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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킹’ 하지원, 드디어 살아날까

[기타] | 발행시간: 2012.05.11일 10:25
MBC 수목드라마 '더킹 투하츠' (이하 '더킹') 속 하지원이 드디어 본 모습을 되찾을 징조를 보이고 있다. '더킹'에서의 하지원은 초중반 이후로 그다지 눈에 띌만한 활약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며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더킹'을 크게 1, 2부로 나누자면 1부는 이승기와 하지원의 로맨스를 필두로 한 남북의 대립이라고 하겠고 2부는 본격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윤제문과 이승기의 대결이다. 1부에서의 하지원은 군인으로서의 당차고 야무진 면모와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의 여성스럽고 애교 넘치는 모습까지 갖고 있는, 하지원만이 할 수 있는 김항아를 선보일 수 있었다.

↑ 사진: 방송캡처

그러나 2부에서 이야기의 큰 흐름이 김봉구(윤제문 분)의 간계와 이에 대적하는 대한민국 왕실로 옮겨가며 하지원의 연기는 빛을 볼 수 없었다. 김항아는 북한에서 위기에 처한 이승기를 구한 때를 제외하고는 대개 수동적이고 보조적인 인물로 전락했으며 시대착오적 여성상이 반영되어있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지난 10일 방송에서 보여진 것처럼 이승기의 '엔진'이었을 뿐이다.

그런 하지원이 이제서야 김봉구와의 대립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낼 기미를 보이고 있다. 16회 방송에서는 김항아와 대비 방영선(윤여정 분)이 해외봉사를 떠난 곳에서 김봉구의 지시에 의한 클럽엠의 테러가 자행됐다. 두 사람은 클럽엠 측에 납치되어 김봉구가 이재하(이승기 분)의 하야를 요구하는 인질이 되었고 그 속에서 대비는 김항아의 굳은 심지를 움직이기 위한 희생양으로 고통 받아야 했다. 클럽엠에서는 김항아로 하여금 이재하의 하야를 독촉하게 만들기 위하여 대비에게 위해를 가했고 이에 김항아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이재하의 얼굴을 보며 직접 설득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 마지막 장면에서의 하지원의 표정은 초반의 '강한' 김항아의 모습이 돌아온 것이라는 인상을 주며 다음 회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그 동안 쌓아 온 김항아라는 캐릭터의 모습이 위기에 봉착했다고 하여 쉽게 타협하는 인물이 아닌 것을 미루어 볼 때, 이재하에게 하야를 요구한다기 보다는 어떤 방식으로건 클럽엠 측과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체적이면서도 위기상황에서 더욱 현명한 김항아의 기질이 빛을 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김항아가 초반의 모든 설정을 되찾는 것이 현재 '더킹'에서 필수적인 것이라 할 수는 없다. 이미 너무 큰 적과 스토리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항아까지 강하게 등장한다면 안 그래도 갈등요소가 많은 이 드라마에서 독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남아있는 4회를 이끄는 데도 큰 무리가 따른다. 결국 지금 상황에서는 김항아 캐릭터는 단순히 이승기를 위로하고 보호해준다는 묘사에서 탈피하여 조금 더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위기타파능력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그 정도만 해도 하지원이 꼭 이 역할을 맡아야 했던 이유는 충분히 보여질 수 있을 것이다. 이재하가 정신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와중,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왕실로서의 체면을 지키는 김항아는 섬세하면서도 강단있는 하지원만의 연기력이 더해져 4회를 절정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된다. 결국, 남은 4회를 좌지우지하는 열쇠는 김항아, 그를 연기하는 하지원이며 그래야만 한다.

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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