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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동차·家電 멕시코 공장도 '트럼프 사정권'

[기타] | 발행시간: 2017.01.07일 08:01
[트럼프, 日 도요타에 압박 파장]

- '메이드 인 USA' 우선정책 노골화

자국 기업 포드·GM 압박 이어 외국 기업에도 '보호무역 칼날'

도요타, 주가 3% 급락 등 충격

- 美서 징벌적 관세 땐 경쟁력 잃어

멕시코 공장 신설한 기아車 촉각

삼성·LG "美에 공장 확충 검토"


6일 일본 증시에서 도요타자동차 주가가 개장하자마자 3% 이상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도요타를 상대로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압박을 가한 사실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도요타가 "멕시코 공장은 이전하는 게 아니라 새로 짓는 것",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도요타는 미국에 좋은 기업"이라고 해명했지만 소용없었다.



도요타를 상대로 한 트럼프 발언은 통상 마찰을 넘어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트럼프가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도요타를 지목한 건 미국 기업이든 해외 기업이든 미국에 공장을 세워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트럼프가 '메이드 인 미국(Made in USA)' 우선 정책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오바마 정부와 완전히 다른 통상 질서를 선언했다"고 말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는 "자국 경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트럼프노믹스'에서 전통적인 '우방' 개념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골화하는 트럼프식 보호무역주의

트럼프는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미국 기업의 해외 공장 이전을 비판하고 이들이 미국으로 역수출하는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고 자주 공언했다. 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자유무역협정(FTA)도 파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이 만들고 주도한 자유무역 질서를 흔들고 보호무역주의를 선포한 셈이다. 오는 20일 취임식을 앞두고는 이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멕시코 이전을 구상하던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를 주저앉힌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포드가 16억달러 규모 멕시코 소형차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을 취소했다. 대신 미국 미시간주에 7억달러 규모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GM도 트럼프가 트위터에 'GM이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지 않을 거면 세금을 왕창 물어야 한다'고 쓰는 바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기업에 대한 압박과 더불어 중국에 대한 공세도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 무역 정책을 담당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로버트 라이시저 전 USTR 부대표를 비롯, 무역 정책 담당자를 '반(反)중국' 성향 인사로 채웠다. 그러자 중국도 관영 매체를 동원, "몽둥이가 미국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G2(미국·중국) 사이엔 전운(戰雲)이 감도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세계 무역 환경은 얼어붙고 있다. 코트라 북미지역본부는 "미국이 '국경조정세' 같은 새로운 보호무역 장치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경조정세는 미국 기업이 외국에서 수입한 상품에는 세금을 물고 수출 상품에 대해선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이다.

반면 트럼프가 이런 강경 조치를 실제 이행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정인교 인하대 부총장은 "외국과 협정을 깨는 건 트위터를 통해 구두(口頭)로 경고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며 "미국 3대 자동차 회사가 멕시코에서 승용차 200만대를 생산하고 있는데 여기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면 미국 회사들부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멕시코 진출 한국 기업 비상

멕시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가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해 35% 징벌적 관세를 매기겠다고 한 선거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 기업은 순식간에 가격 경쟁력을 잃는다. 기아차는 1조원을 투자, 지난해 5월부터 멕시코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연간 40만대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이 공장은 생산량의 80%를 미국·캐나다 등으로 수출, 북미 시장 공략 교두보 역할을 맡을 예정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전 세계 매출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북미 지역에서 나오며, 주력 품목인 TV는 멕시코에서 전량 생산한다. LG전자도 전체 매출에서 북미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하며 대부분 멕시코 공장에서 공급하고 있다. 트럼프 발언 이후 두 회사는 미국에 생산 공장을 확충하거나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서서히 강화되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이를 천명하면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미국을 상대로 한·미 FTA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는 등 중국·멕시코처럼 미국 표적이 되지 않도록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최인준 특파원 pen@chosun.com] [뉴욕=김덕한 특파원] [김승범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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