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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3.9% > 외국인 2.14% 배타적 시선이 착각 만들어 내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04.02일 12:56
외국인 범죄율 높다는 건 편견


지난달 28일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오후 7시를 넘어서자 남구로역 인근 거리는 작업화 차림의 일용직 근로자로 붐볐다. 상당수는 중국 동포를 포함한 중국인이었다. 네온사인 불빛이 가득한 ‘옌볜거리’, 행정구역상 구로동로2길엔 인력사무소 30여 곳이 다닥다닥 모여 있었다. 중국어 간판이 걸린 식당 곳곳엔 ‘招工(직원 구함)’이란 구인 광고가 붙어 있었다. 식당 바깥으로 퍼져 나오는 성조 가득한 중국말을 듣다 보니 한국 땅이 맞는지 헷갈렸다. 인근 시장에서 15년째 두부 장사를 하는 김종구(51)씨는 “재개발계획이 취소되면서 한국인들은 거의 다 빠져나갔고 중국인만 남았다”고 말했다. 구로구 가리봉동은 영등포구 대림동과 함께 대표적인 중국인 거주지로 꼽힌다. 1990년대 중반 구로공단 입주 공장들이 지방으로 떠나고 한국인 노동자들이 차례로 빠져나간 곳을 중국인이 채웠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구로구 거주 등록 외국인 3만1529명 중 중국인은 2만9931명이다.

3명중 1명 “외국인은 이웃 아냐”

외국인 강력 범죄는 감소 추세

비자심사 통해 범죄자 걸러져


가리봉동에서 지하철역 한 정거장이 떨어진 대림동은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시장을 품고 있고 양꼬치집이 즐비한 가리봉동이 경제 중심지라면 대림동은 베드타운 성격이 강했다. 대림동에서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권순형(46)씨는 “막내가 초등학교 3학년인데 같은 반 아이들 절반 이상이 중국 국적이다. 대학생인 큰애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학교에서 중국 애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마을 형성에 따른 치안 불안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김종구씨는 “술에 취해 행패 부리는 중국인들도 있고 시장에선 절도사건이 종종 발생한다”고 걱정했다.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노갑임(60)씨는 “건물주들 사이에선 중국인 들이는 걸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몇 년 전 살인사건을 언급하면서 중국인들이 무섭다는 이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의 설명은 이와 달랐다. 가리봉동 인근 구로경찰서 남구로 2치안센터에서 만난 한 경찰관은 “3~4년 전에 비해 폭력사건은 절반으로 줄었고 최근에 접수되는 폭력사건 대부분은 술 마시고 시비 붙는 정도로 가볍다”고 말했다. 그는 “도난사건은 폐쇄회로TV(CCTV)가 많아 범인이 금방 잡히는 편이고 전문범이 아니라 우발적 범죄자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런 경향은 내·외국인 범죄율 비교에서도 확인된다. 중앙SUNDAY가 경찰청에서 확보한 범죄율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외국인 범죄율은 2.14%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거주 이주민 204만9441명 중 범죄에 연루된 사람은 4만3764명으로 조사됐다. 이와 비교해 내국인 범죄율은 3.9%로 나타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내국인 범죄율이 외국인 범죄율에 비해 1.76%포인트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외국인 범죄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5대 강력범죄(살인·강도·성폭행·절도·폭력) 점유율은 감소하는 추세도 확인됐다. 2014년 외국인 범죄 중 5대 강력범죄 점유율은 37.9%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31.9%로 줄었다. 지역에 따라 구분하면 외국인 범죄는 인구가 몰려 있는 경기도와 서울에 집중됐다. 지난해 경기도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는 1만617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인천(2044건)·부산(1326건)도 범죄 발생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배타적 시선과 선입관이 외국인 범죄율이 내국인에 비해 높을 것이란 착각을 만들어 낸다고 지적한다. 정기선 IOM이민정책연구원장은 “똑같은 범죄라도 외국인이 가해자로 확인되면 언론에서 관심을 쏟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은 외국인을 이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식 때문에 생겨난다”고 지적했다. 함께 생활하고 있음에도 외국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 안의 차별’은 다양한 조사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여성가족부가 2015년 실시한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31.8%가 외국인을 이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스웨덴(3.5%)·호주(10.6%)·미국(13.7%)·독일(21.5%)에 비해 훨씬 높다. 정 원장은 “외국인 범죄율 통계는 한국 사회에서 작동하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을 보여 준다. 이슬람 국가 출신을 모두 테러리스트로 의심하는 시선이 편견에서 시작된 것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희 충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외국인 범죄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인 범죄를 단순 건수 증가로 판단하기보다 어떤 범죄가 일어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사회적 공분을 살 만한 잔혹범죄가 있지만 이 같은 범죄 증가가 전반적인 추세는 아니고 외국인 범죄 중 상당 부분이 단순 폭력이나 교통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범죄율이 내국인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외국인은 고용허가제 등을 통해 살인 등 강력범죄에 연루된 경우 입국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에서 운용하고 있는 비자 심사는 위험요소를 걸러내고 ‘굿 캐릭터(good character)’를 선별하는 장치를 두고 있다”며 “외국인 범죄는 사전 예방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외국인 범죄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무부는 범죄 우려가 큰 외국인의 입국 시도를 출발지부터 차단하는 ‘탑승자 사전확인제도’를 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 탑승자 사전확인제도는 해외 출발지에서 승객 정보를 받아 탑승객이 범죄 우려가 있는지 등을 확인한 뒤 우범 외국인으로 판단될 경우 사전에 탑승을 차단하는 제도다. 법무부는 2015년 2월부터 2년간 제도를 시범 운용해 왔다. 올해 4월부터는 43개국 공항 169곳으로 확대되고 한국으로 입국하는 86개 항공사의 모든 항공편에 적용된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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