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 책임감 강조한 카타르, 2022년 월드컵 개최 예산 절반으로 줄인다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오는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가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필요한 경기장과 훈련 시설을 짓는 데 들일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카타르 정부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앞으로 2022년 월드컵에서 쓰일 경기장과 32개 참가국이 활용할 훈련장을 건설하는 데 약 160억 달러(현재 환율 기준, 한화 약 18조1천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이로부터 2개월이 지난 최근 예산을 최소 40%에서 최대 50%까지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까지 카타르 측은 2022년 월드컵을 위해 경기장 12개를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를 신축 경기장 7개와 개보수한 경기장 1개로 수정한다는 게 카타르 측의 새로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카타르는 오는 2022년 월드컵 본선을 개최하는 데 예상됐던 금액보다는 현저히 적은 80억~100억 달러(약 9조8백억~11조3천6백억 원)로 줄어든다.
하산 알 타와디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최근 미국 'CNN'을 통해 "재정적 책임감(financial responsibility)이 확보된 월드컵 개최 작업을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처음에는 책정한 예산에서 상황에 맞게 조금씩 비용을 줄여가야 한다. 개최 작업을 진행할수록 재정 관리를 하기가 더 수월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알 타와디 사무총장은 최근 중동발 유가 하락이 계속된 점은 월드컵 개최 예산을 삭감한 결정과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카타르 정부는 유가 하락을 의식해 내년부터 5% 소비세를 도입한다.
카타르가 예산 삭감을 발표한 만큼 오는 2022년 월드컵은 지난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이후 최소 규모 대회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경기장 6개로 대회를 치렀는데,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 개최국에 최소 경기장 8개를 요구해왔다. 즉, 카타르는 처음 생각한 12개 경기장에서 FIFA의 최소 요구조건인 경기장 8개로 계획을 수정한 셈이다.
그러나 카타르의 월드컵 예산 수정안이 현실화되려면 FIFA의 승인이 필요하다. 알 타와디 사무총장 또한 "아직 FIFA는 우리의 경기장 수와 예산 삭감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2018년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는 예산을 약 100억 달러 정도로 책정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난 2014년 월드컵을 개최한 브라질의 예산이었던 150억 달러보다 현저히 적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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