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정신과 의사가 환자 수십명과 함께 원래 근무하던 병원을 떠나 경쟁 관계 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과 관련해 환자를 잃은 병원 측이 “무단이탈”이라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주장했다.
문제 제기로 의사 자격이 일시 정지된 정신과 담당의는 ‘대부분 보호자’의 동의를 얻었으며, 더 나은 근무여건과 개선된 병동을 제시해 자리를 옮겨야 했다고 맞섰다. 특히 자신이 떠날 것을 알았으면서도 죄를 덮어씌우려는 거라고 주장해 누구 말이 맞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6일 인민망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구이저우(貴州) 성 룽장(榕江) 현의 한 병원 정신과 양 샤오러 박사가 최근 자신이 담당한 환자 64명을 데리고 3km 떨어진 다른 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양 박사의 동료 7명도 같이 병원을 떴다.
한꺼번에 의료진과 환자 수십명을 잃은 병원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공지문에서 “양 박사는 보호자들에게도 알리지 않는 등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단 행동을 했다”며 “그의 동료도 병원을 떠났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 거취를 알아야 할 보호자 권리마저도 무시한 철저히 계획된 범행”이라며 “의료인 이미지를 훼손하고, 의학산업의 도리를 모두 짓밟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에 연루된 사람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경쟁 병원이 환자 이송에 관여했을 것으로 추정되나, 이와 관련한 내용을 전한 매체는 없었다.
SCMP에 따르면 현재 양 박사의 의사 자격이 일시 정지된 상태다.
SCMP가 인용한 CCTV와의 인터뷰에서 양 박사는 “새로 자리를 옮기게 된 병원은 우리에게 높은 월급과 더 나은 근무여건을 약속했다”며 “햇빛도 제대로 못 보고 심한 골절에 시달려야 했던 환자들에게도 깔끔한 시설을 보장한다는 말에 자리를 옮겼다”고 주장했다.
양 박사는 시나닷컴에도 “병원을 옮기는 것과 관련해 ‘대부분 보호자’의 승낙을 얻었다”며 “우리와 10년 이상 관계를 유지,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 환자들이 많아서 그들을 데리고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양 박사는 병원의 불안정한 재정상태 때문에 자리를 옮기기로 결심했다. 지난해만 병원이 5000만 위안(약 84억원) 이상의 손실을 내면서 월급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박사는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병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래 자신이 있던 병원이 환자들이 대거 이동하리라는 것을 예상했으면서도 관련 문서를 모두 폐기하고 자신에게 죄를 덮어씌우려는 것이라고 양 박사가 주장한 가운데, 화시(花溪) 구 당국과 구이양(貴陽) 시 가족 계획 당국 등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누구 말이 진실인지 곧 밝혀질 전망이다.
이번 일에 대한 환자나 보호자들의 입장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신넷
출처: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