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세계 3위 규모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현지 화폐개혁으로 침체에 빠진 가운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인도 화폐개혁이 단행된 이후인 작년 11월, 현지 휴대폰 시장이 전분기 대비 19% 하락했다고 밝혔다. 인도는 올해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중앙은행은 작년 11월 10일부터 500루피와 1000루피의 사용을 금지하는 화폐개혁을 시행, 500루피와 2000루피 신권 발행을 시작했다. 인도에서 통용되는 현금의 86%에 해당하는 규모로 시행 후 여파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구권을 신권으로 교환하는 기간은 2016년 12월까지였으나 신권 부족 등으로 교환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올 3월까지 연장된 상태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인도 현지 휴대폰 소매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0% 이상이 이번 화폐개혁으로 비즈니스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특히 인도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60%을 구성하고 있는 150달러 이하 부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카운터포인트 측은 “현재 인도 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인도 업체들이 주도하기 때문에 현지 업체들이 몰락하는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있다”며 “중국 브랜드는 화폐개혁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없어서 현지 스마트폰 시장을 점령할 호기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절반 가량이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이 25%로 2위, 로컬 브랜드가 3위다.
카운터포인트는 화폐개혁이 안정화되면서 2017년 2분기에는 신제품 출시 등의 모멘텀을 통해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향후 인도 업체들의 30% 정도가 사업이 어려워져서 인수 합병이 이어지거나 최악의 경우 철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면 자금력과 마케팅력을 바탕으로 인도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중국업체들은 오히려 이를 기회로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병묵 (honnez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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