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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이야기57]‘중덕할매’와 그의 좌우명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7.06.28일 12:03

장학생들과 함께‘아지트’에서 20주년 기념이벤트를 두고 상론하고 있는‘중덕할매’(오른쪽)

요즘 덕림장학문화재단 (준) 2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느라 무척 분망하게 보내는 연변가정연구소 박민자 소장과 인터뷰를 약속한 장소는 그의 댁 근처의 ‘바리스타’(커피숍이름)였다.

그곳은 장학생들의‘아지트’라고 했다. 그 뜻이 아리숭하여 마주하기 바쁘게 물었더니 장학생들과 자주 만나는 장소라는 뜻이라고 했다. 늘 애들과 함께 하면서 애들의 용어를 스스럼없이 쓰고 있는 그는 73세 할머니이다.

지성인의 자각과 자세

고래희를 넘은 년세에도 허리는 곧게 펴고 일거일동이 교단에 오르는 선생님 같다. 하긴 1967년에 연변대학 어문학부 한어학과를 나와 10여년간 룡정고급중학에서 한어교원을 지낸 경력이 어딘가 자세에 배여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여느 때나 올곧고 철저한 원칙주의자의 티가 다분한 것만은 사실이다.

80년대에 중국조선족소년보사 편집, 기자, 지식부 주임을 력임하면서 청소년사업에 몸 담그어오고 90년대를 연변녀성잡지사 제 3대 총편으로 녀성사업에 종사한 그는 2000년에 정년퇴직을 하였다.

“퇴직이란 선택된 삶에서 벗어나 자유공간에서 일에 대한 판단으로 새로운 선택을 하는 인생단계”라고 그는 말한다. 여기서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그 누군가에 내가 속해있기에 눈치를 보거나 기다리지 말고 솔선수범하여 나서는 것이 지성인의 자세라고 별 다른 고민없이 토로한다.

세월의 변화속에 민족사회가 위기에 직면하게 되자 그는 사회단체조직인 중국조선족발전연구회를 발족하고 사무국장, 부회장을 맡아나섰다. <새세기 조선족발전모델 연구(2000.7)>, <중국조선족경제발전패턴연구(2002년 9월)>, <귀국조선족의 재정착문제 및 대안연구(2003.9)> 등 2007년까지 9차의 세미나를 기획, 추진하면서 구체 조직을 감당하였다..

2002년 4월에는 연변가정연구소를 설립하였고 한상문화연구단과 합작하여 조선족녀성의 가정, 혼인관 조사(2004-2006)를 실시하였으며 <가족구조변동과기능연구포럼>, 사회복지시설과 교육기관에 관한 조사연구를 병행하였다.

2007년에는 평생교육강좌 개설을 목적으로 문화봉사자팀을 출범시켰고 10년간 견지해오면서 작품전시도 하고 팀원들의 공감대형성을 위한 회지《한알의 씨앗》을 발간하여 14기를 출간하기도 하였다.

민족사회발전에 관련하여 언제나 깨여 있는 자각과 사명으로 스스로 일을 만들어가며 선후로 연변조선족녀성발전촉진회, 중국조선족발전연구회, 중국조선족녀성사회단체련합회 등을 발족하고 앞장서왔다.

‘중덕할매’라는 부름앞에

90년대 말에 들어서면서 조선족사회 구성원들은 많이 흔들렸다. 따라서 우리의 아이들도 어른들 못지 않게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학잡비를 낼 수 없어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 돈이 없어 하루 한끼만 먹는 학생들도 나타났다. 자식들로부터 ‘걱정도감’이란 별명을 달고 사는 그, 오지랖 하면 누구 못지 않게 넓은 그이기에 현실의 안타까움을 해결할 대안은 없을가를 고민한다. 그맘 때 그의 앞에 ‘장학사업’이란 대안이 나타난다.

알 것 같으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장학사업을 두고 일단은 누군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았다. 이어 꼭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그로 하여금 조선족사회에서 처음으로 되는 차세대 리더양성을 취지로 하는 장학프로그램을 시도하게 한다.

우선 민족학교에 대한 조사와 신중한 선발과정을 거쳐 장학생을 선발하고 벤치마킹으로 동령영, 하령영 형식의 교육프로그램을 가동하였다.‘나는 누구인가? 그러므로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동기부여로 장학생들의 조국관, 민족관, 력사관 교육에 모를 박았다.

그러기를 10년. 와중에 그는 놀랍게도 우리 후대들은 우리 말과 우리 글로 된 교과서로는 민족의 력사와 문화를 배울 수 없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다. 물론 장학사업이니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문제도 시급하지만 무엇보다 금후 누군가는 장학사업을 해야 할 것이고 누군가는 민족지도자로 나서서 우리 민족사회를 리드해야 할 것이 아닌가?

민족사회는 민족정책에만 의거해서 될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프로그램이 없다. 새로운 고민 앞에서 그는 지도자양성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한 후 장학사업 15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민족학교 교장 포럼’을 추진한다.

연변대학 민족연구원의 지지와 협력하에 2012년 8월,‘민족학교 교장 포럼’이 성황리에 개최된다. 그는‘민족학교 교장 포럼’은 사실상 “민족사회를 향한 지도자양성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할데 대한 동원”이였다고 말한다.

올해까지 그는 옹근 20년간이나 장학사업을 이끌어왔다.‘덕이 있는 사람들이 꿈꾸는 숲(덕림)’으로 명명된 장학문화재단 (준)은‘생각하는 사람, 꿈이 있는 사람,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 실천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장학생들을 인도하여 왔다. 장학생선배들은‘사랑,나눔,봉사’정신을 실천하는 선배장학금도 증설하여‘덕림’의‘나눔문화’를 창출하였다.

장학프로그램을 가동한 20년사이에 그는 200여만원의 장학기금을 마련하여 연인수로 800명 학생들의 학업을 장려하고 지원하였다. 민족지도자 양성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한 장학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장학생들은 지금까지 국내로는 운남, 귀주, 광서성을 제외한 전국 각지에 분포되여 있고 국외로는 미국, 카나다, 독일, 네덜란드, 일본, 한국에서 학위공부를 하거나 교수, 사업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장학기지를 증축하기 위해 적금을 깨서 보태고 장학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비로 국외로 다니며 열정적으로 설파하고‘동냥’까지 마다하지 않았다는 그. 병원에 입원했다고 지인들이 주는 위로금도, 부군의 사망에 장학금수혜학교에서 보내온 부의금도, 장학생들이 모아준‘사랑의 동전’까지 악착스레 모으고 모아 재단을 만들기 위한‘종자돈’10만원을 마련한 그다.

이런 그를 장학생들은‘중덕할매’라고 부른다. 중국의 첫번째‘덕이 있는 사람들이 꿈꾸는 숲(덕림)’을 만들기 위해 로심초사하는 할머니란 뜻이다. 민족을 사랑하는 할매, 후계자를 사랑하는 할매시다.

올 7월, 그는 장학프로그램 설립 20주년을 맞아 장학생 선배들을 주축으로 출범하는 제2기 리사회에 ‘종자돈’을 넘겨준다. 미래 민족사회를 이끌어갈 지도자 양성을 위해 몰부은 심혈이 드디여 빛을 발하는 날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평생 수많은 영예를 따낸 몸이지만 장학생들이 불러주는‘중덕할매’라는 호칭만큼 고맙고 큰 영예는 따로 없다.”며 그이는 행복하게 웃으신다.

연변대학 허명철교수는 미리 기념행사에 축전을 보내와 “오로지 민족을 사랑하는 한 마음으로 고고성을 울린‘중덕’(중국두레장학회의 략칭,‘덕림’의 전신)은 박민자선생님의 헌신적인 노력과 정성어린 사랑 속에서 초심을 잃지 않고 20년이라는 대장정을 이어왔고 ‘중덕’에 뿌린 씨앗들은 이미 결실을 맺어 민족사회의 동량으로 성장하였다.”고 긍정하였다.

그러면서 “‘중덕’은 자신만의 신념과 철학을 간직하고 살아온 훌륭한 리더‘중덕할매’가 있었고 ‘중덕’ 나름대로의 리상과 추구가 있었기에 젊음의 생명력을 자랑할 수 있었다…패기로 넘치는‘중덕’이 글로벌시대를 살아가는 조선족사회의 새로운 이미지 구축에 자기의 힘을 이바지해나갈 것이라 굳게 믿는다.”고 격려하고 있다.

취재를 마치며‘중덕할매’는 “장학사업을 20년간 견지해왔다는 것은 필경 뜻을 함께 해주는 국내외 지성인들과 우리의 도전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고 물심량면의 지지를 준 협력단체 그리고 민족학교 교장선생님들과 장학담당자들의 지지와 협조, 로고가 있었기 때문이며 무명으로 성금을 보내준 많은 지원자들의 정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지면을 빌어 꼭 고마움을 전해달라.”고 당부하였다.

박민자 소장이 취재 끝에 남긴 말씀이 너무나도 인상이 깊어 다시 부언한다.“재직처럼 일하며 죽는 날까지 똥 만드는 기계로 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뿐이요…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이 나의 좌우명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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