라오는 걸 보게 됐다. 거기에 대한 향수가 있었던 거지. 분명히 이 시장에 니즈가 있다는 판단이 섰고, 거기에 맞게끔 아이들을 트레이닝하기 시작했다.

이기, 용배와는 어떻게 작업을 하게 됐나. 여자친구의 세계관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중요한 프로듀서들인데.

소성진: 서치를 하다가 직원들이 이기, 용배라는 프로듀서들이 소녀 감성의 가사를 잘 쓰고 하니 미팅을 한번 해보자고 하더라. 따로 레퍼런스를 주지는 않고, 사무실에서 만나 애들을 보여줬다. 무슨 생각이 드냐고 물어봤더니 예전에 나왔던 청순 콘셉트 걸 그룹들의 어렸을 적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나온 곡이 ‘유리구슬’인데, 멜로디도 멜로디지만 가사가 굉장히 좋았다. 아이돌적인 분위기도 나고. 하지만 데뷔 전까지만 해도 불안했지. 당시만 해도 후크가 센 노래들이 많았으니까. 어쨌든 길게 보자, 그러고 시작했는데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던 것 같다.

음악이나 뮤직비디오, 전체적인 비주얼 등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이전까지 한국의 걸 그룹 세계에서는 소수 취향 같은 톤이었는데, 거기에 대한 걱정은 없었던 건가.

소성진: 있었지만, 뮤직비디오는 명확했다. 로케이션으로 찍자. 여자친구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걸 그룹은 세트에서 엄청 예쁜 비주얼로 뮤직비디오를 찍는 게 보통이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아무리 예쁘게 메이크업을 해도 신인이기 때문에 티가 날 것 같더라. 세트에서 찍으면 다른 팀들과 차별화도 딱히 안 될 것 같고. 게다가 음악 자체의 톤도 일본스러우니까, 뮤직비디오도 거기에 맞추려면 세트보다는 야외에서 찍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이게 여자친구의 색깔이 된 것 같아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딱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멤버들의 모습이 담겨 있기도 하고.

소성진: 그렇다. 이때가 아니면 언제 이런 모습을 보여주겠냐는 거다. 세트에서 찍으면 물론 훨씬 더 예쁘게 나오겠지만, 데뷔하고 3·4년 정도 지난 뒤와 같은 예쁜 얼굴을 처음부터 보여주기는 싫었다. 메이크업도 거의 하지 않고 흰 티셔츠에 흰 치마를 입은, 그러니까 원래 얘네가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볼살이 있더라도 그걸 좋아하는 시장이 있는 거니까.

안무도 칼군무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지 않나.

소성진: 보이 그룹은 칼군무를 했는데, 걸 그룹에는 그런 게 없었다. 인피니트나 틴탑 같은 팀도 칼군무로 확 뜬 케이스 아닌가. ‘유리구슬’ 안무가 생각보다 좀 힘들다. 걸 그룹이지만 군무를 잘 맞춰야 하니까 안무 선생님이 애들한테 거의 7개월 동안 춤을 무한반복 시켰다. 그러다 ‘오늘부터 우리는’의 퍼포먼스를 짤 때도 “어떻게 하지? 팀 색깔이 변하면 안 되는데?” 하다가 또 군무를 빡세게 짜게 되고. 뮤직비디오, 안무, 음악까지 우리 색깔로 점점 만들어지는 것 같아서 좋더라.

사실 걸 그룹이 방향성을 천천히 잡아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소성진: 그렇지만 무조건 그래야 된다고 본다. 예전에 비해 지금은 한 팀이 정점까지 올라가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진 것 같다. 우리도 잘돼서 좋기는 하지만, 콘텐츠로 소비되는 속도가 빠르다는 생각은 든다. 그럴 때 걸 그룹이 더 이상 할 게 없다,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섹시한 콘셉트를 해야 한다는 말도 하는데, 나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그건 팀의 색깔과 함께 생각해야 할 문제다. 여자친구는 아마 영원히 그쪽으로는 가지 않을 거다. 지금의 방향을 계속 잡아놓으면 길게 갈 수 있을 거고, 결국에는 팬들한테도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회사의 특성상 기획에 투입할 수 있는 자본이나 홍보 방법의 한계 때문에 고민도 있었을 것 같다.

소성진: ‘유리구슬’로 처음 나왔을 때 마케팅 포인트로 잡은 건 순수하고, 어리고, 건강하다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초반에는 소녀시대를 벤치마킹한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사실 소녀시대 같은 훌륭한 걸 그룹들이 있었기에 여자친구가 나올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세대들이 보고 자란 아이돌은 SM 엔터테인먼트, YG 엔터테인먼트, JYP 엔터테인먼트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제일 잘된 아이돌들이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거고, 현재 아이돌을 소비하는 층에서 거기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여자친구를 보고 소녀시대를 떠올리는 반응이 나올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내 입장에서는 솔직히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슈가 되면서 데뷔 직후에 과분한 관심을 받은 것도 있고, 배운 것으로부터 출발해서 우리 색깔을 만들어가는 거니까.

이름에 관한 이슈도 만만치 않았다.

소성진: ‘촌스럽게 여자친구가 뭐냐’ 그런 반응들이 많았다. 일단 회사가 유명하지 않으니까 한글이름으로 쉽게 짓고 싶었고, 네 글자 이름의 팀들이 잘되는 것 같아서 글자 수를 맞춘 것도 있었다. (웃음) 예전에는 연예인에게 팬들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문화였다면, 이제는 다들 연예인을 너무 쉽게 자주 본다. 신비주의를 고수할 필요가 없다. 방송에서는 물론 연예인스럽게 하지만, 조금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팀이 훨씬 더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있었다. 애들 자체의 성향도 정말 그렇고.

예능 출연도 그런 방향을 고려해서 적재적소에 했다고 보는데.

소성진: 우리는 팀을 알리면서 예능도 바로 했는데 SBS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도 그렇고 MBC [일밤] ‘복면가왕’도 그렇고, 정말 좋은 타이밍에 들어갔다. 음악방송은 많이 하면 좋지만 팬덤용이라고 보고, 실질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던 건 예린이의 ‘런닝맨’ 출연이었다. PD님이 당시에 잘될 것 같은 새내기들을 모으는 기획을 준비 중이었는데, 우리 같은 콘셉트의 아이돌이 신선하게 느껴졌나 보더라. 그때는 예린이한테 따로 코치도 안 했다. 가서 (유)재석이 아저씨랑 재미있게 놀다 와라, 했는데 예린이가 알아서 잘한 거다.

멤버들 스스로는 솔직한 모습을 처음부터 다 노출하는 데 대한 거부감은 없나.

소성진: 전혀 없다. (웃음) 예능은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그 아이가 원래 갖고 있는 성향대로 예능을 해야 자연스럽게 보인다. 진짜 얘들은 연습실에서 빅뱅 음악 틀어놓고 막 춤추고, 개인기도 자기들끼리 놀다가 발견하고 그런 식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한 명 한 명의 캐릭터가 보이니까 회사 입장에서도 누구는 어떤 프로그램에 나가면 좋겠다, 그게 보이는 거지 억지로 애들한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건 전혀 없었다.

수많은 걸 그룹 중에서 좋은 결과를 냈고, 심지어 중소기획사 소속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이 여자친구에게 더욱 관심을 갖는 것 같다. 대형기획사에 비하면 불리한 입장인 건데,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은 뭐라고 보나.

소성진: 아이돌 제작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자금이 있어야 제작이 가능한 건 맞지만, 그건 대표가 알아서 할 일이고 더욱 중요한 건 이거다. 나와 일할 수 있는 스태프가 있는가. 그게 준비되지 않으면 무엇을 제작하더라도 절대로 안 된다고 본다.

그렇다면 여자친구와 쏘스뮤직의 최종 목표는 뭘까.

소성진: 어딘가에 골인하고 들어가야 하는데 (웃음) 사실 나한테도 숙제다. 다만, 우리 직원이 그런 얘기를 했다. 팀에 누군가 새롭게 들어가고 나가는 건 절대로 안 된다고. 약간 아쉽고, 멤버 중 누군가에 대한 반응이 조금 늦게 올라온다고 해도 절대로 멤버를 바꾸거나 새로 넣지는 말아야지. 팀이 깨지지 않는 선에서 목표를 찾아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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