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웃층에서 일요일마다 집장식을 한다고 시끄럽게 굴어 애먹었다. 일요일마다 아침 여덟시가 되기 바쁘게 웃층에서 드르륵드르륵 전기드릴소리가 나지 않으면 스르륵스르륵 톱질소리가 나고 그렇지 않으면 탕탕 망치질소리가 난다. 아빠트를 지은지도 두해가 되는지라 남들은 진작 장식을 끝내고 언녕 집에 들었건만 이 집은 지난봄부터야 집장식을 하는데 처음 반달은 날마다 하는것 같더니 후에는 평소는 안하고 일요일에만 한다.
그날도 요란한 소리에 책을 볼수가 없고 글도 쓸수가 없어 한번 구경이라도 해보자고 웃층에 올라가보니 집안은 정리도 하지 않은채 서른남짓한 젊은이가 한창 전기드릴을 하고있는것이였다. 그는 진작 아래층에서 사는 나를 알고있었던지 웃으며 시끄럽게 해서 죄송하다고 하는것이였다. 하긴 시끄러워 신경질이 나긴 했지만 필경 집장식은 해야 하는만큼 가까스로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 필경 아래웃층에 사는 사이라 화목하게 지내고싶은 나다. 왜 평일에는 안하고 일요일에만 하는가 물었더니 “평소에는 직장에 출근하느라 짬을 낼수 없고 부득이 일요일을 리용할수 밖에 없어서 그런다”고 말한다.
한국에 있으면서 나는 집수리와 설비일을 하는데 반년간 따라다녔는데 일요일만은 무조건 일을 하지 못했다. 평소에도 오전 8시 반전이나 오후 6시후에는 하던 일을 무조건 멈춰야 했다. 즉 그 아빠트 다른 주민들이 집에서 휴식해야 할 시간에는 소음으로 영향을 줘서는 안되기때문이다. 평일에도 로인들이 집에 있으면 될수록 미리 찾아가 량해를 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민들이 찾아와서 왜 남의 휴식을 방해하느냐고 야단을 치는가 하면 지어는 경비실에다 신고를 해서 작업을 멈추게도 한다.
전에 한국신문에서 “살인 부른 층간소음...공동주택 71% 대한민국의 비극”이란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층간소음 갈등에서 시작된 강력사건이 늘고있다는 표징으로 법원이 실형을 선고한 사례가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해 6월, 서울 동작구 A아빠트 입주민 B씨가 층간소음문제로 다투던중 흉기를 휘둘러 입주민 C씨를 숨지게 하고 입주민 D씨를 상처 입혀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5월, 층간소음문제로 자주 다투던 이웃을 살해한 서울 E아빠트 입주민 F씨는 징역 10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또한 올 1월 6일, 서울 동작구 G아빠트 입주민 H씨는 웃층 입주민 I씨와 층간소음 갈등으로 실랑이 하던중 입주민 I씨의 얼굴에 침을 뱉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렇게 까다로운 한국인이지만 이사날만은 꼭 참아주는것이 관례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세집을 살면서 이사를 여러번 하였는데 번마다 일요일에 이사하였다. 일요일에야 우리가 쉬는 날이고 또 그날이여야 친척이나 친구들의 도움을 청할수 있고 집들이까지 한꺼번에 할수 있다. 이사짐을 싣고 부리우고 하느라면 복새판을 이루어 소란스럽지만 어느 이웃 하나 시끄럽다고 탈 잡는 사람이 없고 어떤이는 건너와서 일손을 돕기까지 한다. “손”을 보고 이사하는 날이기에 크게 관용을 베푸는것이다.
그런데 듣자니 독일에서는 일요일날 이사하는것이 금물이라 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한국인들이 일요일날엔 시끄럽다고 집수리를 못하게 하듯이 독일인들은 일요일만은 평화를 깨뜨리는것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놈들은 일요일에 휴식도 안하고 웬 이사를 한다고 야단법석이야. 이거 복잡해서 어디 살겠어. 경찰에 신고나 해버려야지.”하고 역정을 내며 불만을 쏟고 거기에 기분까지 고약하면 대번에 신고한단다.
어쩌면 이 모든것을 우리는 문화의 차이요, 습관의 차이요, 리해의 차이요... 좌우간 이런저런 "차이"에서 오는것이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도 이웃에 대해 배려하는 습관만은 꼭 양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편집/기자: [ 리철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