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관광객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조치로 오는 15일부터 한국행 여행상품의 전면 판매 금지령을 내리자 국내 관광·유통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국가여행국은 지난 2일 각 여행사에 지침을 내려 한국으로 가는 단체관광 상품, 인센티브 관광 상품, 크루즈 여행 상품을 모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개별 관광객을 위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여행사도 포함되면서 한국 방문객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개별 관광객인 싼커 방문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3.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5일부터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이 사라지게 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온 중국의 국가여유국(한국의 관광공사와 유사)이 내놓은 방침인 ‘한국 여행상품 판매 금지’(금한령)에 이날부터 공식적으로 돌입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관광객 축소 움직임이 있었고 이같은 방침도 이미 공표돼 있었기 때문에 공항, 항구, 면세점, 병원 등 관광객들이 관문으로 이용하거나 자주 찾는 곳들은 영향권에 들어었었다는게 정확한 평가다. 다만 개별적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산커)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에 기대를 걸지만 이들의 행보는 단체관광객들과는 달리 예측하기 어렵다는게 관광업계의 호소다.
공항은 이미 한산해졌다는게 상인들과 공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국어로 된 손팻말과 깃발도 사라졌고 단체 여행객을 태우는 전세버스 등도 한파를 피할 수 없다는 것.
특히 중국을 출발해 한국 부산이나 제주를 기항하는 크루즈 여행상품까지 전면 불허될 전망이다. 크루즈 여행은 자유여행이 가능한 항공편 여행과 달리 한국을 기항지로 택하지 않으면 중국인 관광객은 사실상 ‘제로’가 된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5명 중 1명은 크루즈를 통해 입국했기 때문에 기항지를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재조정하면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세계 4대 크루즈 선사에 속하는 프린세스 크루즈와 로얄캐러비안 크루즈는 이미 중국 홈페이지에 “중국을 출발하는 우리 크루즈 상품은 앞으로 한국을 기항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이들은 국내 항구 대신 일본 나가사키와 구마모토를 경유할 방침이다.
관광업계에서는 우려를 내놓으면서도 대응 방안 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 지사가 “중국 관광객이 빠져나간 시장을 채우기 위해 양적으로는 관광객 규모를 채우기 어렵겠지만 첫 번째는 내수인, 두 번째는 중화권 개인 또는 가족단위 관광객, 세 번째는 신흥국가를 비롯한 아시아 전체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중국 관광객이 몰렸던 관계로 국내 관광객이 오히려 덜 찾았던 제주에 들러보자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온다.
실제로 제주를 비롯한 국내에는 홍콩, 대만 등 비중국 중화권과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여행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월 이들 국가의 여행객은 122만 695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13.3% 늘었다.
박다해 기자 doa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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