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문화/생활 > 문학/도서
  • 작게
  • 원본
  • 크게

[벽소설] 물업관리비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7.02.20일 14:33
 (광주) 현춘산

  (흑룡강신문=하얼빈) 내가 도시에 와서 세집을 잡은지 한달쯤 되였을 때 일이다. 어느날 점심 무렵에 요란하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밖에 젊은 녀자가 서있었다. 키도 맞춤하고 얼굴도 꽤 곱살하게 생긴 녀자였다. 그런데 목소리가 곱지 않았다.

  “이 집에 들었나요?”

  “양.”

  “왜 관리비를 안내나요?”

  녀자는 여전히 거친 목소리로 물었다.

  “관리비라니?”

  나는 어정쩡해서 물었다. 촌뜨기여서 관리비라는게 무엇인지 몰랐던것이다.

  “관리비도 몰라요? 물업관리비!”

  “물업’이란 또 뭐구?”

  그냥 어리둥절해있는 나를 쏘아보면서 녀자가 매몰차게 뇌까렸다.

  “흥, 모르는척하고 넘어가려구요? 지금 당장 내요!”

  나는 물업관리처에 찾아가서 물어서야 관리비라는게 무엇인줄 알게 되였고, 달마다 관리비를 제때에 갖다 바치는 모범이 되였으며 얼굴은 곱살하나 목소리가 나쁜 녀자와도 친숙해졌다.

  그 녀자는 관리처에서 문서관리 일을 했다.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컴퓨터를 능란하게 다루었고 문장을 잘 썼다. 그냥 자기 할 일이나 했더라면 밉상은 아니겠는데 그 녀자는 무슨 일에나 제가 나섰다. 관리비를 받아들이는 일은 회계의 일이지만 그녀가 더 극성스러웠다.

  끝내 그 관리비때문에 나는 그 녀자와 척을 짓고 말았다.

  얼마전 나는 자그만한 회사를 꾸리면서 120평짜리 아파트로 옮겨갔다.

  관리비를 바칠 날자가 되여 관리처에 가니 그날 따라 그 녀자밖에 없었다.

  “내가 새로 든 1210호 관리비가 얼마요?”

  “관리비요?”

  그 녀자는 반색을 하며 장부책을 뒤지더니 입을 열었다.

  “모두 1200원이예요.”

  나는 자기 귀를 의심했다.

  “그 집은 반년동안 관리비를 물지 않았어요.한달에 200원이니까 1200원 물어야 해요.”

  “다섯달치는 집주인한테서 받아야 하잖소?”

  나는 한달분 200원만 내밀었다.

  “왜 200원이예요? 여섯달분 다 내세요.”

  “그걸 왜 내가 물어야 하는데? 난 입주한지 한달도 안되는데…”

  나는 볼부은 소리를 했다.

  “누가 그 집을 잡으래요? 우린 그 집에 사는 사람한테서 받아낼수밖에 없어요!”

  “그건 무슨 도리요?”

  “집주인이 한사코 안내는걸 어떡해요? 그 집에 살겠으면 밀린것까지 다 내세요!”

  “그러지 말고 한달치만 받소.”

  “못받아요.”

  “그럼 어쩌란 말이요?”

  “제가 방법을 대줄게요. 선생님이 먼저 1200원 내고 1000원은 집세에서 까란 말이예요. 집세가 얼마죠?”

  “3000원이지.”

  “다음달 집세를 물 때 2000원만 주란 말이예요.”

  “난 그렇게 할수 없소.”

  “그럼 선생님이 관리비를 안내는걸로 인정하겠어요.”

  녀자가 차겁게 말했다.

  “내가 안내겠다 했소? 거기서 안받았지.”

  “1200원인데 어떻게 200원만 받아요?”

  “내가 안내는걸로 인정하면 어떻게 하려오?”

  나는 은근히 뒤가 켕겼다.

  “물론 법적으로 해결하지요.”

  녀자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나는 머리가 뗑해났다.

  “왜?”

  “선생님이 그 집을 쓰고있기때문이죠.”

  “왜 다섯달이나 관리비를 내지 않은 집주인은 법에 걸지 않소?”

  내가 시까슬렀다.

  “그런 큰일 날 말씀 마세요. 주인이 어떤 사람인줄 아세요? 돈많은 업주예요! 잘사는 업주를 법에 걸다니요? 우리 밥통이 떨어지자구요?”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아파트단지에는 업주위원회가 있는데 관리처는 업주위원회의 령도를 받는다. 업주위원회는 해마다 한번씩 돈많은 업주들을 대표로 하는 업주대표대회를 열고 새로운 업주위원회를 선거한다. 이렇게 산생된 업주위원회는 업주들의 의견에 따라 물업관리처의 인원을 임면하게 된다.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50%
10대 0%
20대 5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5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5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모친이 치매를 앓았었던 방송인 '이상민'이 경도 인지장애를 진단받아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 에서는 김승수와 이상민이 병원을 찾아 치매검사를 받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상민은 '치매'를 걱정하는 김승수를 따라서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하이브 CEO, 어도어 사태에 "회사 탈취 기도가 명확하게 드러나"

하이브 CEO, 어도어 사태에 "회사 탈취 기도가 명확하게 드러나"

하이브 CEO, 어도어 사태에 "회사 탈취 기도가 명확하게 드러나"[연합뉴스] 박지원 하이브 CEO(최고경영자)가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두고 불거진 사태와 관련해 "회사는 이번 감사를 통해 더 구체적으로 (진상을) 확인한 후 조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가

ASOIF, 세계륙상련맹 올림픽상금에 우려 표시

ASOIF, 세계륙상련맹 올림픽상금에 우려 표시

하계올림픽 국제종목국제련맹련합(ASOIF.이하 '하계올림픽협회')은 4월 19일 세계륙상련맹이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최근 결정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4월 10일, 세계륙상련맹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에게 포상금을 수여

삼림, 초원, 강, 호수… 이런 자연자원에 '호적' 생겨

삼림, 초원, 강, 호수… 이런 자연자원에 '호적' 생겨

자연자원부는 4월 22일 우리 나라의 자연자원 권리확인등기(确权登记)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데 약 100개 중점구역에 대한 공고 및 등록이 완료되였다고 밝혔다. 자연자원 통합권리확인등기 수류, 삼림, 산령, 초원, 황지, 갯벌, 해역, 무인도, 매장량 확인 광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