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향후 절반 가량의 브랜드가 도태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 몇년간 급속도로 성장해온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과 포화 상태에 이른 시장환경, 자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이 겹쳐 현재 300개 가량 있는 스마트폰 업체의 절반 가량이 향후 12개월 내 도태될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다커러(大可乐)의 사례를 들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급속한 변화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6월 설립된 다커러는 샤오미(小米), 화웨이(华为) 등 경쟁업체와 겨루기 위해 2014년 말 브랜드 부품을 조합한 '다커러3' 모델을 출시했다. 뛰어난 성능에도 가격은 1499위안(26만2천원)으로 아이폰의 4분의 1에 불과해 중국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애플이 경의를 표할 정도의 최고의 아이폰 복제품"이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후 화웨이는 3억달러(3천4백억원)를 투자해 영업마케팅을 강화하고 샤오미는 제품 가격을 더욱 인하한 반면 다커러는 부품 공급, 융자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지난달 문을 닫고 말았다. 다커러 딩슈훙(丁秀洪) CEO는 지난달 8일 자신의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사업 실패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며 "예상한 것보다 더 빠르고 잔인하게 스마트폰 산업이 변해버렸고 우리는 돌파를 위한 전략과 수단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탄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제임스 옌 애널리스트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시장은 약 150개사로 재편될 것"이라며"일부 군소업체들은 살아남겠지만 상당수는 다커러처럼 파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규모 업체들이 사라지면서 대기업은 더욱더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샤오미와 화웨이의 지난해 중국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30%로 삼성과 애플의 합계 점유율인 22%를 넘어섰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의 타이완(台湾) 지사 시케이 루 애널리스트는 "현재 중국 시장은 포화 상태에 달했기 때문에 화웨이나 샤오미 같은 대기업들에게도 어려운 시장이 되어가고 있다"며 "이 때문에 오히려 군소 제조사들이 점거했던 저가 시장을 넘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외 시장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샤오미는 이미 인도시장에 진출해 현재 현지 시장점유율이 3.2%에 달하며 애플의 0.9%를 넘어섰으며 선전(深圳)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원플러스(一加)는 영국시장을 겨냥해 고위급 관리 6명을 파견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기 높은 제조사인 트랜지션 홀딩스(Transission Holdings)의 경우에는 8천명의 직원을 거느리며 테크노 모바일, 아이텔 모바일 등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트랜지션의 고위급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시장을 선점했다는 점에서 우세를 가지고 있다"며 "만약 중국시장에 그대로 남았다면 이미 우리는 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