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미국의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두 사람의 공통점은 모두 권력에 대한 야망이 크다는 점. 또 다른 공통점은 넓은 얼굴형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독일 바이에른 주에 있는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학 심리학자들은 얼굴 폭이 넓은 여성일수록 권력욕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고,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이 26일 보도했다.
이 대학 연구진은 사춘기 때에 권력에 대한 욕구를 유발하는 뇌 호르몬의 활동이 급격히 증가하면, 신체 성장에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 연구했다. 그리고 뇌 호르몬이 얼굴 뼈의 측면을 발달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213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얼굴의 좌·우 광대뼈 사이의 길이와 윗입술과 눈썹 사이 길이를 재고 두 길이의 비율을 계산했다. ‘안면 너비 대(對) 높이의 비율(facial width-to-height ratio)’ 또는 ‘fWHR’ 라고 불리는 이 비율은 얼굴형과 성격의 연관성을 살피기 위해 많이 사용된다. 이 수치가 클수록 얼굴 폭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남성적인 성향을 띤다는 속설(俗說)이 있다. 반면 얼굴이 세로로 길고 너비가 좁은 갸름한 얼굴형의 사람은 여성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좌우 광대뼈 사이의 폭과 눈썹과 윗입술 사이의 폭을 비교하는 fWHR 측정 방식/인터넷 자료
연구팀은 이후 이 213명의 ‘권력에 대한 내재적 욕구(implicit need for power)’ 또는 ’엔파워(npower)’를 측정했다. 이 ‘욕구’는 마음 깊은 곳에 존재하는 잠재적 욕구를 뜻하는 심리적 현상이다. 이 욕구 측정치는 fWHR 수치가 큰 여성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 이 상관관계는 ‘여성’에게만 해당됐다.
얼굴 비율과 성향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이전에도 많았다. 그런데 많은 결론은 얼굴 폭이 넓은 남성일수록 지위·권력욕·공격성이 강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선 이런 예상을 깨고 남성에게선 이런 상관관계를 찾지 못한 것이다.
행동과학자 케빈 잰슨은 “fWHR은 남성에게만 유효한 이론이라고 알려졌는데, 이런 연구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fWHR 기준에 가장 들어맞는 여성으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철의 여인(Iron Lady)’이라 불렸던 전(前) 영국 총리 마거릿 대처를 꼽았다.
마거릿 대처
이 연구 결과는 이번 달 논문 공유 사이트인 리서치게이트(ResearchGat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