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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이슈] 아듀! ‘프레지던트 오바마’

[기타] | 발행시간: 2017.01.10일 05:03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8년간 재임하면서 외모도 세월의 풍파를 겪은 듯하다. 2009년 1월 20일 1기 취임식 때(왼쪽)는 팔팔한 40대의 얼굴이었으나 50대 중반을 넘어선 올해 1월 7일(오른쪽)에는 머리가 온통 허옇게 셌다. 가운데는 2011년 5월 26일 프랑스 도빌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 모습. AP신화뉴시스

오바마 시대가 막을 내린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20일(현지시간) 8년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난다. 2009년 1월 20일 만 48세로 제44대 대통령에 취임한 오바마는 ‘변화’를 기치로 내걸고 담대한 개혁에 착수했다. 2012년 재선에 성공한 뒤 임기 말까지 레임덕을 겪지 않고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으로 오바마케어 등 핵심 업적들은 대부분 폐기될 운명에 처했다.

이란·쿠바 화해는 업적…북핵은 못 막아

오바마는 취임 첫 해인 2009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는 그해 4월 체코 프라하에서 ‘핵 없는 세상’을 주제로 연설한 뒤 핵안보정상회의를 창설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핵무기 확산 근절을 결의하도록 이끌었다. 이슬람권과의 화해도 선언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노벨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되느냐는 논란이 당시에도 있었다. 오바마 본인도 최근 한 토크쇼에서 노벨상을 받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말해 시청자들을 웃겼다.

오바마는 2015년 7월 이란과의 핵 협상을 타결하는 데 성공하고, 지난해에는 미국의 오랜 적국인 쿠바와 국교를 재개하는 등 그에게 평화상을 안긴 노벨위원회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은 했다. 지난해 5월에는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해 핵무기 피폭의 참상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며 노벨상 수상자다운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임기 8년 동안 북한은 핵실험을 여러 차례 강행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됐다. 북한의 핵실험 5차례 중 4차례가 오바마 임기 중 벌어졌다. 오바마는 그때마다 제재조치를 강화했지만 북한의 핵 개발 의지를 꺾지 못했다. 오바마는 취임 이전 이란과 쿠바, 북한 3개국을 거론하며 “적과 악수를 하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이란, 쿠바와 달리 북한에 대해서는 유독 이렇다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신년사를 통해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임박했다고 밝히면서 북한발 핵 위협은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먼저 다뤄야 할 미국의 안보 위기로 부상했다.

오바마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있던 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한때 이라크와 아프간 주둔 병력 규모를 줄였으나 다시 소폭 늘렸다. 또 시리아에서는 공중전 위주의 제한적인 전투지만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벌이고 있다. 이로써 오바마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으로부터 2개의 전쟁을 물려받았으나 후임자에게는 3개의 전쟁을 물려주게 됐다.

그나마 오바마의 외교적 업적으로 평가받는 이란핵 합의도 트럼프로부터 ‘최악의 협상이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이 합의가 존속될지 미지수다.

오바마가 물러나면 미국과 쿠바의 관계도 진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쿠바는 관타나모 기지를 반환하고,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도 해제하라고 요구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의 반대에 부닥쳐 오바마도 관철하지 못했다.

이민자 문제와 관련해서도 오바마는 시리아 난민 수용 규모를 지난해 1만명으로 늘렸지만 그의 퇴임으로 중단될 것이 분명하다. 불법 이민자들에게 취업교육을 알선하는 등 오바마가 시도한 이민 개혁도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무산될 공산이 크다. 트럼프는 오히려 불법 이민자 200만∼300만명을 추방하겠다고 예고했다.

오바마케어·기후협약도 뒤집힐 위기

오바마는 저소득층의 건강보험 가입을 늘리기 위해 보조금을 주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자신의 핵심 업적으로 꼽는다. 오바마케어 도입으로 미국의 건강보험 가입자는 2100만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오바마케어 역시 트럼프가 취임하면 가장 먼저 행정명령을 발동해 폐지하겠다고 예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퇴임 뒤 지낼 워싱턴DC 내 칼로라마에 있는 자택. 762㎡(약 230평) 규모로 침실 9개를 갖췄다. 폴리티코 캡처

오바마는 민주당 지도부와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오바마케어를 사수하라고 촉구했지만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오바마케어 폐기법안 통과를 저지하기가 쉽지 않다.

오바마는 2015년 12월 체결된 파리기후변화협약도 상당한 자부심을 갖는 업적으로 여기고 있다. 트럼프는 이것도 계승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선거 때 기후변화가 과장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한 장녀 이방카의 주선으로 민주당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을 면담한 뒤에는 “기후변화에 열린 시각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그의 말뿐이고 실제 환경규제 반대론자들을 정부 요직에 기용하는 등 행동은 따로 놀고 있다.

오바마는 9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남성 1위에 뽑혔다. 임기 말까지 50%대의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의 권력 재창출에 실패하면서 그가 이룩한 많은 업적은 퇴임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퇴임 후 계획은… ‘시민 오바마’의 첫 일정은 숙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열흘 뒤면 권좌에서 내려와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 오바마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퇴임한 다음날인 오는 21일(현지시간)에 할 일로 ‘잠자기’를 꼽았다. 그 다음에는 “아내 미셸과 좋은 휴가를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바마가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받으면서 은퇴를 즐기는 소시민으로 지낼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오바마는 퇴임 후에도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나 태어나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았던 하와이주로 돌아가지 않는다. 대신 백악관을 떠난 뒤에도 당분간 워싱턴DC에 머물기로 하고 살 집(사진)을 마련했다. 사무실도 하나 구했다. 작은딸 사샤(16)가 학교를 졸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직접 밝힌 퇴임 후 구상은 민주당의 재건과 후진 양성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그는 공영 라디오 방송 NPR과의 지난달 19일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재건이라는 부분에서 내 역할이 뭔지 살펴보고 있다”며 “기후변화와 건강보험, 형사사법 개혁 같은 사안에 관심을 갖는 젊은 인재들이 충분한 활동 자원을 확보하고 언론의 관심, 그리고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젊은 인재를 유치하고 친구와 코치를 겸할 수 있는 자문 역할을 맡고 싶다”며 “그것이 나, 그리고 아내 미셸도 잘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퇴임 후 오바마는 매년 20만5700달러(약 2억4600만원)의 연금을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또 연방정부는 오바마 퇴임 후 사무실 운영비와 보좌진 급여, 의료비, 여행 경비, 통신비 등을 부담한다.

오바마 부부는 또 퇴임 후에도 비밀경호국으로부터 평생 경호를 받는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오바마에 대한 예우는 20일 낮 12시부터 시작된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출처: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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