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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 성공시대] ⑮ '중도입국 청소년 대모' 문민 씨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9.26일 08:39
취업교육 강사·귀화시험 교재 출간 등 조선족 한국적응 돕기 앞장

중도입국 자녀 위한 학원 운영…"중국어 교육 국제학교 설립 목표"

  (흑룡강신문=하얼빈) 70만 명의 재한 중국동포(조선족) 가운데 7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 조선족 자녀들은 부모의 초청으로 중도입국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학교에 적응을 못 해 겉도는 학생이 적지 않고, 왕따 등으로 등교를 거부하는 '탈학교' 현상도 늘어나 대책이 필요하다.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대림국제학원'의 원장인 문민(45) 씨는 조선족 청소년 교육에 앞장서온 교육 전문가다. 대림국제학원은 보습학원이지만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중점적으로 가르치다 보니 중도입국한 동포 자녀의 한국 적응을 돕는 '응급실'로도 불린다.

중국에서 교사로 재직하다 한국에 건너와 정착한 23일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어를 못하는 조선족 자녀가 늘어나고 있다"며 "한중 양국의 언어와 문화를 잘 아는 조선족 특유의 장점을 잃지 않게 중도입국 자녀를 위한 교육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헤이룽장(黑龍江)성 치타이허(七台河)시 출신인 그는 오상사범학교를 졸업한 1990년부터 1994년까지 조선족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생전에 고향인 경상북도 김천을 그리워했던 부친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한국을 동경하던 그는 한국에서 교사 생활을 해볼 작정으로 1995년 서울로 건너왔다.

  "한국에 오자마자 교육청을 방문해 교사 근무를 신청했더니 보기 좋게 거절당했죠. 한마디로 자격이 안 된다는 거였습니다. 한국에서 교원대나 사범대를 졸업해 자격증을 취득한 것도 아닌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무대포'였던 셈입니다."

  중국 국적이라 교원대 입학도 안된다는 사실에 좌절한 그는 우선 학원에서 중국어 강사를 시작했다. 당시 친척 소개로 만난 한국인과 결혼했고 바로 한국 국적도 취득했다.

  꿈을 접을 수 없었던 그는 1997년 한국외대 중국어과에 입학해 교직을 이수했고 중고등학교 교원 자격을 취득했다. 그러나 교사가 되려면 임용고시를 봐야 하는데 중국어를 제2외국어로 가르치는 학교가 적어서 경쟁률이 너무 높았고, 시험에 필요한 영어 실력이 부족해 결국 포기했다.

  대학 졸업 후 어학 전문 출판사에 취직한 그는 중국어 학습 교재 개발과 중국어 강사 트레이닝을 전담했다.

  당시 개발한 교재를 감수했던 서울대 중문과 교수가 실력이 있으니 좀 더 공부해서 교단에 서보라며 격려를 해주어 2003년에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해 교육학도 전공했다.

대림국제학원의 문민 원장은 중도입국한 조선족 동포 자녀들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매주 학생들과 상담을 통해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을 하고 있다.

  출판사에서 나름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조선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로 수차례 좌절도 겪었다. 입사 동기가 대리를 거쳐 과장으로 승진하는 동안 그는 여전히 평사원에 머물렀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방인으로 대하는 시선에 한계를 느낀 그는 결국 사표를 내고 노동부 산하의 노사발전재단에 들어갔다.

  마침 법무부가 부족한 노동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2005년부터 취업비자 발급 조건을 대폭 완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조선족 등 국내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적 동포는 20시간 노동부 지정 교육을 이수하면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게 됐고 노사발전재단이 그 교육을 전담했다.

  문 씨는 2010년까지 취업교육 강사로 근무하면서 3만 명이 넘는 외국적 동포에게 한국 적응법을 가르쳤다.

  "조선족을 대상으로 한국문화와 한국 이해를 교육했습니다. 제 수업의 첫마디는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르라'였죠. 중국과는 완전히 다른 사회 시스템에 적응 못 하는 이들을 위해 수업과 별도로 상담도 진행하다 보니 정신없이 바빴지만 보람이 커서 힘든 줄 몰랐습니다."

  그는 주말이면 서울시 구로구의 조선족교회에서 귀화시험을 준비하는 조선족을 대상으로 한국사와 한국생활 등에 관한 무료 강좌를 열기도 했다.

  그러다 안정적인 직장이던 노사발전재단을 2010년에 퇴사했다. 이번에는 승진 차별보다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정부의 동포정책에 대한 실망에서였다.

  "1999년 제정된 재외동포법의 혜택을 받는 대상에 국내 체류 조선족은 제외됐습니다. 다문화로 분류한 거죠. 강의를 듣는 조선족들에게 당신들은 외국인이니까 서운해도 무조건 참아야 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게 힘들었습니다. 한번은 동포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언론에 기고했다가 재단에 근무하면서 그런 입장을 취하면 안 된다고 지적도 받았죠."

문민 씨는 2014년 개교때부터 학교장을 맡아서 '재한동포교사협회'회원들과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는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조선족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바람직한 동포정책을 제시해보고 싶었던 그는 2010년 이주·동포정책연구소에 연구위원으로 들어갔다. 이듬해에는 '귀화시험, 한 권으로 합격하기'(크라운출판)를 발간했다. 2006년부터 귀한동포연합총회 부회장을 맡아 조선족의 국적 취득을 도우면서 귀화조건이 점점 까다로워지는 것을 느낀 터였다.

  그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무료로 연 귀화교육 강좌를 거친 400여 명 가운데 80% 이상이 시험에 합격했다"며 "자신감이 생겨서 더 많은 이가 혜택을 볼 수 있게 강의 노하우와 기출문제 분석 등을 모아 한 권의 책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문 씨의 도전은 거기에 멈추지 않았다. 2013년부터 취업비자로 등으로 체류 중인 동포에게 가족 초청이 허가되면서 중도입국 자녀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이들이 한국 조기 적응을 돕기 위해 2014년에 대림국제학원을 설립했다.

  "학교를 세우고 싶었지만 그건 당장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우선 학원을 세웠죠. 국·영·수 등 교과목을 가르치는 보습학원이지만 가장 공을 들이는 일은 한국어와 한국문화 이해를 별도로 가르치는 일입니다. 한국에서 '연변사투리'로 불리는 조선어를 구사하면 놀림을 받는 경우가 많거든요. 적응까지 시간이 걸리기에 애정을 갖고 아이들을 격려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학원에서 매주 상담을 통해 고민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한국내 거주 조선족 교사 출신자들의 모임인 재한동포교사협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중도입국한 조선족 자녀를 위해 동북아평화연대가 세운 '어울림' 주말 학교의 교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주와 정착 독서포럼'을 이끌면서 2014년에는 '이웃나라 생활문화 알기 중국편'(생각나무BB센터)을 공저하기도 했다.

  한국생활 21년 동안 줄곧 조선족의 한국 정착을 돕는 일에 매달려온 문 씨에게 꿈을 묻자 기다렸다는 듯이 "국제학교를 세우는 일"이라고 답했다.

  "중국 대도시로 이주한 아이들은 우리말을 잃어버리고, 한국으로 건너온 아이들은 중국어를 못하는 상황이 조선족에게 닥친 현실입니다. 한국어와 중국어 그리고 양국의 문화를 모두 잘 아는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는 특성화된 학교가 필요합니다. 70만 재한조선족의 바램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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