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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범람 시대…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7.08.02일 10:33

(흑룡강신문=하얼빈)렴청화 연변특파원=“나 우울해. 병원 좀 추천해줘.”

  친구 오양(33세)의 갑작스런 련락에 다소 놀랐다. 한국에서 일하던 애가 웬 우울타령? 또 사전에 련락없이 돌연 귀국했다는것도 놀랍다.

  높은 학력, 자상한 남자친구, 든든한 가족 등 누가 봐도 근사한 삶을 누렸던 오양은 콧대높은 친구였다. 그랬던 친구가 고독, 리념적 강박으로 괴롭다고 토로하니 좀 새삼스러웠다. “난 퇴사한 뒤로 밤이면 밤마다 술을 마셨어. 주변인들에게 말해봐야 소용없더라.”누구나 겪는 퇴사에 좀 유난스럽다 싶었지만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온듯한 얼굴이 왠지 위태롭게 느껴져 여러곳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연길시 공원가에 위치한 ‘심정홀 심리상담소’를 찾았다.

  사실 고민상담을 요청해오는 친구는 많았어도 함께 심리상담소까지 간다는게 필자로선 참 생소한 경험이였다. 허나 정작 발을 떼고보니 심리상담소는 의외로 많았고이를 리용하는 사람들 역시 많아졌음을알게됐다.

심리상담사 황영화씨.

  심리상담사 황영화씨가 오양을 맞이했다. 34세. 상담사로서는 앳되게 느껴지는 나이지만 경력만큼은 자신있다.졸업 후 상해에서 교편을 잡았던 황영화씨는 모 심리상담회사로 전근,교사직보다는 ‘심리상담’이천직임을 직감하면서 점점 머리쓰는 사람이 됐고 급기야는 고향에 돌아와 자신만의 상담소를 차렸다.

  오양은 일 중독자로 사무실에 자기를 갇아둔채 흘려보냈던 청춘을 상기했다. 그러나 정작 “난 행복한 사람일까?”라는 물음표 앞에선유야무야 얼버무리기만 했던 과거가, 황상담사의 따뜻하면서도 집요한 질문 앞에서 유려하게 흘러나왔다. 부족한 솜씨지만 펜을 들고 “내가 꿈꾸는 래일의 나”를 열심히 그려보기도 했다.

  “래담자분은 자신에게 엄격한 노력파입니다. 인정도 받았고요. 동기엔 외적인것과 내적인것이 있어요. 래담자의 분투과정에서 어느 동기가 더 작용했다고 보나요?”

  90분간 이어진 이 상담은 덩어리째 오양의 머리를 점령해왔던 혼란을 차근차근 쪼개줬고 뒤엉킨 걱정과 그로 인해 잔뜩 날서있던 마음을 진정시켜줬다.

우울, 불안, 강박, 무기력 등 증상을 두고 요즘은 ‘마음의 감기’라고들 표현한다. 발생 빈도가 그만큼 잦다는 얘기다. 이런 상태에서 상담을 받을수 있는 곳은 크게는‘병원 정신과’와 ‘심리상담소’로 나뉜다. 전자를 찾자니 치료리력을 두고 주변에서 안좋은 시선을 보낼까 두렵다. 그래서일가, 요즘들어 후자를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황상담사는, 마음의 ‘질병’에 대한 사람들의 대처방식이 새로워졌다고 말한다. “아픈 몸을 병원에서 치료해주듯, 아픈 마음 역시 치유받아야 마땅합니다. 생물학적으로 앓는 정신질환일 경우면 정신과 의사를 찾아 약물을 처방받아야 해요. 그러나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일지라도감정의 하수구는 늘 필요합니다.”

  그녀는 트라우마를례로들었다. 직장생활로 고통받던 한 래담자가 상담소를 방문했고, 그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트라우마’의 잔재를 발견했던 사례다. “래담자가 애초 고충을 겪었던건 ‘상사와의 관계’였는데 이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관계’의 근원이 ‘아버지와의 관계’에 있음을 발견했어요.”래담자는 동년을, 엄격한 아버지의 호된 매질로 기억했다. 원망과 두려움이 삶의 결로 자리한데다 아버지의 폭력적인 언행까지 되물림된것이다. 일명 정신적 외상이라 불리는 트라우마는 래담자의 삶을 야금야금 갉아먹었고 이는 또다른 불행을 파생해내고 있었다.

  “힘들고도 오랜 치료과정이였어요. 부모에게서 비롯된 트라우마일 경우, 문제는 복잡해집니다. 상담하다보면 낳아준 부모에 대한 미움을 참 많이 접하게 돼요. 놓을수 없는 연이라 더 모순되고, 그 사이에서 ‘자기혐오’가 싹트는겁니다.” 황상담사는 요즘의 젊은 세대에서 특히나 많이 체현되는 상태라 지적하면서 향후의 건강한 사회 및 가정생활을 위해서라도 트라우마는 반드시 극복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가에는 경유심생(境由心生)이란 말이 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좋고나쁜것은, 이를 보는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의미다.버림받은 마음은 또다른 무관심을, 미움받은 마음은 또다른 비난을, 학대받은 마음은 또다른 폭력을 야기해낸다.

  황상담사는 “의지와 상관없이 본능처럼 물들어버린 삶의 파편들을 도려내야 해요. 설사 타인에 의한 트라우마라 할지라도 거기에만 멈춰있어선 안됩니다. 우리는 좀 더 편하게, 행복하게 살수 있어요”라고 강조했다.

  마음이 “나 아파! 좀 돌봐줘…!”라는 신호를 보낼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마음을 어루만질 대안을 찾는다. 혼자서 술을 마시고, 쇼핑으로 물질적 충족감을 느끼고, 친구를 찾아 눈물을 터뜨리고, 훌쩍 려행을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친구 오양은 그중에서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 ‘전문가의 도움’을 선택했다. 주변에서는 심리상담소를 찾는다는것이 감기에 걸렸을 때 만큼이나 익숙한 풍경은 아니다. 허나 상담소를 방문하는것이 결코 부정적인 의미는 아님을 인지하는 사람들이 늘고있어 고무적이다.

  ‘치유’라는 단어가 류행이다. 하나씩 따져보면 우리 안에 녹아들어있는 독소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것이 어디서 왔고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없애줘야 하는지 알아보려 하지 않을 경우 가깝게는 매사에 상처받는 오늘이, 멀게는 긴장과 혼돈이 끝없이 되풀이되는 래일을 앓게 된다. 의사에게 신체 이상증세를 말하듯이 심리상담사에게 내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놓는 래일,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이 일상화되여 ‘상담소 방문’이 불편하지 않을 래일은 그다지 멀지 않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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