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세계 각지에서 수입하는 상품들로 희귀 동·식물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21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을 통해 터져 나왔다.
일본이 수입하는 상품으로 전 세계에서 서식지 등이 파괴돼 악영향을 받는 스페인스라소니와 코끼리와 표범, 말레이 곰, 새우, 바다거북, 상어 등의 동·식물을 나타낸 삽화.
신문에 따르면 가네모토 게이치로 일본 신슈대 연구원(환경 경제학)은 자국의 상품 수입에 따른 영향을 받는 동식물을 분석한 결과 전 세계 희귀 동식물과 멸종위기종 등 모두 792종에 나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가네모토 연구원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데이터를 이용해 희귀종과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7000여종을 대상으로 수입에 따른 특정 소비생활이 이들에 미치는 영향과 상품의 이동 경로를 추적 분석했다.
그 결과 일본인들의 수입품 소비로 동남 아시아와 오세아니아가 특히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삼림벌채 등으로 인해 말레이 곰의 서식지가 파괴돼 멸종을 앞당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푸아뉴기니 근해에 사는 물고기와 갑각류, 상어, 바다거북을 수입하거나 이를 가공한 상품을 들여와 해당 동물의 개체 수가 감소하고 생태계가 파괴됐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로부터 커피와 참깨 등을 수입해 이 지역의 표범과 코끼리의 서식지가 농지 개간으로 과거보다 크게 줄어 개체 수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일본이 스페인에서 와인과 올리브유 등의 수입을 늘리자 현지 농가에 전력을 수급하기 위해 댐이 건설돼 스페인스라소니의 개체 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네모토 연구원은 "(일본에서 수입할) 상품 생산을 위해 현지 환경이 파괴되고 이에 개체 수가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희귀 보호종의 멸종을 방지하기 위해 수입처를 바꾸는 등 이들 동식물에 끼치는 영향을 줄여야 생태계가 보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이들 동식물과 함께 공생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마이니치신문 캡처
출처: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