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 캡처]
(흑룡강신문=하얼빈)"값싸고 영양이 풍부해 인기가 있는 바나나가 식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필리핀 등 바나나 산지에서 신종 바나나 마름병이 확산해 생산량이 급속도로 줄고 있다고 NHK가 17일 전했다.
문제의 병은 곰팡이의 일종인 병원체에 의해 바나나 나무가 말라버리는 '신(新) 파나마병'이다.
NHK에 따르면 이 병은 한번 감염되면 회복할 수 없어 바나나의 '불치병'으로 불린다.
100여년전에 파나마 주변에서 처음 확인돼 '파나마병'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파나마병이 번지면서 당시 유통되던 바나나 품종은 거의 멸종됐다. 지금 유통되는 바나나는 이 병에 내성을 가진 신개발 품종이다.
그러나 파나마병보다 더욱 감염력이 강한 '신 파나마병'이 나타나면서 전세계 바나나 산지를 강타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신 파나마병'은 1990년대 대만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중국, 동남아시아로 번졌다. 지금은 중동, 아프리카에서도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일본이 수입하는 바나나의 90%를 차지하는 필리핀의 상황은 심각하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경우 최근 몇년 사이에 바나나 나무의 5분의 1이 이 병에 감염돼 생산량도 20% 이상 줄었다.
병은 계속 확산하는 추세여서 올해는 생산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현지 농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3년전부터 '신 파나마병'에 내성을 가진 품종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개발한 새 품종은 바나나 열매 수가 적거나 성장이 느린 등 상품성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바나나 생산자 단체 간부는 NHK에 "새 품종 개발 등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5년, 10년 후에는 전 세계의 식탁에서 바나나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