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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겹겹 쌓인 방에 가둬 인간의 악마성 끝을 봤다”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06.28일 10:46
알레포 15세 소년이 겪은 ‘시리아 감옥의 악몽’

“인간의 악마성이 얼마나 끔찍한지 그 끝을 봤어요.”

시리아 알레포 출신의 17세 청년이 2년 전 ‘인간 도살장’이라 불리는 다마스쿠스 북부 사이드나야 군사감옥 등에 10개월 동안 갇혀 있었던 경험을 되살리며 이렇게 적었다. 이 청년은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에 익명으로 ‘시리아 감옥 수감기’를 적어 보냈다. 유엔이 정한 국제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인 26일 게재된 이 수감기에는 7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의 끔찍한 인권 유린 실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감 당시 15세였던 소년이 직접 겪은 참상을 1인칭 시점에서 정리했다.

난 알레포에서 태어났어. 열세 살 때인 2013년 내전이 격화되면서 점점 심해지는 통폭탄 공격을 피해 가족들과 함께 고향을 탈출했지. 레바논에 정착했지만 1년도 안 돼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학교를 떠나 일을 해야 했어. 하지만 체류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그마저도 못 하고 다시 시리아로 쫓겨났어.

2015년 1월쯤이었을 거야. 집으로 가려고 다마스쿠스를 지나가다 공안요원들에게 체포됐지. 내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했다는데 나는 그런 적이 없거든. 반군 점령지인 알레포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누명을 씌워 잡아넣은 거지.

아사드 정권은 당시 열다섯 살이던 나를 불법 체포해 고문하고 굶기며 육체적·정신적 트라우마를 안겨줬어. 58일 동안 매일 고문과 신문을 당한 끝에 가짜 자백서에 서명해야 했어. 신문하는 사람이 써준 종이에는 하지도 않은 일을 내가 자백하고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고발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어. 행방을 알 수 없는 내 친형제가 반군에 투신했다는 내용도 있었지.

나는 4개월 반 동안 너무 굶고 매일 두드려 맞아서 사람처럼 보이질 않았어. 그리고 다른 감옥으로 이감됐지. 거기는 더 끔찍했어. 신체 곳곳에 전기고문을 당했고 천장에 매달려 학대받았어. ‘윈드 카펫’이라는 고문도 당했어. 내가 바닥에 깔린 널빤지 위에 엎드리면 팔을 위로, 다리를 아래로 묶고는 널빤지 앞부분을 치켜들어서 머리와 뒤꿈치가 맞닿게 하는 고문이야. 척추가 활처럼 휘어지는데 아주 고통스럽지. 이런 식의 고문이 3개월 동안 이어졌어.

여기서도 죽지 않고 버티니까 인간 도살장이라 불리는 사이드나야 군사감옥으로 옮겨졌어. 감옥 옆에 화형장을 마련해 두고 매일같이 시신을 불태운다고 미국이 위성사진을 찍어 폭로하기도 했던 곳이야. 그곳에서 나는 진정한 지옥을 경험했어. 매일 아침 같은 방의 누군가가 죽어 나가는 장면을 보며 하루를 시작했어. 오직 밤에 눈 감고 잠드는 때에야 비로소 내가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어.

사이드나야 감옥에선 간수가 수감자끼리 서로 성폭행하도록 시키고 이 장면을 보는 걸 즐겨. 간수가 수감자를 성폭행하기도 하지. 어떤 간수는 수감자들에게 친구나 가족을 직접 죽이라고 강요해. 거절하면 고문이나 처형을 당하지. 수감자들이 집단으로 교수형을 당했고, 간수가 수감자 목을 발로 짓눌러 죽이기도 했어. 중간에 병원이라는 곳에 다녀왔는데, 시신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3m²짜리 방에 음식을 일절 주지 않고 이틀 동안 가둬뒀어.

나는 체포된 지 10개월 만인 2015년 11월에야 자유의 몸이 됐어(청년은 석방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끝내 무고함이 밝혀졌거나,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하자 풀어준 것으로 추정된다).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시리아를 탈출했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은 전혀 없어. 몸은 자유지만 마음은 여전히 수감 상태야. 동료 수감자들이 고문에 울부짖는 비명소리가 여전히 귀에 생생해. 시리아 감옥에는 여전히 20만 명 넘는 사람이 갇혀 있어. 내 이야기는 수십만 시리아 사람들의 흔한 이야기 중 하나일 뿐이야.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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