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에서 현금을 뽑았는데 뭔가 달랐다. 자세히 확인해보니 인도중앙은행이라는 문구 대신 인도어린이은행(Children Bank of India)이라고 적혀있었다."
ATM에서 뽑은 가짜 화폐. 발행처가 인도어린이은행으로 적혀있다.[사진=인디아데일리]
블랙머니(검은돈)와의 전쟁을 선포한 인도에서 장난감 가게에서 판매하는 가짜 화폐 네 장이 유통돼 22일(현지시간) 현지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인도의 무장단체들이 위조지폐로 테러 자금을 조달하고, 고액 화폐로 돈세탁을 한다는 이유로 기존에 유통하던 500·1000루피 지폐사용을 중단했다. 대신 디자인을 바꾼 500루피 신권과 2000루피 신권을 발행하고 1000루피 지폐를 없앴다.
문제가 발생한 지폐는 신권으로 발행한 2000루피(약 3만원)다. AFP통신에 따르면 ATM에서 뽑은 지폐는 인도 정부가 신권으로 발행한 2000루피 지폐의 모양을 본뜬 가짜 화폐였다. 최초 신고자인 로히트 쿠마르는 "ATM에서 현금을 뽑았는데 뭔가 달랐다"라며 "자세히 확인해보니 인도중앙은행이라는 문구 대신 인도어린이은행이라고 적혀있었고, 당황스러운 마음에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위조지폐는 일련번호가 00000 등으로 나열되는 등 10여 곳이 달라 육안상 식별이 가능할 정도였다.
문제가 된 ATM은 인도 국영은행(State Bank of India) 소유의 기계였다. 인도 국영은행은 성명을 통해 "현금인출기에서 위조지폐가 유통될 수 없다"라며 관련 사안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사건 용의자로 현금인출기 관리자를 지목해 조사하고 있다. 인도의 영어신문 데칸 헤럴드는 "신권처럼 보이는 위조지폐는 인도어린이은행뿐만 아니라 인도엔터테인먼트은행(Indian Entertainment Bank) 등 희극적인 문구가 많았다"라며 조사관들이 당혹감(rude shock)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