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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나 한국 스타일…항저우 패션타운엔 ‘동대문제’ 수북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10.31일 07:47

K-패션이 중국서 유행이지만 사그라든 일본 패션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대비책이 필요하다. 중국 3대 패션 도매시장인 항저우(杭州) 쓰지칭(四季)시장 안의 창칭 패션타운 1층에서 판매자들이 K-스타일 옷을 팔고 있다. [사진 최현주 기자]

“라이야(오세요), 라이야~.”

지난달 22일 오전 6시에 찾은 중국 항저우(杭州) 쓰지칭시장은 활기가 돌았다. 1989년 10월 문을 연 이곳은 중국 3대 패션 도매시장으로 꼽힌다. 규모는 16만㎡(약 4만8000여평)로, 서울 동대문시장의 5배에 달한다. 밀리오레·두타 같은 대형 패션타운만 17곳이다. 5만 명이 옷이나 패션 잡화를 팔고 있다. 연 매출은 3조4000억원에 이른다.

쓰지칭 시장 안에 있는 대형 패션 몰 중 하나인 창칭(常?) 패션타운에 들어가니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칸막이로 나눠진 점포에서는 젊은 상인들이 큰 소리로 호객 행위를 하고 있었다. 점포 안에 옷이 진열된 방식까지 동대문 시장 안 패션타운과 똑같았다. 아예 한국어 간판을 내건 점포도 있었다. 한국어로 ‘라 글로리아’라고 쓰인 매장에 들어서니 익숙한 디자인과 색상의 옷이 빼곡했다. 한국 옷만 파는 전문 매장이다. 이 점포의 하루 매출은 1700만원, 하루에 500벌을 판다. 이 점포 사장인 김숙자(52)씨는 한국인이다. 중국에서 30년째 패션 업계에 종사 중인 김 대표는 현재 쓰지칭 시장에만 한국의류 전문매장 5개를 보유하고 있다. 김씨는 “여러 가지 상품을 팔았는데 올 들어서는 한국제품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20~30대 중국 젊은 여성 중에 한국 옷이나 화장품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패션타운에 있는 800개 점포 중 40개는 한국 제품만 파는 매장이다. 2012년 2개에 불과했지만 4년새 확 늘었다. 전체 매장의 30%는 K-스타일 제품을 판다. 딩즈은(丁智恩·41) 창칭패션타운 매니저는 “전체 매장 중 매출이 가장 높은 곳이 K-스타일 제품을 파는 점포”라며 “인기가 좋은 점포는 하루에 1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유명한 패션도매시장에서 K-패션의 인기는 뜨거웠다. 17개의 대형 패션타운은 대부분 중국어·영어와 함께 한국어 간판을 내걸고 있었다. 대개 한 달에 3~4번 동대문시장에서 대량으로 옷이나 화장품이 입고됐다. 창칭 패션타운만 해도 일주일에 한 번 동대문의 도매 시장인 유어스와 APM에서 7000만원 정도 되는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소매상들이 구매한 옷 보따리와 함께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최현주 기자]

K-패션 인기의 비결은 대중성이다. 중국 여성패션·뷰티 전자상거래 1위 업체인 메이리연합그룹 천치 대표는 “한국 옷은 세련되면서도 과하지 않은 디자인과 중국인에게 적당한 사이즈로 일반적인 중국인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년 전 큰 인기를 끌다가 2012년 중국·일본 간 영토분쟁으로 반일 감정이 심화하면서 기세가 꺾인 J-패션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J-패션의 쇠락은 쓰지칭 시장에서도 한눈에 목격됐다. 4년 전만 해도 창칭 패션타운 외벽엔 중국어와 함께 영어·일본어 간판이 걸려 있었지만 지금은 일본어 간판에 있던 자리에 한국어 간판이 있다. 10년 전 30곳이던 일본의류 전문매장은 현재 1곳 뿐이다. 맞은 편 취엔구어리엔멍(全國聯盟) 패션타운 외벽에도 일본어 간판이 있었지만 지금은 흔적만 남았다.

현재 K-패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는 장애물에 부닥쳤다. 최근 중국 정부가 여행사에 한국 단체 관광객 수를 지난해보다 20% 줄이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불안감은 현실이 되고 있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자칫 반한 감정이 형성된다면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온·오프라인 채널 다각화나 중국 현지 유통망 확보 등으로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병석 미아마스빈(온라인 쇼핑몰) 대표는 “올 초 중국 전자상거래 쇼핑몰에 입점한 후 매월 전월보다 매출이 200% 증가하고 있다”며 “임대료 등의 부담이 없는 온라인 판로 개척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키운 후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자인 등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중열 서울패션디자이너협동조합 이사는 “이미 중국 내에서 K-스타일 카피 제품이 성행하고 있다”며 “중국인들 눈높이도 계속 높아지는 만큼 비슷비슷한 제품 외에 끊임없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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