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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 독트린’ 내세운 文… 15분간 32번이나 ‘평화’ 강조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09.22일 09:15
文대통령, 기조연설 의미·배경

미·소 냉전 당시 레이건의 발언 언급

평화적 해법 만이 유일한 출구 역설

트럼프 “北 완전 파괴” 발언 응수도

中·러에 “북핵, 다자 대화 해법 필요”

“유엔정신 가장 필요한 곳은 한반도”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200자 원고지 46매 분량, 22분 동안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32번이나 ‘평화’를 언급하며 평화적 해법만이 한반도 위기의 유일한 출구임을 강조했다. 지난 7월 평화적·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베를린 구상’이 사실상 무위로 돌아간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관련국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 회의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우리나라 정상이 취임 첫해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는 것은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이후 처음이다.

한반도 평화에 관한 문 대통령의 평소 지론을 담은 이날 연설에서 새로 등장한 키워드는 ‘레이건 독트린’이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 필요성을 제기하며 ‘평화는 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다루는 능력을 의미한다’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말을 “모두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심장하다.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 불렀던 레이건 전 대통령은 보수·강경 색채가 두드러지지만, 실상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담판을 통해 결국 미·소 군축과 냉전 종식을 이끌어낸 인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1986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으로 시작한 두 정상 간 협상은 1987년 탄도탄 요격미사일(ABM) 금지조약과 중거리미사일 폐기(INF) 협정으로 이어졌고, 4년 뒤인 1991년 미·소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서명할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북핵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레이건의 이 말을 인용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가역적 핵 포기를 전제로 한 ‘비핵화 대화’와 우발적 군사충돌 방지·인도적 차원의 ‘시급한 대화’를 구분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 중인데, 한반도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안보협력 프로세스의 필요성을 국제사회에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촉즉발 위기를 막기 위한 대화라도 재개해 상황을 관리하다 보면, 언젠가 찾아올 비핵화 대화 때 긍정요소로 작용할 신뢰 자본을 쌓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레이건 어록 인용은 전날 유엔총회에서 ‘북한 완전 파괴’ 등 초강경 발언으로 대북 군사옵션 쪽에 무게를 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응수로도 보인다.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공화당이 배출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인 레이건의 발언을 인용해 ‘평화적 해결’을 강조한 셈이기 때문이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냉전의 전사’였고 소련에 대해 가장 강경한 정책을 밀어붙인 레이건조차 그런 말을 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설득력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며 “효과적인 인용이었다”고 평했다. 냉전이 한창이던 1982년 레이건 전 대통령이 모교인 유레카대 연설에서 언급한 이 말은 트럼프 대통령도 2014년 9월 트위터에서 인용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반박하기가 궁색한 셈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다자주의 해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헌장이 말하고 있는 안보공동체의 기본정신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도 구현돼야 한다”며 “동북아 안보의 기본 축과 다자주의가 지혜롭게 결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주변국,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핵 문제 해결의 ‘대헌장’ 격인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던 6자회담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다자주의 대화를 통해 세계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유엔 정신이 가장 절박하게 요청되는 곳이 바로 한반도”라고 호소했다. 한·미·일 대 북·중·러 간 대치전선이 굳혀진 현 상황의 타개책으로 유엔의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는 등 다자주의식 접근로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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