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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긴 90분을 보낸 이에게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7.09.25일 10:56

시간은 상대적입니다.



심판이 부는 마지막 휘슬을 기다리는 연변 팬들은 시간이 길다는 것을 체감했을 겁니다. 랴오닝 팬들은 반대였을 겁니다. 결혼식장에 앉아 핸드폰으로 문자중계를 보던 저도 그랬습니다. 골이 나오기 전과 후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최인이 코너킥을 얻어냈다는 문자를 봤을 때 골을 직감하긴 했습니다. 직감이 아니라 희망이라고 해도 맞을 겁니다.



여러분이 보인 희망이 현실이 됐습니다. 전반 초반을 제외하곤 연변이 경기를 주도했습니다. 문자 중계로도 경기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아무런 계산 없이 희망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봤을 때, 연변은 시즌 초반 바닥을 찍은 이후 서서히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박태하 감독과 선수들은 다시한 번 성장통을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연변에 와서 가장 처음 이름을 외운 선수는 김파입니다. 박 감독이 “김파야~~”를 외쳤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은 최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최인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을 때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런 최인이 골을 넣었습니다. 최인이 때린 공이 날렵한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 안으로 들어갔을 때, 연변에서 처음 느낀 뜨거움이 생각났습니다. 2015년 10월 24일 말입니다.



2017시즌이 시작된 이후로 패배에 익숙해져야만 했던 여러분은 더했을 겁니다. 연변이 가장 어려웠을 때를 떠올렸던 이들도 있었을 겁니다. 패배는 좋지 않은 기운을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음에도 없는 비난과 저주를 한 분들도 있지 않았을까요? 이기길 바라면서도 입으로는 패배를 이야기하는 모순이 생겼으리라 봅니다.



저는 2017년 겨울 전지훈련을 기억합니다 .박 감독과 연변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땀을 흘렸는지, 얼마나 좋은 조직을 보였는지 옆에서 봤습니다. 혹자는 스페인 전지훈련이 부진원인이라고 했지만, 준비 과정은 문제 없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올라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준비를 잘하고도 패할 수 있지만 말입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도 않았고 잔류가 결정된 것도 아닙니다만 한 가지는 확실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변이 지닌 실력과 의지를 폄하할 이유는 없어졌습니다. 아무것도 지니지 못하고 의지가 박약한 약팀은 금방 무너집니다. 연변은 그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일어섰습니다. 팬 여러분도 ‘우리가 그렇지’라고 말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연변이 그 긴 어둠을 뚫고 2015년 어떻게 일어났나요?



2016시즌 모두가 강등을 예상할 때 어떻게 9위를 차지했습니까?



마지막 경기가 끝나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하나만 기억하면 될 것 같습니다.



승점 3점과 아름다운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우리 어찌 가난하리오. 우리 어찌 주저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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