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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그리는 고향은 삶의 동력이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11.10일 10:53

재한 조선족 문현택화가

  (흑룡강신문=하얼빈) 서울특파원 나춘봉 기자=“나의 그림에는 흙 냄새를 맡으며 자란 고향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다. 기억 속의 고향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경남미술대전•가야미술대전 입상, 제19회 근로자예술제 미술부문 은상, 국제문화예술대상전 서양화부문 대상, 국제환경미술대전 대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에 이어 서울에서 여러 차례 개인 미술전을 연 재한 조선족 문현택 화가.

  고향은 예술창조의 원천

  “고향을 생각하면 늘 정이 넘치고 포근하고 편안하다”

  문현택씨의 고향은 흑룡강성 해림시 신안진의 한 시골마을이다.

  거기에는 그가 화가의 꿈을 키우며 열정을 다해 누비던 산과 들이 있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무거운 화구를 들어주며 스케치에 따라 나섰던 죽마고우들과의 추억이 있으며 아버지와 함께 소수레를 처음 탔던 동년의 흔적이 있다.

  사실과 추상의 경계를 오가는 그의 작품에는 고향의 하늘, 애를 업고 있는 아낙, 담배 굽는 가마, 황소, 수레 등 고향의 구석구석이 살아 숨쉰다.

  “지금은 고향에 연고가 없지만 언젠가는 꼭 한번 가보고 싶다. 고향은 내 예술적 삶의 원천이고 원동력이다”


  두만강상고대

  장애만큼 컸던 화가의 꿈

  “너는 장애가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하나 알 때 열을 알아야 살아 남는다”

  부모들은 출생 7개월만에 소아마비에 걸린 막내아들(5남매)을 늘 걱정했다.

  그런 말을 들으며 자란 문씨는 동년배들보다 훨씬 일찍 생계수단에 대해 고민을 하며 마음을 굳게 키웠다.

  의술, 라디오수리 등을 두루 배워봤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12살 나던 해에 목단강사범학교를 졸업하고 동네미술교사로 온 주성근선생을 만나며 '화가'의 꿈을 키우게 된다.

  당시 서양화에 필요한 수채화지, 물감, 붓은 농촌에서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격이 비쌌기에 웬만한 가정형편에서는 미술공부 엄두도 내지 못하였다.

  가난한 농부였던 부모들은 그림에 진지하게 몰입하는 막내의 꿈을 응원했다.형과 누나들은 동생이 도화지로 쓸 종이를 구해다 주었고 그 본인도 그림공부를 함께 하던 친구들이 버린 화구들을 다시 주어 쓰면서 그림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불태웠다.


 서울에서 열린 문현택 화가의 개인전

  대학 꿈은 좌절, 화가의 꿈은 계속

  그는 주선생의 소개로 해림시문화관의 함성호미술선생의 문하생이 되어 매주 일요일마다 레슨을 받기 위해 새벽 5시면 시골의 집을 나섰다.

  불편한 다리로 8리 길을 걸은 후 기차를 갈아타고 한시간을 계속하여 달려야 했다. 수업을 마치고는 또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를 4년이나 반복했다.

  그는 악천후에도 기후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집을 뛰쳐나갔다. 가냘픈 어깨로 무거운 화구를 메고 스케치를 하는 과정에 수없이 넘어지고 손과 발에 동상을 입었다.

  포기를 모르고 오직 꿈을 향해 달리던 그는 고등학교 졸업 찰나에 대학에서 장애인을 받지 않는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된다. 충격을 이기지 못한 그는 고향으로 도피했다.

  본인보다 실력이 못한 친구들이 대학교 예술학과에 입학하는 것을 지켜보며 그는 더 없이 큰 회의와 자격지심에 시달린다.

  하지만 그는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끓어넘치는 열정과 재능을 잠재울 수 없었다. 그는 목재가 많이 나던 흑룡강성 야부리에 가서 찬장이나 옷장에 그림을 그려 넣으며 당시에는 남들이 부러월 할 정도의 수입을 올렸다.

  그 후 그는 학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기도 하고 미술공예공장에 취직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28세의 적지 않는 나이에 연변통신방송대학 디자인학과에 붙었고 지인의 도움으로 한국 대구대학에서 2년간 서양화를 전공하기도 했다.


 고향의 정

  영혼을 담은 독보적인 나이프화법

  “붓은 물에 헹구어도 물감들이 묻어나 색감을 흐린다. 나이프로 그리면 물감이 생동하다.”

  그는 붓이 아닌 페인팅 나이프(칼과 비슷한 도구)로 그림을 그린다. 붓으로 그림을 배웠지만 나이프로 독보적인 화법을 연구해 온지 23년이 된다.

  “예술적 수양과 색감을 배우는 것이 중요했다. 기법은 각자 나름이라고 생각했다. 작품에 얼만한 영혼을 담는가에 따라 작품의 가치가 평가된다.”

  그는 대구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는 2년동안에도 유일하게 나이프로 창작하는 학생으로 관심을 받았다.

  한국현대예술연구회 임봉재 대표는 그의 작품에 대해 “붓보다는 페인팅 나이프로 거리낌 없이 과감하게 원색의 색채들을 날카롭게 병렬시켜 시각적 흥분을 느끼게 하며 거기서 축적된 색채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듯한 기를 발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995년에 한국 대구대학에 유학 오면서 한국에 정착한 그는 생계를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해왔지만 미술창작은 멈추지 않고 있다.

  창작을 하는 시간은 그에게 있어 한국생활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재충전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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