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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위해 화살을 쏘지 마라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12.02일 08:41

“책이랑 톡톡” 김송매

  (흑룡강신문=하얼빈) 불교에는 ‘두 번째 화살에 맞지 말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이 준 상처에 죄책감과 분노를 얹어 더 큰 상처를 받지 말라는 뜻이다. 첫 번째 화살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른 사람이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자신을 깎아내리고 엉뚱한 사람에게 분풀이를 하며 또 다른 상처를 만드는 것은 마음 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

  이것은 ‘또 다른 나’에게 보내는 조언이기도 하다. ‘또 다른 나’는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살고 있는 상처받은 어린아이다. 이 아이는 생애 첫 2년 동안 부모로부터 진심어린 사랑과 따뜻한 스킨십을 받지 못했거나, 중요한 사람을 잃었거나,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경험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고 세상 밖으로 나오길 꺼리는 그림자 같은 존재다. 세상과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을 쌓지 못한 채 성장하여 조금만 기분이 상해도 쉽게 상처받고 자존심이 깎였다고 생각한다.

  평상시에는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 뒤에 숨어 얼굴을 드러내지 않지만 과거의 상처를 떠올리게 하는 일과 맞딱뜨리면 용수철처럼 튀어 나와 신경을 곤두세우고 방어 태세를 갖춘다. ‘네가 상처를 준다면 나도 똑같이 복수해 줄 것이다’ 라는 경계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또 다른 나’는 누군가 감히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자신을 다루려 한다는 것에 격분한다. 이때 적당한 분노 조절이란 있을 수 없다. 마음의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같은 상처를 두 번 받았을 때 느끼는 목욕감과 아픔은 평상시 그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격렬하다.

  그러나 내가 상처받은 만큼 상대를 아프게 한다고 해서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공격으로는 자신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것 같은 모멸감과 굴욕감에서 벗어날 수도 없고 속수무책의 곤혹스런 상황을 바꿀 수도 없다.

  우리에게 목욕감이나 열등감을 안겨 주었던 사람을 한번 떠올려 보자. 창피함과 수치심 때문에 그 사람을 ‘태여날 때부터 나쁜 놈’으로 만들고 모든 책임과 잘못을 떠넘기며 발악하듯 욕한다.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모욕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너무 괴롭기 때문에, 그를 경멸하고 깔아뭉갬으로써 있는 힘껏 상처를 거부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상처만 거부하는 게 아니다. 그 사람과 다시 평화롭게 지낼 수 있는 기회도 걷어차 버리게 된다. 일단 상대를 미워하기 시작하면 그가 옳은 말을 해도 반대 의견을 내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고 그가 선한 행동을 하면 가식적이라고 깎아내린다. 또 누군가 그 사람을 칭찬하면 이유 없이 화가 나고 그가 하는 일이 잘 풀리면 그를 이기고 말겠다는 욕망과 질투에 마음이 들끓는다. 다시 말해 그 사람이 정말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미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더 큰 상처를 입게 되는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

  때로 받은 상처가 너무 클 때는 ‘또 다른 나’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숨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어린 시절 감당할 수 없는 충격적인 상황에서 상처를 들여다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두려움과 절망의 늪에 빠져 버렸던 사람은 비슷한 상처 앞에서 똑같이 움츠러 든다. 그들은 쉽게 우울증에 걸리고 자신은 능력 없고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라며 스스로를 비하한다. 그래서 세상이 정해 주는 기준에 무조건 순응하거나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아예 끊어 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고, 상처를 주는 사람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상처가 두려워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뒤로 물러나거나, 스스로를 열등하다고 깎아내리는 것은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 뿐이다. 골방에 처박혀 자기 연민에 빠지는것 말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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