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준비하면서 서방국들이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최근 러시아는 자국과 벨라루스·칼리닌그라드 일대에서 다음 달 14~20일로 계획된 대규모 군사훈련을 준비 중이다.
'자파드(서쪽이라는 뜻의 러시아어) 17'로 명명된 이 군사훈련은 총 10만여명의 병력이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991년 이래 최대 규모인데, 물론 러시아는 대다수 서방 측 전문가와 달리 동원 병력 수를 극히 적게 잡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이번 훈련을 주시하고 있다. 서방과 러시아 사이 긴장은 최근 눈에 띄는 변곡점은 없었지만 점진적으로 고조됐다.
게다가 이번 훈련은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라트비아·리투아니아와 국경을 접하는 6곳에서 이뤄진다. 나토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이번 훈련은 러시아가 지난 10년 동안 박차를 가하며 서방국에 위협감을 안긴 군 현대화 작업의 결과를 시험할 기회이기도 하다.
나토는 과도한 대응은 자제한다는 입장이다. 한 나토 관계자는 "우리는 자파드17을 면밀히 감시할 것이지만 해당 훈련 기간 중 어떤 대규모 훈련도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긴장감은 감출 수 없는 모양이다. 이들은 미국 주도 아래 침착한 대비에 돌입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지난달 에스토니아를 방문해 자파드17과 관련한 논의를 가졌으며 이때 미군 미사일 방어체계(MD)인 패트리엇 미사일을 에스토니아에 배치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가디언은 또 나토가 훈련 기간 중 동유럽을 중심으로 미군 배치 병력을 늘리고 순환 배치도 당분간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주둔 미군 사령관인 벤 호지스 중장은 지난달 헝가리 기자회견에서 "훈련 규모 탓에 인근에 살고 있는 모두가 약간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서방 측 반발을 우려한 탓인지 이번 훈련의 위상을 낮추려 하고 있다. 앞서 이를 '매 4년마다 실시하는 정례적 훈련'이라고 일축한 러시아 정부는 이것이 지난달 통과된 미 의회의 대러제재법에 대한 맞대응이라는 세간의 의혹도 부인했다.
동원될 병력 숫자도 뚜렷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러시아의 알렉산더 그루슈코 주나토 대사는 이번 훈련에 동원될 병력 수가 1만3000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국제협정에 따르면 동원 병력 1만3000명 이하의 군사훈련은 외국 군대의 현장 참관을 거부할 수 있다.
이 수치는 군사 전문가들이 훈련에 참가할 것으로 예측한 10만 병력과 크게 차이난다. 하지만 가디언은 "러시아가 이론대로라면 훈련을 여러개로 쪼갠 뒤, 각 훈련 당 병력 수를 1만3000명으로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이런 방식을 통해 2013년 실시된 자파드에서도 7만여명의 병사와 지원인력을 동원한 것으로 서방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자파드는 냉전 시대에 소련이 실시하던 최대 규모 군사훈련이다. 대략 10만~15만명의 병력이 동원됐으며 소련 붕괴 이후 중단됐다가 1999년 부활, 이후 4년마다 실시되고 있다.
자파드17 훈련을 준비하는 러시아군 첫 부대는 이달 중순 벨라루스에 도착한다. 외신
출처: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